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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와 근대화

유교와 근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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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74g | 153*224*16mm
ISBN13 9788989224488
ISBN10 898922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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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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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은 꽃차 한 잔 주실래요?
꽃다발 주문하고 꽃차가 우러날 때
그 여자 가슴 속에는
꽃씨 하나 싹이 튼다
--- 「501호, 그 여자-꽃차」중에서

새하얀 무명을 좋아하는 그 여자
발 모양을 그려서 가지런히 포개 놓고
바늘귀 노려보면서
입술을 오므린다

이마를 자꾸 덮는 흰머리 쓸어 내며
다초점 안경테를 올리려다 내리다가
저만치 도망간 세월
혼잣말로 꾸짖다가

가슴이 답답해서 창문을 열고 보니
얼굴이 시리도록 느닷없이 부는 바람
‘세상에, 독살시럽게 춥다’
그 목소리 그립다
--- 「501호, 그 여자-세월」중에서

오래 전에 시작된 사소한 습관 하나
가끔씩 때때로 손톱 끝을 깨무는
어쩌면 한결 같은 행동
오십 년을 넘겼나봐

설명하기 어려운 아홉 살 어린 나이
부끄러운 사건은 고개를 숙인 채로
날마다 깨물었나봐
아픈 줄도 모르고

수치심에 갇혀서 문드러진 손끝에
분홍빛 매니큐어 꽃잎처럼 수 놓고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속닥이며 웃는다
--- 「501호, 그 여자-손톱」중에서

남겨진 음식물을 통에 담아 칩을 꽂고
태우는 쓰레기는 봉투 가득 여미고

재활용 물건은 따로
또래끼리 나누고

-쓰레기를 그렇게 버리시면 안 되죠
-남 상관하지 말고 당신이나 잘 하믄 돼
-교회도 다니시면서……

어이없어 웃는 여자

종량제 봉투 값이 아무리 비싸기로
까만 비닐 가득 채운 양심도 내던지고
향수를 온몸에 바른 여자

눈 흘기는 그 여자
--- 「501호, 그 여자-분리수거」중에서

4만 원이 있으면 서방을 갈아 친다

팔순을 코앞에 둔 할망구의 독설에
벼르던 대거리를 하고
몸살 앓는 그 여자

노망이 들었는지 아무 때나 어깃장
나이도 상관 없고 성별도 구별 않고
아뿔싸, 나도 늙어서
저리 될까 무섭다
--- 「501호, 그 여자-어깃장」중에서

한복을 곱게 입은 사진을 내려놓고
줄을 긋는 칼끝이 섬뜩하여 멈출 때
손 잡고 웃고 있는 너
말이 없는 그 여자

어금니 앙다물고 인화지를 벗긴다
모서리도 빈틈없이 달라붙은 접착제
내 얼굴 작게 도려낸다
저고리도 오린다

일기장에 누웠던 조각난 기억들
옷고름 풀어 놓고 히죽히죽 웃더니
완납된 채무변제 증명서
택배상자 꾸린다
--- 「501호, 그 여자-사진」중에서

일이 복잡해져도 당황하지 마세요
해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어요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공부 운이 왔네요

가을 향기 취하는 천만 송이 국화축제
꽃길을 걸으면서 꽃차를 마십니다
그래요, 그런 날도 있네요
꿈속 같은 그 공원

스치는 사람들도 반가운 이웃 되고
잊혀진 이름조차 한 송이 꽃이 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꽃향기가 따라와요
--- 「오늘의 운세-천만 송이 국화축제」중에서

노오란 들길에 코스모스 피었습니다
억새꽃 촉촉이 아침 이슬 머금으면
내 마음 구름을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뜨겁게 쏟아지던 그 햇살 물러가고
서늘한 바람이 골목을 쓸고 갈 때
불현듯 친구처럼 찾아와
손 내미는 외로움

울 밖 감나무의 얼굴이 붉어지면
내 안의 그리움은 사과처럼 익습니다
비 갠 뒤 쌍무지개 떴습니다
감사할 것 뿐입니다
--- 「가을 일기」중에서

아침부터 도시는 몸살을 앓고 있다
하나 둘 골목을 빠져나온 승용차가
북새통 사거리에 모여 선물을 고른다

코너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숨 가쁘고 고달픈
기억은 모두 지우고
제각기 부피가 다른 그리움을 꾸린다

