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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

노동시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

: 변산농부 윤구병과의 대화

이슈북-04이동
리뷰 총점9.3 리뷰 8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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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95g | 128*240*15mm
ISBN13 9788994963617
ISBN10 899496361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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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구병 ‘있다?없다’라는 말, ‘이다?아니다’라는 말이 참과 거짓을 가리고 좋음과 나쁨을 가리는 가장 기본이 되는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 말을 그렇게 아껴 쓰고, 자주 쓰고, 그거 없으면 생각도 못하고, 우리 느낌을 전달할 수도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다 막혀버렸어요. 이렇게 쉬운 말로 우리 뜻을 드러내는 길들이 여기저기 다 막혀버렸어요. 지금 인문학 책들, 500쪽, 700쪽, 1,000쪽 가까운 것들? 보세요. 우리가 옛날에 이야기, 그냥 ‘주고받는 말’이라고 했던 걸 꼭 ‘담론’이라고 해요. 이런 이상한 말이 들어온 지 이십 년도 안 됐어요. 그러면 이건 뭐냐 하면 배웠다는 사람이 모두 자기 특권을 지키기 위해서 정말 바른 말들, 쉬운 말들을 다 죽여왔고 지금도 죽이고 있다는 이야기거든요. ---「#1장 정치란 ‘다사롭게 다 살리는 일’」 중에서

윤구병 옛날에는 그래도 괜찮았어요. 그래도 서로 주고받고 나눠먹는 게 있었어요. 유기물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다 썩어버리니까, 1년 이상 보관 못 하니까 그랬죠. 요즘에는 보관기술이 좋아져서 4~5년도 보관된다 그러지만, 유기물은 묵혀두면 다 썩어버려요. 그러니까 나눌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지금은 재산이라는 것이 유가증권이라든지, 돈이라든지, 귀금속이라든지 몇 천 년을 두어도 썩지 않을 걸로 바뀌어버렸기 때문에, 평생 동안 쌓아놓을 수 있단 말이죠. 유가증권 앞자리에 있는 숫자에 동그라미를 마음먹은 대로 붙여서 금고에 쌓아놓을 수가 있단 말이죠. 축적 대상이 유기물이냐 무기물이냐에 따라 벌써 ‘국부’에 대한 정의가 달라져버려요. ---「#1장 정치란 ‘다사롭게 다 살리는 일’」 중에서

윤구병 지금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그러는데 그 만국의 노동자가 하고 있는 일을 가만히 살펴보면, 어떤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서 최루탄 공장에 다닐 수밖에 없고, 무기생산 공장에 다닐 수밖에 없고, 대량살상에 쓰이는 화학무기, 방사능무기, 생물학무기 이런 것을 만들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 꽉 찼단 말이죠. 그리고 식품에도 돈만 된다면 우리 몸에 해로운 첨가물까지 넣어 마구 생산을 늘린단 말이죠. 건강한 생산영역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사람을 죽이거나 건강을 해치는 생산영역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 이런 판국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제정신이라면 정말 건강한 생산영역이 어떤 것이냐? 그것을 키울 수 있는 길이 어디 있느냐? 그리고 이건 돈벌이가 되긴 하지만 불건강하고 인류 전체 평화를 해치고 건강을 해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걸 축소할 수 있는 길이 어디 있느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하거든요. ---「#1장 정치란 ‘다사롭게 다 살리는 일’」 중에서

손석춘 6시간 노동 시행 뒤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우려할 만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는지요?
윤구병 네, 보리 식구들의 가장 큰 걱정이 ‘임금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걱정 말라고, 임금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적어도 물가가 지난해 4퍼센트 이상 올랐으니 4퍼센트는 올리겠다, 살림이 어려우니까 더는 올려줄 수 없지만 생계비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는 보조를 해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경영진이 의논을 해서 어쨌든 물가인상 만큼 ‘4퍼센트 인상을 하자!’ 결정하고 임금인상을 했거든요. 그러면서 시간은 6시간으로 줄였는데 지금까지 걱정을 많이 했던 것과는 달리 6시간제가 빨리 정착되어서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난해처럼 그렇게 급속하게 매출이 떨어지진 않습니다. ---「#2장 하루 6시간 노동제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에서

