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사카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결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국일본학회 편집이사 및 편집위원, 한국일본문화학회 근대문학분과이사, 한국일본기독교문학회 총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포인트 일본 문학사』『일본 근현대문학과 연애』『일본문학 속의 기독교』(이상 공저), 『일본 근현대소설의 이해와 감상』등이 있다.
그 무시무시한 산거머리는 신이 다스리던 옛날 옛적부터 거기 모여서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기나긴 세월을 거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피를 빨면 비로소 그 벌레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거지. 그때 거기 있는 모든 거머리들이 지금까지 빨아들인 인간의 피를 남김없이 토해내면, 그로 인해 흙이 녹아서 산 전체가 온통 피와 진흙으로 범벅이 된 거대한 늪으로 변하겠지. --- p.39, 「고야산 스님」 중에서
아아, 그 여자에게 두꺼비가 달라붙은 것도, 원숭이가 껴안은 것도, 박쥐가 피를 빤 것도, 그리고 한밤중에 온갖 잡귀들이 들이닥친 것까지도 한꺼번에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어떤 깨달음이 절절히 가슴속을 파고들었네. --- 「고야산 스님」 중에서107쪽 쥘부채를 야무지게 쥐고 소매를 바로잡는 모습이 무척이나 몸에 익어 보였다. 어느새 소녀다운 느낌은 사라지고 옷깃에 기품이 묻어나는가 싶더니 눈동자를 한 곳에 고정시켰다. 유리문 너무로 달빛이 내려, 서리 내린 강물을 하얗게 비추었다. 자리잡고 앉은 다다미 위로도 촛대의 꽃이 휙 하고 흘러 떠내려간다. --- p.199「초롱불 노래」 중에서
이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여, 그대들은 히요리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도바 앞바다의 경치를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시마의 섬들 주위로 자욱이 안개 낀 잔잔한 바다, 그것은 흡사 안개 내린 연못에서 학이 춤추며 날아다니는 듯한 화창한 경치로만 보이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