부푼 가슴 고향으로 발걸음 재촉하지만
주어도 모자라는 그 은혜 그 정성과
한가위 달빛 같은 사랑
견줄 수가 있을까
--- 「추석 풍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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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선생을 처음 만난 것은 2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한 언론계 후배가 『프레시안』에 관심이 많고 후원할 의향도 가진 분이 있다며 만남을 권유했다. 그에 따르면 박정희 정권 시절 재무부 고위관리였으나 언론인 리영희 선생과도 자주 술잔을 나누는 사이였고, 1980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해직당한 반골 공무원이었다.

첫 만남에서 약 세 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한 선생은 세상을 깨우치고 싶어 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분투했던 이순신, 이회영, 김구, 장준하 등 옛 선열들이 오늘의 후배들을 꾸짖고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했다. 마침 가수 김광석이 홀로그램 영상으로 부활해 화제가 되던 때였다. 그는 김구 같은 분의 홀로그램 영상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젊은이들에게 제시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겠는지 타진했다.

나는 1980년대 초 정경모 선생이 쓴 『찢겨진 산하』라는 책을 생각해냈다. 김구, 여운형, 장준하 등 암살로 세상을 뜬 세 선열들이 가상대화를 통해 해방 이후 미·소의 남북 분할 점령과 좌우 대립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격동기에 우리의 선각자들이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보여 준 책이다. 나 자신은 젊은 시절이 책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지만, 요즘의 젊은이에게 설득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1980년 초와 2010대 후반 젊은이들의 역사, 생활 감각은 크게 다르기 때문이었다.

첫 만남 후 나는 한국 현대사를 전공한 한 교수와 이 문제를 상의했다. 그는 한동우 선생이 원하는 바는 선각자들의 평전을, 그것도 오늘의 시대적 과제에 비추어 쓰자는 것인데 이는 연구자로서도 엄청난 시간과 공력이 필요한 일이라며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대신 그가 제안한 것은 개항에서 국권 상실, 해방에서 6·25전쟁, 그리고 냉전 종식 이후 남북 대립의 지속 등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고비마다 시대적 도전과 우리의 응전이 어떠했는가를 점검하는 집단 토론이었다. 그 후 두 번의 만남에서 이 대안을 제시했으나 한 선생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책 『유교와 근대화』는 2년 전 한 선생의 문제의식이 오롯이 반영된 듯하다. 예컨대 선생이 바라본 ‘한국 근대화의 명암’에 나오는 ‘반항아’ 김구 선생의 일대기다. 아마도 김구 선생의 홀로그램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이 내용이 바탕이 될 터이다. 또 ‘기중난 영감’ 부분은 탑골공원의 노인들이 우리 사회의 진로를 위해 중지를 모으는 내용이다. 또 마지막 부분 ‘촛불에 타오르는 한국 근대화’에서는 촛불 이후 한국 사회의 진로를 위한 저자 나름의 처방이 담겨 있다. 그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민족공동체의 복원이다.

하지만 저자는 ‘유교와 근대화’를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맨 앞에 놓았다. 이 글은 저자의 프리스턴 대 재학 중의 연구 성과로 1974년에 제출된 영문 논문이다. 아마도 자신의 득의의 연구 업적으로 판단한 듯하다.

그는 이 논문을 집필하게 된 배경으로 “우리는 그동안 어설픈 개인주의로 산업화를 모방하여 왔다. 그러나 어떤 주의가 됐던 산업화를 위한 다수 국민의 동원 체제가 확립되지 않고는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산업화가 아니며, 단지 남의 산업화가 우리나라로 진출한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인간을 정직하고 성실하게 만드는 작업 그것이 근대화이며, 이 근대화 없이 산업화로 가는 길은 독재의 길이요 부패의 길이요 식민 종속의 대로로 나선 꼴이 된다. 그리하여 나의 논문은 「유교와 근대화」라는 제목을 내걸고 출발한다.”고 밝힌다.

