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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 씨

명자 씨

김태성 | 한솜 | 2019년 10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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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52*225*20mm
ISBN13 9788957483053
ISBN10 895748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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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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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도대체 무얼 생각하고 있는 걸까? 그는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내가 있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까? 아니면 본국에서 일자리를 찾아 그녀와 결혼해서 인도인으로 살까? 그동안 그는 나에게 약혼녀에 대해 왜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을까? 그와 약혼을 했다는 그녀는 어떻게 생겼을까? 이름은 뭘까? 어떤 여자일까? 그럼 나는? 나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거지?
나를 좋아하기나 하는 건지 여러 가지 의문들이 한꺼번에 머리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서 그의 약혼녀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며칠을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다른 어떤 것도 이 문제만큼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궁금해 하면서도 며칠 동안 그에게 오는 전화도 매번 받지 않았고 먼저 전화를 하지도 않았다.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이 너무나 두려워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 「나마스떼」중에서

진수는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지난밤에도 동기의 꿈을 꾸지 않았다. 이런 날이 진수에게 몇 번이나 있었던가? 진수는 어제 사다 둔 진딧물 약을 타서 자신의 집 둘레 장미넝쿨에 쳤다. 그리고 다시 약통을 채우고 피아노 학원 앞으로 갔다. 진수는 피아노 학원 정문에 아치형으로 피어 있는 장미넝쿨에 약을 쳤다. 다시 담장 쪽으로 옮겨 약을 치려는데 그녀가 신문을 가지러 현관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리고 담장 밖에서 약을 치고 있는 진수를 보더니 정원을 지나 담장 쪽으로 나왔다.
혜연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제자리에서
“주인 허락도 없이 뭐하시는 거예요?”
“뭐라고요? 이거 약치는 기계 소리 때문에 안 들려요”
진수가 일부러 큰 목소리로 되물었다.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요?”
진수는 손가락으로 귀를 가리키며 들리지 않는 척했다.
“좀 나와서 말씀하세요. 뭐라는지…”
진수는 들리지 않는 척 혜연을 밖으로 나오게 했다.
혜연이 답답한지 대문을 열고 진수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혜연이 나오는 걸 보며 살짝 웃다가 혜연이 다가오자 태연하게 계속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제 허락도 없이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아 이거요? 어제 보니 장미넝쿨에 진딧물이 좀 보이는 것 같아 우리 집에 약을 치고 남았기에 그냥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쳐드리는 거예요. 이웃사촌이라는 게 이런 거 아닙니까?”
“저 이러시는 거 바라지 않아요. 그만하시고 돌아가세요. 도와주신 건 고맙지만, 앞으로는 이러지 마세요.”
“벌써 다 했는걸요.”
“다음부터는 저한테 신경 꺼주세요.”
혜연이 쌩하고 대문을 닫고 들어가더니 다시 나오지 않았다. 진수는 혜연의 그런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저 약을 뿌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 「빨간자전거」중에서

친정엄마가 다녀가던 날 몇 시간을 떨었는지 방으로 들어와서도 몸은 오래도록 따뜻해지지 않았다. 명자 씨가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부엌으로 가더니 연탄보일러 화덕의 구멍을 활짝 열어놓았다. 그러더니 친정엄마가 사 오신 미역을 빨아 미역국을 끓였다. 나는 방이 어두워지도록 아기 옆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일어나지 않았다. 잠은 오지 않았고 눈물은 삼킬 수 없었다. 명자 씨가 뽀얗게 잘 달여진 미역국과 갓 지은 밥을 작은 상에 차려 들어왔다. 나를 일으키더니 말없이 내 손에 수저를 쥐어주었다. 명자 씨의 눈은 이미 퉁퉁 부어 있었다. 나는 입천장이 데이는 줄도 모르고 허겁지겁 뜨거운 미역국을 먹었다. 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나를 구박하던 명자 씨가 그 순간만큼은 친정엄마 같았다. 급하게 밥을 먹는 나를 한참 지켜보던 명자 씨가 연신 눈물을 훔쳐냈다.
“니 이래도 집에 안 갈래?”
명자 씨가 울먹이며 내게 물었다.
“… 어머님…”
“이제 그만 니 집으로 돌아가거라. 여긴 네가 살 곳이 아니다. 아기는 내가 잘 키워줄게.”
“안돼요. 잘못했어요. 어머님. 제가 더 잘할게요. 싫어요, 안 갈래요.”
본능적으로 아기를 감싸 안았다.
“아이고 이 미련한 인간아…”
명자 씨가 아기를 감싸고 있는 내 등짝을 몇 차례 세게 때렸다. 우리는 한동안 소리 내어 서럽게 울었다.
--- 「명자 씨」중에서

“싸가지 없는 새끼!”
이 회원의 느닷없는 욕설에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돌아보았다.
“은주도 걸레 같은 년이야. 이건 진실한 사랑이 아니라 그냥 인스턴트 유희일 뿐이라고, 뭐 이런 것들이 다 있어….”
갑자기 싸해진 주변 분위기에 상관없이 이 회원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작품이 인쇄되어 있는 종이에 빨간 줄을 죽죽 그어댔다.
이 회원의 계속되는 독설에 서 회원과 박 회원은 오늘 합평작품의 주인공인 김 회원의 표정을 살폈다. 김 회원은 이 회원이 하는 말을 애써 못 들은 척하며 묵묵히 앉아있었다.

