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비평가가 ‘나는 이 작품 이렇게 본다’, ‘이런 것으로 인해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걸 보다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 많이 보고 경험한 시간을 이길 수는 없어요. 보는 안목을 훈련하는 게 중요해요.
--- p.47, '박영택, 비평가의 안목' 중에서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면 무엇보다 그 사람을 다 수용하잖아요? 그래서 작가/작품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 p.81, '류병학, 전문가로서의 비평가 : 너희가 비평을 아느냐' 중에서
픽셔널하다고 해서 나의 견해를 감추지는 않습니다. 견해를 직접 말할 수 없어서 우회하기 위해서 픽셔널한 것을 생각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나의 글쓰기의 방법론으로서 발명하고자 했다고 말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 p.105, '김장언, 분열된 현대적 주체' 중에서
그런 점에서 제가 눈여겨보았던 것이, 젠트리피케이션에 저항한 예술가들의 싸움 가운데 가장 유명한 홍대 두리반 싸움일 겁니다. 거기에 참여한 작가나 미대생들이 그런 예술 파업에 가까운 몸짓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 p.134, '서동진, 전비판적 주체와 역사적 비판' 중에서
『미술세계』의 지향점 중 하나는 한국 미술계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 블랙리스트 문제를 지속해서 추적한다던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 피’ 문제의 변화를 담아낸다던가, 대선을 앞두고는 대선후보 전원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 p.175, '백지홍, 잡지의 환골탈태' 중에서
저는 [아트 스타 코리아]가 작가들의 삶에 관한 현실적인 문제를 들춰내고 미술계 전문가라는 이들의 위선적이고 모순적인 태도에 대한 나름의 흥미로운 실험이었다고 생각해요.
--- p.197, '홍경한, 미술잡지와 비평가를 둘러싼 권력의 제국' 중에서
어떤 작가에 대해 한 번을 쓰든 그 이상을 쓰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 그렇게 해서 좋은 점은 선입견 없이 작가를 대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무명작가든지 유명작가든지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것이죠.
--- p.230, '이선영, 비평가라는 평생직장' 중에서
글이 어떻게 수행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어요. … 제가 리뷰를 썼던 작업들은 제가 여러 번 갔거나, 오래 봤거나, 굉장히 반복해서 봤거나, 했던 작업들이에요. 그래서 작품을 체험하는 시간의 간격을 충분히 벌려 놓는 글들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작품에 충분히 오래 머물러 있고, 그걸 쓴 결과물이 돼요.
--- p.250, '[옐로우 펜 클럽], 비평가 공동체' 중에서
‘비평이 죽었다’는 진술은 저에게 특정 작가나 현상에 의미를 집중시키기 위해 글을 생산하는 비평의 주도권이 시장으로 양도되어 온 현상을 떠올리게 해요. 오늘날 비평은 스스로를 왜곡하면서 신화가 되려는 경향이 있어요
--- p.295, '심상용, 자본주의와 예술' 중에서
저는 비평이라는 것이 두 가지 원칙이 있다고 생각해요. ‘상투적이지 않을 것’, ‘무조건 봉사하지 않을 것’ 작품에 대해서 부가적으로 기능하지 않을 것을 주장하는 거예요. … 저는 제 글이 작업이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 p.328, '현시원, 포스트-목적론적 시대의 수행적 글쓰기' 중에서
비평 활동 역시 실패와 성공, 그리고 그에 대한 생산적인 상호작용의 누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자신의 글을 발표할 곳도 마땅히 없는 신진은 그러한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별로 없어요. 성공도 실패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곳을 생각하며 [크리틱-칼]을 만들었죠.
--- p.349, '홍태림, 비평가와 정책' 중에서
미술에 관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미술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미술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거든요.
--- p.383, '정민영, 비평의 대중화 : 독자 없는 비평은 가능한가?' 중에서
예술은 웃음이기도 한 거예요. 저는 계속 웃음 얘기를 해 오는데요. 약자가 자기 연민, 나르시시즘으로 돌아가지 않을 때 자기 경험을 비틀어서 나오는 자기 강함, 즉 “나는 너희들에게 상처를 입었지만 그로 인해서 내 삶이 비참해지지 않았다.”라고 얘기할 때 나오는 게 예술이고 그것은 예민해야 가능해요.
--- p.401, '양효실, 여성 미술, 차이의 비평' 중에서
최근의 변화라면 미술 안에서의 ‘페미니즘’에 좀 더 주목해 보려는 게 있어요. 지난 몇 년간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총체적 문제로서 성폭력 문제가 드러났잖아요. 미술계 안에서 여러 가지 사태가 있었고요. 사회 구성원 중 한 사람으로서 갖는 포괄적인 관심도 있고, 여성인 비평가로서의 제게 주어진 기대도 있는 것 같아요.
--- p.443, '김정현, 작가와 비평가의 거리, 그 수행적 퍼포먼스' 중에서
첫째는 공학적인 것이 무척 재미있어요. 제가 최근 연구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 엔진의 역사인데요. 사실 엔진 하나에 열역학, 재료공학이 들어가야 하고 구조공학, 유체역학, 연소공학이 들어가거든요. … 과학자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풍부한 얘기들인데 저는 거기에다가 의미의 레벨, 가치의 레벨을 더하고 싶다는 거죠.
--- p.458, '이영준, 기계 덕후 비평가의 항해기' 중에서
작가들이 근 과거라는 토대 위에서 작업을 매개로 분방하게 움직이는 풍경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유령이라는 정체성은 근 과거로부터 얼마간 이격된 상태에서, 주어진 토대를 상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생하는 거죠.
--- p.512, '[집단오찬], 발견한(할) 미적 경험을 향하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