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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수업으로 성장한다

교사는 수업으로 성장한다

: 연간 2천명의 교사들이 방문하는 학교의 수업 혁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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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85g | 153*225*20mm
ISBN13 9788997206087
ISBN10 899720608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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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박현숙
현재 장곡중학교 수석 교사이며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서 국어를 배우고 있다. 어릴 때 꿈이 국어 교사였고, 1990년에 꿈을 이루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이며 혁신학교 이전에는 놀이에 미쳐 학교와 수업에서 학생들과 놀이를 하였다. 놀이가 학교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놀이에 미쳐 있었는데, 2009년 김상곤 교육감의 혁신학교를 만나면서, 놀이가 혁신학교를 만날 때 20년을 해도 안 되던 학교 변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깨닫게 되었다. 장곡중학교는 배움이 일어나는 공동체로써 정착되어 가고 있으며, 구성원들이 서로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어 학교 안에서 행복하다. 노래는 못하지만 춤은 잘 춘다. 누구라도 춤 공연을 부탁하면 어디든 달려가 꽤 수준 있는 공연을 펼칠 수 있다. 공저한 책으로 『놀이로 하는 학급 운영』,『교실 속 갈등상황 100문 101답』,『빛깔이 있는 학급 문집 만들기』,『빛깔이 있는 학급 운영』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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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학교가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기능만 가지고 있다면 학교는 없어져도 상관이 없다. 상급 학교에 진학하지 않거나 검정고시를 보는 사람에게 학교는 전혀 필요 없는 곳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학교는 필요 없는 곳인가? 이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정말 필요하지 않은 것이었다면 학교는 이미 없어졌을 것이었다. 학교가 사라지지 않고 지금껏 존재하는 것은 학교가 단순히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 교육만을 하는 곳이 아닌, 한 사람의 시민을 그 사회에 맞게 길러 내는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처럼 입시 교육에만 연연한다면 학교는 없어질지도 모른다. 입시 교육이라는 면으로 보면, 학부모들은 이미 학교를 신뢰하지 않는다. 학교가 앞으로 건재하려면 학교는 학교의 본질인 공교육에 충실해야 한다. 미래를 살아나갈 건전한 시민을 키워내는 것, 학교 안의 이벤트가 아닌 수업 속에서 그런 학생들을 길러 내는 것, 그것이 학교를 공교육 기관으로 건재하게 할 것이다. --pp. 27-28

장곡중학교에서 2009년 본격적으로 수업 혁신을 시작하기 전과 이후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분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2009년 2학년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1학년 때 배운 내용을 확인하려고 했다.
“내용 구조도 1학년 때 배웠지?”하고 물어보면,
모든 학생들이 입을 모아 대답을 한다.
“아니요.”
절대 그럴 리가 없다.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있는 것이기에 어떤 교사도 그것을 가르치지 않고 중간고사를 치렀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배우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암기했던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배움'이 있는 수업은 그렇지 않다.
2012년 5월에 논술문에 대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이 수업에서 ‘전형적인 논술문의 형식'을 다루는 중이었다. 이때 한 학생이 나에게 물었다.
“‘전형적'의 뜻이 뭐예요?”
“사전에서 한 번 찾아볼래?”
이렇게 내가 대답하자 여러 명이 뒤에 있는 학급 문고로 뛰어가서 사전을 가져와서 뜻을 찾았다. 그런데 애초에 질문을 했던 학생은 사전에 나온 ‘일반적이고 본질적인 특성'이란 구절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전이 더 어려워요.”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함께 사전을 찾아본 학생이
“그러니까 공통된 것을 말하는 거야. 너랑 나랑 학생 맞지? 그런데 평범하잖아. 그러니까 ‘너와 나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학생이다.'라고 해도 돼. 선생님, 맞지요?”
이렇게 설명을 했다. 그 설명을 들은 교실 안의 학생들은 모두 ‘전형적'이란 용어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후 아이들은 종종 ‘전형적'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선생님, 이번 논술 시험은 중학교 2학년 정도면, 서론·본론·결론 이렇게 해서 5개 단락으로 ‘전형적'인 논술문 형식으로 써도 괜찮은 글인 거죠?”
“선생님, 책에 나온 이 글은 ‘전형적'이 아니라서 구조 파악이 힘들어요.”
수업에서 배운 용어를 이렇게 잘 이해해서 수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 현실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주입식 수업에서는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pp. 34-35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활동하는 존재인데, 조용히 앉아서 교사가 하는 질문에만 대답하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받게 되는 억압은 생각보다 더 크고 그것은 학업 스트레스의 요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쌓인 아이들은 활동 위주의 수업에서 억압된 욕구가 분출하게 되고, 교사에게는 수업이 난장판이 되는 것으로 비춰진다. 열심히 준비한 교사와 그 수업 시간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학생들 사이의 현실적인 갈등이 결과적으로 활동 중심, 배움 중심 수업을 지속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 (중략) …
이렇게 두 교사가 서로 다른 수업 방식을 적용한 결과를 평가하는 시험 문제를 출제하게 될 때 두 교사는 충돌을 겪게 된다. 교과서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안 가르친 것을 내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만을 갖게 되고, 활동 중심으로 교과서를 재구성해서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이렇게 지엽적이고 학습 목표하고는 상관없는 것을 내면 어떻게 하느냐?'하는 불만을 갖게 된다. --pp. 44-45