손석춘 우리 사회에는 6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데 회의적이거나 심지어 결사반대할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윤구병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야근을 하고 특근을 하고 주말 근무까지 하면서 하루 12시간, 15시간 이상씩 일하고 있잖습니까? 생계나 자녀교육비 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장시간 노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아버지가 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하루 8시간, 주 5일이 정상인데, 그걸 넘어서 장시간 노동하는 걸 계속 방치하면 청년백수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도 노동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2장 하루 6시간 노동제 얼마든지 가능하다」 중에서

손석춘 선생님 이름이 ‘구병’인 이유가 아홉 번째 아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글을 보았는데요. 형님들 이름이 일병, 이병, 삼병… 그러셨다면서요?
윤구병 네, 우리 아버님이 좀 상상력이 없으셨어요.(웃음) 그래서 ‘병’ 자는 돌림자, 항렬이고 아들 이름에 출생 순으로 일련번호를 붙이셨어요. 일병, 이병, 삼병… 팔병, 구병 이런 식으로 붙이셨는데 우리 어머니가 아홉 낳으시느라 참 힘드셨죠. 저로 끝나서 다행이지 열 번째 아들이 태어났다면 이름을 어떻게 붙였을까, 걱정도 했지요.(웃음) ---「#3장 ‘정치 잘못’으로 형 여섯을 잃은 소년」 중에서

손석춘 박정희가 잘못한 일만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시대의 경제성장은 인정하시는 건가요?
윤구병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요. 박정희 때문에 경제성장이 됐는지 혹은 박정희가 없었으면 경제성장이 더 잘됐을지, 그건 아무도 몰라요. 그리고 차관경제가 우리한테 꼭 필요했는지, 그게 좋은 것인지 여부도 그렇고요. 게다가 당시에 좌익은 이 남녘 땅에서 큰 피해를 당했지요. 제 형들만 봐도 좌익이 뭔지 우익이 뭔지 알 바가 없었다고 보거든요.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에 대해서 개념이 전연 없었으니까. 그런 사람들이 많이 희생당했어요. 그런데 박정희가 또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가지고 희생시키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 박정희가 못마땅했던 거죠. 제가 그렇게 형을 여섯이나 잃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저는 그후로 학교 다니면서 정치와 경제에는 아주 까막눈이었어요. ---「#3장 ‘정치 잘못’으로 형 여섯을 잃은 소년」 중에서

손석춘 철학을 전공으로 선택하셨는데요. 대학생 시절에 철학 공부, 재미있으셨어요?
윤구병 제가 워낙 바람 같은 사람이고, 수건 하나 목에 두르고 칫솔 하나만 꽂으면 마음 내키는 대로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어요. 가출하는 버릇은 대학교 때도 못 버렸으니까. 제가 대학을 졸업하리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철학과에 간 것도 박영준이라고, 그때 연대 교수하면서 소설을 쓴 분이 있어요. 어느 날 문득 우연히 봤더니 소설 주인공이 철학과 학생이더군요. 그런데 주인공이 만날 술이나 먹고 강의실도 안 들어가고 그렇게 자유롭게 놀더라고요. ‘여기가 딱이다!’ 생각해서 철학과를 가겠다고 했거든요. 제가 철학서적 하나도 읽어본 적이 없었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4장 유신 선포될 때 머리를 박박 밀었다」 중에서