김 회원이 임 작가의 산문쓰기 반에 들어온 건 불과 3주 전이었다. 제천 시립도서관에서 이미 6개월 전부터 진행 중인 소설쓰기 수업에 뒤늦게 합류한 것이었다. 그동안 기존 회원들은 단 한 편의 작품도 내지 않아 지난 6개월 동안 합평수업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고작 두 번 출석한 김 회원이 지난주에 단편소설을 제출했다. 그래서 회원들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설쓰기 수업의 꽃이라는 합평을 할 기회를 얻었다. 오늘이 그날이었다.
7시가 되자 머리에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군청색 야상에 청바지를 입은 임 작가가 뒷문으로 들어왔다. 그가 긴 다리를 꼬며 둥그렇게 마주 앉아있는 자리 중의 하나에 앉았다. 모두의 책상 위에는 프린트된 김 회원의 소설이 펼쳐져 있었다.
“오늘은 우리 수업의 첫 합평입니다. 합평할 때 작가는 조용히 듣고 계시다가 질문이 있을 때에만 대답해주세요. 박 시인님 그럼 시작하시죠.”
--- 「시립도서관의 이상한 여자들」중에서

수술비를 카드로 결재할 경우 부가세가 10퍼센트 붙어 실제로 결재할 금액은 더 많아진다. 조금만 더 깎아달라고 여우같은 이 실장한테 말하기가 나의 쓸데없는 자존심에 영 쉽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은행 24시간 입출금 코너로 들어갔다. 현금카드를 CD기에 넣고 비밀번호를 천천히 눌렀다. 비밀번호가 틀렸다는 메시지가 나오고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약 올리듯이 카드가 나왔다. 나는 화를 내며 카드를 지갑에 넣고 은행을 나섰다. 그 순간 수술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잠깐 생각했었다.
건널목 맞은편에 늘씬하고 예쁜 아가씨가 서 있었다. 누가 보기에도 예쁜 얼굴이었다. 그녀는 당당해 보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해있었다. 나는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다시 은행으로 들어갔다. 나의 손이 빨라졌다.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한 번에 비밀번호를 눌렀다. 나는 돈을 지갑에 가지런히 넣고 병원으로 향했다. 나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져 있었다.
--- 「미인」중에서

용호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마당을 서성거렸다. 무언가 결심한 듯 그는 순희의 집으로 향했다. 제사준비를 하다 화가 잔뜩 나서 들어오는 용호를 보고 두 여자는 놀랐다.
용호는 순희의 방문을 열어젖혔다. 캄캄한 저녁인데도 불도 켜지 않은 캄캄한 방에 순희가 누워있었다. 용호는 불을 켜고 커튼을 모두 열어젖혔다. 두 여자가 방으로 따라 들어왔다. 그래도 순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왜 등신같이 도망도 못 가는 거야?”
순희가 아무 반응이 없자 용호는 이불을 걷어내고 강제로 순희를 일으켜 앉혔다.
“이게 사람 사는 거냐? 도움이라도 청하든가 아니면 도망이라도 쳐야지.”
“내가 어디 있든 다 찾아내는 사람이야.”
순희가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그럼 또 도망쳐야지. 찾아오면 또 도망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아침에 눈을 뜨는 일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 니가 알아?”
“때리면 도망가고 도망 못 가면 너도 같이 때려. 왜 아무것도 못 해? 죽어도 그 새끼한테 맞아 죽지는 말란 말이야.”
용호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손 하나 까딱할 힘이 나한테는 없어.”
“정말 미치겠네. 너 이 새끼한테 시집간다고 했을 때 나한테 뭐라고 했냐? 잘 살 거라고, 행복하게 잘 살 자신 있다고 니가 분명히 그랬어. 그런데 이게 뭐야?”
--- 「용호」중에서

나의 장례식 둘째 날이 되었다. 오늘은 나에게 수의를 입히고 영원한 잠에 들 곳에 눕히는 입관이 있는 날이다. 누구에게나 죽어야만 공평해지는 좁은 관에 나의 육체가 잠시 눕혀지는 절차이다. 안치실 냉장고에서 나온 나의 육체는 깨끗하게 닦여지고 나는 내가 정한 수의를 입는다. 내가 유언한 바대로 어제 딸아이가 집으로 가서 내가 수의로 미리 정해놓은 옷을 가지고 왔다. 그 드레스를 수의로 정할 때보다 십 킬로그램은 줄어 있는 상태였지만 나는 그래도 이 옷을 입고 갈 예정이다.
새 집을 짓고 그해 내 생애 첫 책이 나왔었다. 그때 집 정원에서 간단하게 지인들을 모시고 했던 출판기념회에서 입었던 옷이었다. 가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굳어진 나의 육체에 옷을 입히는 일은 인형에 옷을 입히며 놀았던 놀이처럼 느껴졌다. 전 남편은 큰아들의 부탁으로 입관실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목사님이 인도하는 예배가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얼굴에 주름은 없지만 창백한 나의 육체는 온기 없는 껍데기뿐이었다.
나는 관에 들어가 누워보았다. 내가 잠들 안락한 관에서는 향긋한 꽃향기가 났다. 누구에게나 한 번은 주어지는 죽음이 주는 공평함. 관에 누워보니 그동안의 나의 삶이 한 편의 영화처럼 지나갔다. 인생의 한고비를 넘으면 새로운 고비가 나타났다. 인생에는 공백이 없이 즐겁거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두렵거나 평온하거나 한 어떤 감정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50년으로 압축해 살든지 100세의 인생으로 느슨하게 살든지 선택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태어날 때도 선택은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얼마나 의미 있게 살아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분명하게 책임을 질 수 있는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 「나의 장례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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