유학 시절에도 “유교에 대한 나의 오랜 집념이 꺼지지 않고 점점 타오르고” 있었고, “한 사회가 한 가족 질서의 연장 같은 질서-균형을 유지하고 고도의 지성적 지도하에 진보적 발전을 추동하는 사회제도의 확립 가능성”을 추구했으며, 그 결과 “유교문화를 가지고 있는 후발 주자들이 근대화에 이르는 최선의 방법은 유교의 도덕적인 정부에로의 위대한 부활”이라고 결론을 얻었다고 말한다.

즉 유교가 자주적이며 인간적인 사회를 건설하는데 정신적 지침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물량 위주의 맹목적, 서구지향적 산업화로 질주하던 1970년대에 유교의 가치에 주목한 이런 시론이 나왔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저자 자신이 유교적 소양이 풍부한 집안에서 자라난 탓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유교라는 전통적 정신 유산에서 새로운 사회의 지도원리를 발견하려는 노력이다.

유교가 새로운 정치의 원리, 삶의 지침이 될 수도 있다는 논의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예컨대 경희대 김상준 교수는『맹자의 땀, 성왕의 피』라는 저서에서 정치 원리로서의 유교의 가능성을 점검했고, 최근에는 영산대 배병삼 교수가 『맹자, 마음의 정치학』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필자는 요즘 시기를 ‘미국의 퇴각, 역사의 귀환’으로 파악한 다. 즉 지난 70여 년 간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미국이 물러가고 있으며, 최근 한·일 갈등에서 드러나듯 역사의 해묵은 상처들이 다시 도지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일본으로부터 과거에 대한 반성을 받아내는 것, 일본 등 주변국과와의 선린 우호관계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핵심적인 것은 사회 각 성원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경제력, 외교력, 군사력도 중요하지만 역시 핵심은 생각의 힘이다. 우리의 전통적 사상 자원에서 새로운 삶과 사회의 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
이 책은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통과해 온 한 인물의 평생에 걸친 지적 탐구 여정을 담고 있다. 한 인물의 지성사를 통해 일제를 거쳐 해방, 이승만 정권, 혁명, 그리고 유신체제, 다시 전두환 체제라는 반동의 시대를 지나고 민주화를 겪어온 한국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말하자면 격동의 현대사 한가운데 있던 저자가 길어 올린 사색의 우물이자, 사회와 개인이 서로 부딪치고 화해하며 더 나은 세상이 어떻게 가능할지에 관한 학술적 고민을 오롯이 담은 그릇이다.

이 책에는 한국이 유신독재에 신음하고 있던 1970년대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에 유학하는 동안 그곳에서 자유의 바람을 마음껏 누리며,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에 심취한 젊은 날의 열정이 잘 드러나 있다. 감옥 같은 한국을 떠나 세상의 이치를 바닥에서부터 다시 탐구하는 그의 지적 호기심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마음의 격동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글 가운데 주목할 것은 유교를 바탕으로 한 도덕국가론을 제기한 점이다. 그가 말하는 도덕적 정부는 시민 다수의 행복과 평등을 보장하려고 노력하는 정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근대화를 도덕적 정부의 수립이라고 감히 힘주어 천명한다, 그 도덕적인 정부는 평등을 실현하고, 그 자신 현재까지 산업화가 추구해 온 물질적인 면의 질 높은 평등을 위해 몰두해야 한다. 후발 주자의 입장에서 근대화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여러 상이한 조건 가운데서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구체화되고 마침내는 도덕적 평등에 이르게 될 것이다.”

정부가 최대 다수의 행복과 평등이라는 도덕과 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정부는 선을 추구하기 위해 비도덕적일 수도 있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통찰력이 더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비도덕적 방법에 의한 도덕적 결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덕은 그 자체로 완전하지만 세속의 정부가 이루기에는 너무 어려운 과제이다. 일정한 절차적 정당성만 갖추면 정부는 다양한 통치 방식을 동원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엄연한 현실적 실체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유교는 가족의 질서를 국가의 질서로 확장했고, 이는 현대에서 매우 논쟁적인 주제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피하지 않고 가부장제적 국가론을 제기한다.