윤구병 [뿌리깊은 나무] 창간할 때 초대 편집장을 맡았죠. 1976년에 창간된 걸로 제가 기억합니다. 한 2년 지나보니까 완전히 제 머리가 고갈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창기 사장을 찾아가서 그랬죠. “더이상 내 머리에서 나올 게 없습니다” 그랬죠. 그리고 그전에도 한 번 난리를 쳤어요. 제가 [뿌리깊은 나무]를 창간하고 한 1년 됐나요? 전남 송광사로 들어갔어요. 당시 애 엄마가 첫째를 낳고 둘째를 배 속에 가지고 있었을 때인데 입산을 기도했어요. 그때 구산스님이 송광사에 계셨고 법정스님이 불일암에 계셨을 때인데, 나중에 들으니까 법정스님이 제가 거기 행자생활을 하러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는 저를 상좌로 삼아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그러셔요. 원래 상좌를 둘 생각을 전혀 안 했던 분인데, 내가 절집에 머리 깎고 있으면 그럴 생각이 있으셨나 봐요. 거기 가서 잘 있었는데 그만 편지를 쓴 게 문제가 됐어요. 그곳에 송광사우체국이 있는데, 그 우표에 송광사 소인이 찍힌다는 걸 전혀 몰랐어요. 집에다가 어쨌든 ‘미안하다, 친정에 가서 애 키우고 그동안 전세금이라도 뽑아서 그걸로 잘 살아라’ 하고 써 보냈는데 거기에 송광사 소인이 찍힌 거예요. 한창기 사장님이 전화로 확인을 한 뒤 떼거지로 몰려왔어요. 애 엄마, 애까지 데리고 와서 딱 포위를 하더니 “차에 무조건 타!” 해서 행자생활을 하다가 서울로 왔지요. ---「#4장 유신 선포될 때 머리를 박박 밀었다」 중에서

윤구병 이명현 선생 같은 분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분이잖아요? 나중에 교육부장관도 했죠. 그때 만나니까 “이제 정치 민주화가 될 수 있다. 박정희가 죽었으니까”라고 하더군요. 이명현 선생은 김영삼한테 붙었고, 그래서 나중에 교육부장관까지 하죠. 그리고 이이화 선생은 DJ한테 기울었죠. 제가 두 사람을 각각 따로 만날 기회가 있어서 이야기했어요. ‘웃기지 마라. 민주화 봄 온다고? 안 온다. 박정희 집권만 해도 18년이고, 그 전에 이승만 집권까지 하면 실제로는 수구기득권 세력들의 뿌리가 단단히 내려 있다. 박정희는 그 나무에서 피어난 상징적인 꽃 하나다. 지금 내가 보기에는 민주화되지 않는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 그렇다.’ 그렇게 말했다가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몰라요. ---「#4장 유신 선포될 때 머리를 박박 밀었다」 중에서

윤구병 저는 표절 논의가 나올 때마다 속으로 조금 콧방귀를 뀌는 버릇이 있습니다. 학문계의 풍습이 어떠냐면, 많은 사람이 읽은 논문이나 책을 그것도 몇 편만 가지고 여기저기서 베껴 쓰면 그건 표절이에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별로 안 읽는 논문이나 책을 수십 권씩 읽어가지고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건 표절이 아니거든요. 그러잖아요? 학문적인 성과지 표절이 아니게 된다고. 그런데 그때 박사학위 논문을 쓰려면 격식이란 게 있어야 했어요. 책에서 어떤 것을 인용했다는 걸 깨알처럼 주석으로 붙이고 뒤에도 수십 권을 나열해야 좋은 학위논문이라고 여겼던 때거든요. ---「#4장 유신 선포될 때 머리를 박박 밀었다」 중에서

