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탁구는 2000년에 공의 사이즈가 커졌고, 2001년에는 거의 100년 이상 유지해왔던 21점제를 11점제로 바꾸어 경기 수를 증가시켰다. 경기를 속도감 있게 진행시키는 것과 동시에 경기 사이의 인터벌 수를 증가시킴으로써 TV 중계에서의 CM 횟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또한 경기 사이의 휴식 시간도 1분으로 정함으로써 15초 CM을 4개 방송하면 바로 다음 경기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 pp.35~36
인간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미디어와 스포츠의 관계에도 긴장과 권력 투쟁이 있다. 미디어 측은 스포츠 쪽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 방송권료를 요구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스포츠 쪽은 자신들은 경기 규정까지도 바꿀 정도로 미디어의 이익에 종속되어 있다고 탄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측은 상호 윈윈의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파트너 관계로 있는 것이 서로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에 이른바 ‘정략결혼’이어도 헤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 p.36
미디어스포츠의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남자의 나라’이다. 거기에는 남성 스포츠가 압도적으로 많다. 근대 스포츠에 요구되어왔던 자질은 자율적, 지배적, 공격적, 적극적, 능동적, 파워, 스피드 같은 ‘남성다움’이었기에 거기에 부합되는 형태로 묘사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여자의 나라’는 상대적으로 작다. 여성 스포츠의 보도량과 시간은 남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다. 여성 스포츠에 요구되는 자질은 의존적, 종속적, 수비적, 소극적, 수동적, 아름다움, 부드러움 같은 ‘여성다움’으로 묘사되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는 상대에게 파워나 컨트롤을 행사하지 않는 스포츠, 예를 들어 ‘여성다운’ 의상으로 아름다움을 경연하는 피겨 스케이팅이나 물속에서 아름다움을 경연하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같은 ‘여성에 적합한’ 스포츠를 선택하고 있다. --- p.81
[장거리 육상 트랙] 경기 전반에는 가능한 그룹숏이나 원숏 등으로 타이트한 영상을 많이 사용하고 그래픽으로 유명선수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레이스 초반에 유명선수를 시청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집단으로 달릴 때 팔꿈치치기나 넘어짐 등의 돌발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레이스 종반이 되면 (혹은 레이스 상황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리플레이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팔꿈치치기나 주로 방해 등으로 레이스 후 심의에 의해 실격이 될 수 있기에 레이스 후 결과에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종반의 최대 포인트는 스퍼트 순간 쭉 치고 나가는 장면이며 이 상황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만약 놓쳤다면 골인 후 리플레이로 시청자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최종 마지막 바퀴에서 종을 치는 화면을 통해 시청자에게 긴장감을 갖도록 해준다. --- p.163
FIFA에게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은 대단한 경제적 수익을 가져온 대회였다. …… 과거에는 각 지역의 방송연합체들이 FIFA와 협상을 통해 방송권료를 지불했다. 단일 창구였던 방송연합체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비교적 합리적인 인상률을 수용하며 방송권료를 지불했다. 그런데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FIFA가 방송권을 대행사에 고가로 판매하고, 대행사가 방송권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FIFA가 마케팅전략을 수정한 또 하나의 배경에는 올림픽방송권료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불만도 있었다. …… 시청자수에 의한 상품가치만으로 볼 때는 이미 월드컵 이벤트가 올림픽을 능가했다는 결과가 나와 있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누적 시청자가 약 166억 명, 1994년 미국 월드컵의 누적 시청자가 약 321억 명으로 집계된 것이었다. --- pp.278, 283
2006년 7월과 8월에는 SBS가 차원이 전혀 다른 갈등을 야기했다. 국민적 관심 스포츠콘텐츠인 올림픽과 월드컵 방송권을 단독으로 구입한 것이다. …… SBS는 SBS를 포함한 방송 3사 대표단이 올림픽과 월드컵의 방송권협상을 하는 사이 미국 현지법인 자회사인 SBS 인터내셔널을 내세워 2010~2016년 올림픽방송권을 7,250만 달러에, 2010년과 2O14년 월드컵방송권을 1억 5,000만 달러에 구입했다. KBS와 MBC의 충격은 상당히 컸다. 이에 KBS와 MBC는 ‘국부 유출이자 비도덕적인 행위’라며 연일 강한 비난을 했고, SBS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맞선 바 있다.
--- pp.33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