“유교는 국가를 교화의 주체로 생각했고 농업사회에서 흔히 보는 생물들의 내부 질서의 연장선상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가족제도로부터 국가 질서(사회 질서)의 이상형을 이끌어냈다. 늘 변함없는 농업적 생산 수단과 그 협업적 특성은 단단하고 협동적인 가족제도를 발전시켰다. 이러한 관점에서 가족은 국가의 기본적 구성원일 뿐 아니라 유일한 권위의 원천인 셈이다. 국가 자체가 가족을 본 뜬 것이다. 중국어에서 ‘국가’ 또는 ‘국민’은 ‘국가 가족’ 또는 ‘국민 가족’을 의미한다. 국가는 마땅히 그 국민에게 아버지다운 배려를 보여야 하고, 반면에 국민은 통치자와 국가에게 충성을 다해야 한다. 그러니 국가의 눈으로도 효도가 국가에 대한 충성을 앞서는 것이다. 이 점이 유교가 가부장적 가족제도 하에서 더 설득력과 생명력을 갖게 되는 요소이다.”

국가를 가족의 확대로 보는 것은 경우에 따라 권위주의 체제를 정당화하는 왜곡을 낳을 수 있다. 국가의 구성원인 시민은 주권자이자 평등한 존재라는 전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적 국가는 시민을 주권자가 아닌, 국가가 선험적으로 정해 놓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원되는 대상으로 간주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유교는 21세기에도 재발견할 여지가 많다. 중국이 문화혁명기에 공자 그리고 모택동에 맞서 쿠데타를 기도했던 임표를 함께 비판하는 ‘비공비림(批孔批林)’을 내세우며 유교를 극복의 대상으로 삼았다가 21세기 들어 재평가하며 유교사상을 전 세계에 전파하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저자가 ‘비공비림이 드높은 가운데 1974 가을’ 논문을 썼던 시기―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던 때는 이제 과거로 흘러가 버렸다.

산업화와 근대화는 당대 한국의 최대 과제였다. 저자 역시 이를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근대화의 경로는 한 가지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의 경로가 있었다. 물론 저자는 근대화를 바람직한 상태가 실현된 것으로 정의하고, 그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서술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근대화에는 민주화를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 한국 현대사를 산업화, 민주화 순서로 발전해온 역사로 기술하고, 민주화의 조건으로 산업화를 거론하고는 한다. 이런 발전 도식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산업화 이후 민주화라는 단계론적 역사관은 사실 역사적 허구이다. 산업화를 신화화하는 것은 민주화가 실현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산업화가 한국적 성공 신화로 남아 있지만 민주화가 없었다면, 산업화는 그 자체로 평가받기는 어렵다. 민주화 없는 산업화는 스탈린주의나 북한의 중공업 중심의 경제 발전 전략처럼 경제 외적 강제를 동반한 억압적 정치체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만일 한국 현대사에 민주화 없이 박정희 정권 시기의 산업화만 존재했다면, 한국 현대사는 끔찍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을 것이다. 산업화가 성공과 낭만으로 묘사될 수 있었던 것은 민주화의 결과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산업화는 민주화에 의해 사후적으로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저자가 1970년대의 시점에 유교가 근대화 및 산업화와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도전적인 자세도 그렇지만, 이 주제를 천착하면서 보여준 태도 역시 놀랍다. 물리학으로부터 시작해 생물학, 유교론, 인생론, 국가론으로 뻗어 나가는 상상력이 거침없다. 열역학, 양자물리학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관심 때문에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한국인 유학생을 찾아다니며 공부하는 열의도 대단하다. 미시 세계로부터 거시까지 통용되는 어떤 질서를 찾으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다. 마치 앨버트 아인슈타인이 평생에 걸쳐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의 물리법칙을 통합할 모든 것의 이론을 완성하기 위해 매진했던, 실패했지만 세상을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이면 한번 품었음직한 그 거대한 기획이 떠오른다.

균형은 죽음이고 불균형은 역동성을 낳으며, 균형과 불균형이 서로 긴장 관계를 이루며 하나의 유기체를 유지한다는 생물학을 중용의 철학에 적용하며, 요즘 말로 학제 간 벽을 뚫고 통섭을 시도하는 점도 눈에 띈다. 유교는 균형을 추구하지만 그 균형의 끝에는 균형 파괴가 나타나면서 재 균형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세상사를 자연의 질서에 유추하는 그의 거시적 접근법도 매우 흥미롭다.
-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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