그러나 이 참관록도 2010년 처음 ‘배움의 공동체'로 수업을 공개하고 연구회를 할 때만 사용되었고, 2011년부터 장곡중학교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그 이유는 ‘수업의 전문가인 교사가 동료 교사의 수업을 보면서 규격화된 참관록을 볼 필요가 있는가?', 또한 ‘참관록에 있는 사항만을 볼 필요가 있는가?'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그 자신이 수업의 전문가이자, 다른 수업을 통해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는 교사는 참관록에 제시되지 않은 다른 많은 부분도 관찰할 수 있다. 참관록에 표시된 항목 이외에 관계, 협력, 교사의 수업 설계와 진행 등에서 무궁무진한 부분들을 관찰하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참관록 없이 수업을 관찰하고 연구 회의를 진행하면서 수업에 대한 더욱 풍부한 주제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을 연구해나갈 수 있었다. --pp. 54-56

혁신학교를 시작하며 수업부터 바꾸자고 했던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 좌절했다. 배움에서 멀어진 아이들을 수업으로 끌어오는 것도 어려운 문제였지만 지금껏 해오던 수업 방식을 바꾸는 것은 더 어렵고 두려운 문제였다. 수업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 문제를 혼자 개인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뛰어넘는 것이 필요했다. 일상적인 수업 공개와 수업 연구를 통해 교사들의 역량을 향상시킨다는 과제도 교사들이 동일한 영역에서 서로 함께 노력하는 동료라는 생각 없이는 달성할 수 없다. --pp. 88-89

5분 정도 지나면 모둠을 풀고, 교과서를 펴서 모둠 활동에서 생각해 낸 용어 정의를 비교하게 한다. 이때 자신이 모둠에서 이끌어낸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수정하라고 한다. 이 활동이 끝나면 회의 용어에 대해 학생들에게 질문하는데, 전체에게 물어보지 말고, 개인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개인의 대답을 들을 때 교과서에서 정의한 말이 아닌 자신이 생각한 말로 답변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학생에게 정족수란 용어를 물었을 때,
“회의에 필요한 최소 구성원의 출석수”
라고 답변한다면, 그대로 두지 말고 “네가 생각했던 말로 설명
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쭈뼛거리면서
“회의를 시작할 수 있는 애들 숫자를 말해요. 그만큼의 애들이 자리에 없으면 회의를 시작할 수 없어요.”
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말하면 교실 안에 있는 학생들이 모두 정족수를 이해하게 된다. 교과서의 용어가 아닌 자신이 이해한 말로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 개념 이해 수업에서 중요하다. ---p.136

교사는 수업을 시작할 때 본인이 향수를 엎지른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내가 얼마 전에 실수로 향수병을 엎지른 적이 있었는데”라고 이야기를 시작하자, 학생들은
“아! 냄새가 방 안에 가득 찼겠다.”
“우리 엄마도 그런 적 있었는데 며칠 지나도 냄새가 방안에 계속 났어.”
“향수는 엎지르면 금방 말라.”
라고 반응하면서 수업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교사가 향수를 엎지른 경험은 교과적인 설명을 하기 않아도 바로 학생들이 교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pp. 143-144

