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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들의 사생활

인디언들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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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06g | 128*188*20mm
ISBN13 9791196270698
ISBN10 1196270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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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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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그녀와 얼굴을 맞대고 작은 쟁반을 사이에 놓은 채 바닥에 앉아 있다. 얇게 썬 고기를 언니 쪽으로 옮겨놓는 그녀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고 손으로 그것을 집어 먹는 언니 모습이 들떠 보인다. 잔치가 끝난 후의 부엌 같은 느낌에 나는 손으로 눈을 몇 번 문지른다.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입가, 흔들리면서도 묘한 광채가 나는 눈동자, 언니의 모습은 잊었던 옛날이야기처럼 낯설고 슬프다.
--- p.32

촛불은 지나치게 어두웠다. 식탁 위 음식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지만 누구도 일어나 다른 초를 찾아 켜려고 하지 않았다. 그날 밤의 정전은 유난히 길었다. 아니 어쩌면 다른 집은 다 불이 들어왔는데 우리 집만 어둠에 묻힌 것인지도 몰랐다. 나는 숟가락으로 국을 떠 입안에 넣으며 갈치가 담긴 접시를 눈으로 찾았다. 은빛이 사그라지지 않은 토막 난 갈치가 식탁 위로 팔딱 튀어 오를 것만 같았다.
--- p.44

새벽, 비는 절망스러운 축복처럼 내리고 도처에 슬픔이 스멀스멀 지렁이처럼 기어 다니고 무엇보다도 따뜻했던 한 남자가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의 죽음 앞에서 태연하게 슬퍼하지 못했다. 온전한 슬픔과 내통하지 못해 나는 괴로웠다.
--- p.83

검붉은 엄마의 입속. 그녀의 입속은 어둠 속에서 검고 붉게 물들어간다. 벽장 속 먼지와 어둠을 갉아먹고 자랐을 것만 같은 붉은 덩어리들을 꾸역꾸역 삼킨다. 조심스럽게 홍시 껍질을 벗겨 내려갈 때의 엄마는 마치 온 생애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 p.96

딸각 딸각, 언니와 나 사이를 숟가락 소리만이 건너다녔다. 나는 젓가락으로 깻잎을 들어 올렸다. 양념 묻은 깻잎은 여러 개가 한꺼번에 따라 올라왔다. 국을 떠먹던 언니가 젓가락을 들어 깻잎을 떼어주려 했다. 얼른 들었던 깻잎을 도로 내려놓았다. 언니의 젓가락이 허공을 그어 내렸다. 어색하게 나는 국을 떠 넣었다. 뻐꾹, 뻐꾹 뻐꾸기가 문을 열고 나와 일곱 번을 울었다.
--- p.141

어둠에 잠긴 불빛들이 허공을 부유하면 가라앉는 빈 그림자들, 어둠 속의 사람들. 그들은 여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며 아무 말이 없다. 여자는 검은 달을 베어 문 벙어리처럼 입을 떼지도 못하고 숨죽인 채 그들의 옆얼굴을 훔쳐보듯 자꾸만 조수석을 힐끔거린다. 핸들을 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잠 못 드는 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죽은 이들이 이팝나무 꽃잎처럼 소리 없이 피어났다 사라졌다.
--- p.171

지하철 계단을 급히 내려가 전동차를 타려는데 역 구석에 세워놓은 사물함이 보였다. 녹색 사물함 위에 빨간색으로 쓴 주의사항이 눈에 띄었다. 매달리지 마시오. 들어가지 마시오. 나는 소리 내어 문구를 읽었다. 문득 그 안에 들어가 몇 시간만 곤히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p.185

그날 저녁 직원들과 저녁을 먹는다. 희주 씨는 참 좋은 나이야. 누군가 말하자 그러엄, 꽃 같은 나이지, 다른 이가 맞장구를 친다. 스무 살, 꽃 같은 나이. 노릇노릇 구워지기 시작하는 삼겹살을 젓가락으로 누르며 그녀는 불판만 내려다본다. 소주를 들이켜자 식도가 타들어 가는 것처럼 쓰고 뜨겁다. 좋은 나이에도 술은 쓰구나. 입안이 데는 것도 모르고 그녀는 삽겹살을 밀어 넣는다.
--- p.210

그런데 말이야, 사랑을 끝냈다고, 오빠가 아팠다고 여름이라는 계절이 내게 무슨 상처를 안겨줬다는 게 아니야. 강렬한 녹음의 이미지들, 가을과 달리 외로움을 준비하지 못하고 맞이하는 계절이 턱 하니 안겨주는 파릇한 상실감, 찬란한 녹색의 향연 뒤의 그 단절감을 너는 아니?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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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아의 소설집 『인디언들의 사생활』은 감당하기 힘든 내적인 고통을 절제된 문장 속에 담아내는 저력이 돋보인다. 가까운 가족의 연이은 죽음으로 소설 속 주인공은 허무의 심연에서 근원적인 질문을 되씹는다. 죽음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다가 죽음을 맞을 것인가,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내가 먼저 죽음으로 다가갈 것인가. 또한 사랑을 하면 반드시 이별하고 말 것이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 사랑한 후의 이별을 맞이하는 여성 화자를 통해 사랑의 불가사의함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집은 동일한 인물을 중심으로 한 연작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딴전을 부리는 듯한 주인공의 모습에서 오히려 가슴 저미는 비통이 전해진다. 그 ‘딴전’이라는 것이 삶과 죽음의 무게를 견디는 비결인지도 모른다. 이 소설집을 읽는 이들은 각자 고통의 무게만큼 슬픔을 견디는 힘을 길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 조성기 (소설가)
양영아의 소설 세계에 입문하려는 독자라면 홍콩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과 청킹맨션부터 순례하기를 바란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고층을 흘낏 올려보고 장국영이 “지상에서 천상으로” 몸을 던져버린 그곳에도 계단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바란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이 그저 죽음의 랜드 마크는 아니며, 그곳에서도 “모든 게 계단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기억의 집」)는 사실을 확인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영화 [중경삼림]의 무대배경이었던 청킹맨션을 찾는다면 번화하지만 부질없는 이승의 풍경을 전시하는 앞도로가 아니라 “흑백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뒷골목”을 뒤적이기 바란다. 그곳을 뒤지다 저승의 내막을 슬쩍 엿보는 섬뜩한 행운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승에서 손을 놓아버린 가족이 “골목 안쪽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존재의 두 번째 거짓말」)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뒷모습을 돌려 세울 수는 없다. 채울 수 없는 허기 같은 그리움으로 그저 뒷모습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시선이 허락될 뿐이다. 그러한 안간힘의 시선이 당신의 홍콩 여행을 이끌어낸 양영아 소설 세계의 견인차인 것이다.
- 이경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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