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다. 아니,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존재다. 그러나 이 생각은 호기심이 없으면 발현되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으면 궁금한 것이 없어진다. 삶이 무료해진다. 호기심 천국. 말 그대로 호기심덩어리가 되면 세상은 천국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왜 인간은 굳이 교육이라는 체계를 통해 생각하고 질문하는 방법을 배우는 걸까.
뒤집어 말해 보자. 인간이 생각하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문명과 문화는 인간이 생각하고 사유한 결과물이다.
--- 본문 중에서
철학은 삶과 세계를 밝히는 학문이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생각이 깊어질수록 인생 전반에 대해, 가치에 대해, 진리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런 다양한 고민들 모두가 사실은 철학적 사고라고 말할 수 있다.
배운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며 환상적인 작업이다. 배운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이고 생각한다는 것은 삶과 세계의 지평이 넓어진다는 뜻이다.
철학적 사고란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시작된다. 질문은 또다른 질문을 부르면서 단단한 고리를 형성한다. 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질문들의 합이 나의 한 생을 헐겁게도 단단하게도 만든다.
--- 본문 중에서
내게 주어진 삶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힘에의 의지'를 쏟아부으면서 끊임없이 상황을 전복시키고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주인으로서의 삶, 이것이 초인으로서의 삶이다. 니체는 이것을 위버멘쉬라고 부른다. 내 삶의 주인은 나다. 주인으로서의 나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하는 존재다. 주인으로서의 나는 사랑과 창조와 동경과 별을 이야기하면서 살아간다. 최후의 인간, 노예로서의 인간은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에도 그저 만족하거나 체념하면서 살아간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보다, 낡은 가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꿈꾸기보다 현실에 안주하고 현실을 체념으로 받아들인다.
주인과 노예로서의 삶의 차이는 무엇일까?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다.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내 안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삶. 거기에서 발견한 나를 극복하고 새로운 나를 창조할 줄 아는 삶.
끊임없는 변화가 진정한 삶이다. 우리의 삶은 지금, 여기를 경험하고 지금, 여기는 끊임없이 과거로 넘어가고 있다. 지금, 여기는 순간순간 완성되고 있다. 우리의 삶은 순간순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창조되고 생성되며 변화하고 있다. 미래도 과거도 지금,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여기만을 살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를 어떻게 살 것인가.
--- 본문 중에서
니체가 말한다.
"질문하라! 늘 질문하라! 너의 삶은 지금 이 순간 완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너의 삶은 끊임없이 지금 이 순간 창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너는 어떤 삶을 창조하고 싶은가?"*
--- 본문 중에서
7 니체는 1844년에 지구별에 도착한 여행자다. 그리고 그는 1900년에 지구별을 떠났다. 그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이야기들은 너무나 다채롭고 풍성하다. 그는 1인 연극의 달인이다. 혼자서 무대를 장악하면서 슬퍼하고 기뻐하고 분노하고 열공하며 행복해하고 환호한다. 그는 몸의 철학자다. 몸의 행복을 논하지 않고 정신을 논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가 정신을 우위에 두고 있을 때 그는 몸을 전면에 내세운다. 정신이 중요하다면 몸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라고 지시한다.
--- 본문 중에서
9 철학은 인간을 사유하게 한다. 이러한 사유는 철학적 상상력을 가진 인간을 만들어 낸다. 철학적 상상력은 나 자신과 세계를 무한한 가능성으로 해석하는 힘을 갖게 한다 굳이 말하자면 철학은 지식의 영역을 넘어서서 지혜의 영역에 거주한다.
--- 본문 중에서
12 니체는 삶을 노래한다.
이전의 서양철학이 존재에 대한 사유, 즉 인식론에 머물러 있었다면 니체는 인간 존재를 사유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그의 존재론적 철학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게 한다.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는 묘한 방법을 제시하는 철학자, 니체.
--- 본문 중에서
16 그는 우리에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것을 권유한다.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삶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고통, 시련, 슬픔, 좌절 등을 바라보는 시각을 끊임없이 재조정할 것을 그는 우리에게 요구한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상황이 간단없이 변화하고 있으니 변화 속에 숨어 있는 긍정적인 기회 요인을 포착할 수 있는 시선을 가질 것을 그는 우리에게 요구한다.
--- 본문 중에서
17 삶은 고도의 상징이다.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하여 수많은 비유와 상징으로 우리의 정신을 깨우는 것처럼 삶은 그저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 인간이 한 존재자로서 굳건히 존재하기 위하여 깨달아야 할 지혜의 영역은 바로 눈 앞에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풀어내는 방법을 배우지 않으면 삶은 그저 불가해한 영역으로 남을 뿐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