손석춘 장준하 선생이 김재규와도 만나고 다니셨어요?
윤구병 그렇게 들었어요. 돌아가시기 전에 장준하 선생이 김재규하고도 만나고 그렇게 해서 청년장교들하고 이래저래 끈을 대려고 애썼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만일에 박정희가 시켜서 장준하를 죽였어도 박정희도 보통 사람이 아닌데, 아무리 자기한테 개인적으로 ‘만주군 출신’이라고 욕했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모욕감만으로 죽였다고 보지는 않거든요. 장준하가 하는 짓이 위험하니까 죽였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저쪽에서 그만큼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쪽에서도 거기에 대항할 만한 힘이 있어야 하는데, 1980년에 제가 보기엔 우리에게 그런 힘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고요. 어차피 마지막에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는데, 모든 폭력적인 국가기구라든지 이런 것들은 전부 그 사람들 손에 있었거든요.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5장 한국 민주주의, 지나친 낙관은 위험하다」 중에서

윤구병 저는 사실은 비판적인 지지파였거든요. 후보 단일파가 아니라 비판적인 지지파였어요. … 김영삼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좋은 인상은 아니었어요. … 아마 그때 YS의 행적에 대해서 들은 게 하나의 원인이 됐을지 몰라요. … 아는 선생께 들었는데 도쿄에 갔을 때 일류 호텔 앞에서 우연히 길 건너에 있는 YS를 봤대요. 그런데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발을 통통 구르며 까불고 있는데 굉장히 경박해 보이더래요. 그러니까 당시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판단할 뭔가가 없으니까 우선 비판적인 지지를 했거든요. ---「#5장 한국 민주주의, 지나친 낙관은 위험하다」 중에서

윤구병 DJ에 관해서 부정적인 평가가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전쟁 무기를 생산하는 데 서로 경쟁해서 건강한 생산영역에 들어갈 많은 재원들을 거기에 퍼부었잖습니까. 나는 북녘이 핵무기를 생산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무기는 요즘 같으면 3~5년도 안 돼서 낡아서 모두 고철로 바뀌어버리는데, 북은 그것을 견디기 힘들었을 거거든요. … 일종의 자위수단으로 그걸 만들었으리라고 보거든요. 이미 미국만 해도 수천수만 기, 소형 핵무기까지 하면 아마 수십만이 될지 모릅니다. 그렇게 핵무기를 쌓아놨는데 거기에 맞장 뜨겠다고 핵무기를 개발했다고는 안 보거든요. 못 살겠으니까, 재래식 무기 아무리 만들어봐야 못 당하니까, 이거 하나 개발해서 겁주자는 위협용으로 생각한 거죠. ---「#5장 한국 민주주의, 지나친 낙관은 위험하다」 중에서

윤구병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빠졌던 함정하고 비슷한 함정에 김대중 대통령도 빠졌다고 보는데요. … 당시에 우리나라가 세계화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신화가 굉장히 컸잖아요. 박정희 때부터 계속해서 세력을 키워왔죠. 그러니까 민족경제, 자급경제가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진출해야 우리나라가 살길이 열린다는 생각에서, 경제학자들 가운데 세계 지향적인 사람들을 주변에 너무 많이 두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급경제, 내수산업 쪽으로 경제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밀렸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대중 시절도 그랬고, 노무현 때는 아예 드러내놓고 삼성맨들이 다 둘러싸버렸죠. ---「#6장 삼류 제국주의로 변해가는 대한민국」 중에서

손석춘 젊은이들이 거기 가서 다시 농사짓고 식량자급률을 높여가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윤구병 해야 할 수밖에 없어요. 그거 피할 수 없어요. 왜 그러냐면 내가 아직도 시골에서 농사지으면 젊은 사람 취급을 받아요. 다 70~80세 노인들이 밭머리에 엎드려 있는데 그분들 노동력 다 상실해버리는 데 10년도 안 걸립니다. 그러면 지금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젊은 사람들을 농촌으로 보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하거든요. 시간이 없어요. 그런데 물어보십시오. 누가 그런 준비를 하고 있는지? 없어요. 머리 굴리는 짓만 잘하면 먹고살 수 있다며, 제도교육이 전부 머리 굴리는 쪽으로만 가르치잖아요. ---「#6장 삼류 제국주의로 변해가는 대한민국」 중에서