다항식과 단항식의 분배법칙을 이용해 곱셈과 나눗셈을 연습한 후 점프과제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학생들이 그림을 분석해서 식을 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혼자 하기에는 벅찬 활동이다. 그러나 조금만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식을 세울 수 있다. 이것이 1) 식 세우기 활동이다. 식 세우기까지 해결하고 2)번 문제에서 가로 길이를 X로 놓으면 오늘 수업 목표였던 다항식과 단항식을 이용한 분배법칙 문제가 된다.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치환의 개념을 접하게 된다. 그런데 3)을 하면서 X를 다시 원래 식으로 돌려도 다항식과 단항식의 분배법칙이 된다. 이것 또한 오늘 배운 수업 목표를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는 다음 차시에 배울 다항식과 다항식의 분배법칙을 해결한 것이 된다. 본 차시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음 시간과 연결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점프 문제는 교사의 수업에 대한 고민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 점프 문제를 통해 전시, 본차시, 다음 차시까지 연결하면서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pp. 159-160

그런데 이 활동 과제가 제시되었을 때 학생들의 반응은 달랐다. 교사는 일단 교과서를 보게 되면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설명된 표현을 그대로 베껴 쓸까 봐 교과서를 못 보게 하고 그냥 활동지를 주고 생각해 보게 하였다. 학생들은 교사가 교과서를 펴지 말고 모둠 친구들과 함께 생각해서 용어의 의미를 찾아내라고 했다. 그러자 놀랍게도 학생들은 문제 차례대로 해결하지 않고 자신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해결하기 시작했다. 교사가 가르칠 때에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다.
학생들은 나에게 가장 먼저 물었던 말이
“선생님, 이 ‘재적'이 그 ‘재적'이에요?”였다.
‘이 재적이 그 재적?'
교사라면 이 질문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 것이다. 회의 용어 중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 ‘재적'이었다. ‘재적'이란 용어는, 시험 시간 교실 칠판에 적힌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자주 접하던 단어였다.
재적: 40, 응시: 39, 결시: 1, 결번: 23번(병결).
… (중략) …
“응, ‘이 재적’이 ‘그 재적’이야.”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학생들에게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이 세상에는 학급 회의만 존재할까? 조기축구에서도 회의를 하고, 반상회도 하는데 회의 용어에서 재적이 학급의 총 인원만 말할까”
그랬더니 학생들은 놀라운 대답을 했다.
“그래도 마찬가지예요. 어쨌든 명부에 있는 총인원을 말하는 거니까요.”
그러면서 학생들은 활동지 ‘재적’에 ‘전체 인원’이라고 적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서 ‘재적’을 해결한 학생들은 ‘정족수’를 ‘참여를 해야 회의가 열리는 아이들 수’라고 정의를 내리고 나머지 용어들도 자신들의 경험에서 끌어내서 이해하고 있었다. --pp. 172-173

학생들은 ‘외모지상주의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한 편의 논술을 읽고, 먼저 단락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모둠에서 단락이 4개인지, 5개인지, 6개인지 서로 생각한 단락의 구분을 이야기하며, 단락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던 학생들은 눈으로 단락의 구분을 보면서 단락이 어떤 것인지 알아갔고, 단락의 개념을 알고 있던 학생들은 모둠 안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단락이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다시 확인해갔다. 그리고 학생들은 단락에서 중심 문장이라고 생각한 문장에 밑줄을 그으면서 자신이 밑줄을 그은 문장과 친구들이 그은 중심 문장이라고 생각해서 밑줄을 그은 문장을 비교했다. 중심 문장으로 선택한 문장이 서로 다르면, ‘누구의 것이 맞을까’ 생각하면서 단락에서 중심 문장을 찾는 법을 서로 이야기하며 그것을 알아갔다. --pp. 174-175

학생들은 단순히 어떤 한 낱말의 품사만 적을 수 없다. 그 낱말의 품사에 대해 그렇게 판단한 이유를 함께 적어야 한다. 낱말을 분석하고 그 품사를 분류하는, 매우 논리적이고 개념적인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과제를 완수하는 것 자체가 품사만 적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제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모둠에서 함께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활동지에 제시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모둠에서 다른 친구들의 생각을 서로 진지하게 경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서로 대화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학생들은 서로의 생각을 비교하고 그러한 비교에서 발견한 차이가 어떤 근거에서 비롯된 것인가를 찾아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이 잘못 생각한 부분을 깨닫고 그것을 바로잡게 된다. --- p.181

