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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형수

나는 사형수

: 지상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시간, 87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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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 책은 『내 목에 밧줄이 놓이기 전에』를 복간한 도서입니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566g | 153*224*30mm
ISBN13 9788996649397
ISBN10 899664939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박철웅
1979년 6월 20일 서울 종로구 골동품상‘ 금당’의 주인 부부와 운전기사를 납치, 살해한 사건의 주범. 이 사건은 사건 발생 100일만에 박철웅 형제와 내연녀가 체포되면서 해결됐다. 교도소 수감 이후 종교에 귀의, 독실한 신앙생활로 유가족에 대한 속죄의 시간을 보내던 그는 양순자 교화위원과의 첫 만남 후 한 달쯤 뒤부터 거의 1주 간격으로 양순자 교화위원에게 자신의 죄과를 참회하는 편지를 써 보내기 시작했다. 그가 방탕하며 잘못 살아온 지난날, 그리고 옥중 생활과 그 때의 심경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참회록 형식의 편지를 모아《 나는 사형수》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저자 : 양순자
서울구치소에서 박철웅과 2년 6개월 동안 매주 한 번씩 대화를 나누었던 양순자 교화위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박철웅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박철웅의 유언에 따라 이 책의 저작권은 양순자 교화위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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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그리고, 최후엔 여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나를 잡아 보려고 하였으나, 그 때 난 이미 브레이크가 고장 난 채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자동차였습니다. 무분별하고, 무절제하고, 기분대로 살던 내 생활은 차츰 그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p.23

접견을 마치고 방에 들어와서, 나는 울었다. 늙으신 부모님의 모습은, 이 세상의 어떤 매보다도 나를 아프게 하였다. 부모님의 늙으신 모습은 이 세상의 무엇보다도 나를 순화시켜 주었다. 처자식까지 버리고, 이 세상을 허우적거리다가 교도소 안에서 동생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늙으신 부모님을 교도소까지 오시게 한 것이 내 마음을 한없이 괴로움과 슬픔 속에 잠기게 하였다. --- p.159

이 모든 것은 또 다른 하나의 나의 목적에 뜻을 둔 운영이었다. 나는 그 사업으로써 돈을 벌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사업을 근거로 하여, 은행 돈을 최대한 수백 억을 빼먹을 계획을 나 혼자 속으로 진행하였던 것이다. 소위 기업 범죄를 꿈꾸고 있었다. 나는 나의 가장 가까이 있는 부하 직원도 감쪽같이 속이고 그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는 실로 천의 얼굴을 가진 자는 못 된다 해도 적어도 수십 개의 얼굴을 가지고 살았던 것이다. 아무도 나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내 부모도 형제들도 그리고 혜숙이도 어떤 이웃도 나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 p.209

이제 자금의 압박이 바짝바짝 숨통을 쥐어짜듯이 심각해지기 시작하니까 낮이나 밤이나 그놈의 돈 마련할 궁리를 하느라고 딴 곳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사치와 허세는 조금도 변치 않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이었다. 내적 충실이 없으니까 그걸 혹시 남이 눈치 챌까 봐 외적으로 위장하고 더 꾸미게 되는 것이었다. 내가 강구해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 보려고 시도해 보았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 p.241

싫다. 정말 싫었다. 5년이나 10년을 교도소에서 썩을 것을 생각하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나는 죽고 싶지 않았고 살고 싶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내가 교도소에도 가지 않게 되고 내가 살 수도 있는 길이 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그것이 확실시 되는 것일까? 죽은 자라야만 어떤 경우에도 말할 수 없다. 여기서 비로소 나는 살인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다, 죽여 버리는 것이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 하고 나는 스스로 자위하였다. --- p.286

내 손으로 죽였고, 내 손으로 만지고, 내 손으로 매장했던 내가, 이제는 그 장면을 상상해 떠올리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것이었다. 내 손으로 직접 죽이고, 만지고, 매장할 때 느끼던 그 무서움과 공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공포가 나를 꼼짝 못하게 묶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암매장 한 곳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말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되었고, 내 집 정원에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걸 생각만 하여도 진정 몸서리가 쳐졌다. --- p.334

내 손으로 죽였고, 내 손으로 만지고, 내 손으로 매장했던 내가, 이제는 그 장면을 상상해 떠올리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것이었다. 내 손으로 직접 죽이고, 만지고, 매장할 때 느끼던 그 무서움과 공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공포가 나를 꼼짝 못하게 묶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암매장 한 곳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말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되었고, 내 집 정원에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걸 생각만 하여도 진정 몸서리가 쳐졌다.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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