윤구병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세계 식량시장을 다 움켜쥐고 있는 여러 다국적기업체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북녘에서 세계시장으로부터 식량을 들여올 길이 없어서 결국은 산에 나무를 다 베어내고 거기에 강냉이 심고 뭐하고 해가지고 인재를 부르잖아요. 비 오면 어쩔 수 없게 된 겁니다. 남북이 통일됐으면 저런 일이 없었어요. 그야말로 남녘에서 놀고 있는 논에만 곡식을 심어도 식량자급률은 올라가요. 그런데 전부 입맛을 버려놨어요. 도시 사람들은 보리밥 안 먹으려 하고 다른 잡곡밥 안 먹으려 그래요. 부드러운 미국 밀, 옥수수 갖다가 그걸로 가공하는 온갖 것들 먹고살도록 입맛을 전부 버려놨는데, 이 버려놓은 입맛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식량자원을 외국에서 계속 들여올 수 있느냐는 거예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래서 자급경제를 빨리 이뤄내야 하는데 국민이, 이 4800만 명이 먹고살려면 하루빨리 묵은 밭이 되어버린 땅 한뼘 한뼘을 다시 되살려내야죠. 그리고 논에다 보리 심고, 조그만 땅이라도 뭔가 심어야 해요. 우리나라는 기계농이 안 돼요. 집약농을 해야 돼요. 소농 중심으로 해서. 그런데 그것에 대한 정책을 세우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세계 식량 사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경제학자들 가운데도 없을 겁니다. ---「#6장 삼류 제국주의로 변해가는 대한민국」 중에서

윤구병 중국의 경제 규모를 생각하면 8~9퍼센트 경제성장을 지속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거든요. 실제로 그렇게 키워간 데에는 하방당해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경제성장의 동력을 끌어내는 측면이 있어요. 어려움을 직접 경험했으니까요. 현장을 잘 알고 있으니까 어떻게 하면 이걸 제대로 조직해서 힘을 끌어낼 수 있는지, 그 길을 알고 있는 겁니다. 아주 급속도로 본원적인 자본축적을 해가고 있잖습니까? … 늘 내부 갈등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중국이 지금은 저렇게 잘 유지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공산당 간부 가운데, 생산현장에서 직접 겪어봤던 사람들, 정말 땀 흘리고 일했던 사람들이 두텁게 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마오쩌뚱이라면 우리나라 고등학교까지 다 문 닫았을 겁니다. 아무튼 지금 대한민국 대학에서 배우는 것이 제가 보기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요. 다 문 닫아야 한다고 봐요. ---「#7장 죽이는 도시, 살리는 교육」 중에서

손석춘 우리 시대 젊은이들은 그러면 어디에서 배워야 할까요?
윤구병 자연에서 배워야죠. 우리나라는 얼마나 복 받은 땅입니까? 삼면이 바다이고 얼마나 아름다운 해안이 많아요? 갯벌도 있고 모래사장도 있고 거기에다가 한두 달 “너희들 여기서 맘대로 놀아!” 하면 심심해서라도 이놈의 게는 어떻게 사는지, 조개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사는지 구경할 거란 말이죠. 거기서 훌륭한 해양학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삼면의 바다를 전부 기름진 생명체들의 밭으로 가꿀 사람이 나온다고 봐요. 생명자원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부자예요. 물질자원은 빈약하지만 삼면이 바다고 70퍼센트가 산지잖아요. 현재는 산림정책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서 임간도로도 제대로 나 있지 않지만요. 두 달만 산속에다 애들 풀어놓으면 저절로 산의 생태에 대해서 알게 되고, 어떤 나무에 어떤 쓸모가 있고, 거기에서 자라는 어떤 풀이 약초이고 어떤 쓸모가 있고, 이런 것들에 관심 갖는 사람이 나올 거라고요.
손석춘 유기농산물이 비싼 이유는 그 값에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서라는 말씀이지요?
윤구병 젊은 사람들을 도시에서 싹 쓸어가버렸으니까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겁니다. 학생들을 시골로 풀어놔서 일손 도우러 가게 하면 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 걸린 그 불량한 쇠고기 들여오지 않아도 돼요. 지금은 제초제와 농약을 논둑이고 밭둑이고 풀밭이고 다 뿌려버리니까 소를 밖에다 놓아서 기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렇게 소를 풀어놓고 기르게 되면, 그리고 일손 도우는 젊은 사람들만 있으면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게 가장 싸요. 비쌀 이유가 없어요. ---「#7장 죽이는 도시, 살리는 교육」 중에서