처음 입학 했을 때 이 학생을 보며 나를 비롯한 많은 교사들이 과잉행동장애가 있
나 의심을 했었다. 수업 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끊임없이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교사들이 지적을 하면 왜 자기만 미워하냐고 대응했었다. 지금도 이 학생은 수업 시간에 교재를 읽으며―맙소사! 지금 생각해 보니 이 학생이 중학교 1학년 2학기를 넘어가면서 교실을 돌아다니지 않고 교재를 읽고 있었다.― 끊임없는 질문을 한다.
“‘조국’이 뭐야”
“‘순국’이 뭐야”
“‘담대’가 뭐야”
그럴 때마다 옆에 있는 친구들은 대답을 해준다.
“우리나라”,
“나라를 위해 죽는 것”,
“거꾸로 말해 봐. 대담!”
그러면 이 학생은 “아! 그렇구나.” 하면서 교재를 이해해 나간다. 그렇지만 이 학생도 시험 전에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선생님, 시험을 보다가 모르는 말이 나오면 그냥 쭉 읽으면서 이해하면 되죠.”
이 질문의 의미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얽매이지 않고 맥락에 따라 이해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학생은 우리의 수업 속에서 모든 글의 해석 방법을 익혀온 것이다. --pp. 209-210

어쩌다 교사들이 번호로 지적할 때 연우가 되면 10분이고 15분이고 입을 다물고 웃기만 했다. 옆에 앉았던 모둠 친구들이 답을 말해주면서 발표를 하라고 해도 절대 입을 열지 않고 빙그레 웃기만 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자 연우를 지적하면, 같은 반 학생들은 “걔는 말하지 않는 애니까 다른 애를 시키세요.”했다. 심지어 장난꾸러기 남학생들은 “연우는 말 못해요.”라고 놀리기까지 했다. 이런 연우가 안타까워 옆에 앉아서 아무리 답을 말해주며 쓰게 해도 연우는 고집스럽게 앉아만 있던 아이였다. 시 쓰기 수업 시간에 연우가 썼던 시가 생각난다. 화단을 둘러본 후 시를 썼는데, 다른 친구들은 구체적인 대상을 잡아서 시를 쓰고 있었다. 민들레를 소재로 홀씨의 자유로움을 노래하던 아이, 아기나리꽃을 소재로 하늘에서 내려와 풀 사이에 숨은 별이 아기나리라던 아이, 며느리밥풀꽃의 슬픈 전설을 며느
리의 포용으로 다시 재해석하던 아이들 틈에 연우는 ‘꽃’이라는 제목으로 ‘나도 꽃처럼 예쁘다.’라고 시를 썼다. 그때가 처음 연우가 교사의 지시에 따라 적당한 활동을 처음 했던 때라고 기억한다. 삐뚤빼뚤하고 들쭉날쭉하고 글씨가 너무 크고 이상해서 처음엔 못 알아봤지만 옆에 앉은 학생과 둘이 머리를 맞대고 읽어낸 시가 ‘나도 꽃처럼 예쁘다.’였고 정말 감동적인 시였다. 그 시에 감동해서 전체 학생들과 함께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도 꽃처럼 예쁘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2학년이 된 후 우리는 연우를 잊고 있었다. 그 연우가 영어 수업 시간에 앉아 있었다. 한글도 잘 쓰지 못하고 잘 읽지 못하는 연우가 영어 시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도 교사들의 관심사였다. 1학년 때 알던 연우라면 가만히
앉아만 있을 것이었다. 교사가 옆에 가서 친구 활동지라도 베끼라고 하면 빙그레 웃기만 할 연우였다. 그런데 연우가 수업이 시작되고, 활동이 시작되자 친구들의 활동지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앞의 친구는 도와주려다가 주춤거렸다. 아마도 참관하는 교사가 없었다면 연우를 도와주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었다. 연우는 계속 옆의 친구의 활동지를 흘끔거렸고, 옆에 앉아 있던 종해가 자신의 활동지를 다 한 후 연우의 활동지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여기는 그 히어로의 특성을 찾는 거야. 키워드라고 하는데, 마음이 따뜻하면 카인드고, 직업의식이 투철하면 워크 하드지.”하면서 연우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종해는 전교에서 10등 안에 드는 아이였는데 설명해도 모를 연우에게 설명하는데 그 설명을 고스란히 듣고 연우가 활동지를 채웠다.
교사가 가르치려는 욕심을 버리고 아이들을 수업의 주인공으로 끌어들이는 순간 수업은 살아나고, 아이들은 더 큰 배움을 이루며, 그 이후의 수업은 훨씬 더 생기 있고 활기차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 pp. 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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