윤구병 다만 균형이 깨져버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옛날에는 아홉 사람, 열 사람이 땀 흘려 일해서 한 사람을 먹여 살려야 했는데, 지금은 한 사람이 땀 흘려서 열 사람, 스무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는 겁니다. 이러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 후손들에게 살길을 열어주려면 머리 쓰는 시간을 하루에 세 시간 이하로 줄여야 합니다. 우리가 바로 정치의 주체이자 경제의 주체이자 문화의 주체이자 예술의 주체입니다. 자는 시간, 몸 놀리는 시간, 머리 쓰는 시간 그런 시간들로 하루 24시간이 되잖아요? 9분의 1, 10분의 1의 시간 동안만 머리 쓰는 데 돌려야 합니다. 하루 두 시간, 세 시간만 머리 쓰게 하고 나머지는 몸 놀리고 손발 놀리는 시간으로 돌려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7장 죽이는 도시, 살리는 교육」 중에서

윤구병 지금 30층 이상 되는 아파트들도 많죠? 물질에너지 체계에 교란이 생겨서 전기가 끊어지면 맨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이 물 공급이 중단되는 것입니다. 물이 끊기면 사흘을 버틸 수가 없어요. 물질에너지는 그 자체로서 굉장히 불안정한 에너지인 데다가, 분자 자체가 가지는 운동에너지인 확산에너지는 어떤 식으로든 태우거나 폭발시켜야 운동에너지로 전환됩니다. 그 에너지의 20퍼센트만 우리가 써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80퍼센트는 낭비되고, 그것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수질을 오염시키고 토양을 오염시키는 쪽으로 갑니다. 물질에너지를 쓰는 걸로 삶의 양식을 유지해가면 이건 ‘우리 때 다 쓰고 죽자! 후손들한테는 아무것도 남겨주지 말자!’는 결론밖에 안 나오거든요. ---「#8장 사랑의 진보와 진보적 사랑」 중에서

손석춘 앞으로 꿈은 어떤 게 있으세요?
윤구병 꿈은 앞으로 없고요. 사실 일은 제가 살아 있으니까 하는 겁니다. 살아 있으니까 일하는 거지, 무슨 일이 있고 내가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오늘도 살아 있구나! 제가 하루살이라 그러지 않았습니까? 저는 늘 바람, 비를 포함한 물, 내가 디디고 있는 땅, 그리고 날마다 뜨고 지는 해, 이분들한테 계속 인사를 해요. 절을 아주 잘합니다. ‘아, 오늘도 숨이 붙어 있네요. 고맙습니다.’ 늘 그렇습니다. 콧구멍으로 5분만 바람 안 들어오면 죽은 목숨이잖아요. 목으로 드나드는 들숨, 날숨이 목숨이잖아요. 그러니까 내 목숨을 이어가는데 내게 가까운 분으로는, 크게 보면 우주도 있고 뭐도 있고 하느님도 있고 다 있을지 모르지만, 나한테 가장 고마운 분은 일차로 바람입니다. 그리고 평생 바람을 몰고 다니고 바람둥이로 살리라 생각해요.(웃음)
---「#8장 사랑의 진보와 진보적 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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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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