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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 달달 여지도

제니의 달달 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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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528쪽 | 488g | 128*188*35mm
ISBN13 9788965470878
ISBN10 896547087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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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여자를 두고 싸워. 우리가?”
“그러게. 우리가 그런 적이 언제 있다고. 제니. 우리 십년 넘게 한 여자 두고 싸운 적 절대 없었어. 걱정하지 마.”
민준과 재희가 번갈아가며 제니를 안심시키듯 말했다.
제니는 민준을 바라보았다.
바람기가 다분하지만 남성다움과 부드러움이 적절히 공존하는 민준은 확실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센스 있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은 사람을 편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그가 때때로 아무렇지 않게 해오는 스킨십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게 웃으며 장난칠 때와, 지극히 남성적이고 마초스러운 폼을 잡을 때가 확연히 두드러지는,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다 어우러지는 묘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주변을 둘러싸고 들이대는 여자들이 워낙 많기에, 제니는 딱히 그 사이를 파고들고픈 생각은 없었다. 복잡한 관계는 딱 질색이다. 제이크와는 그냥 지금처럼 편한 관계, 이게 참 좋다.
이번에는 승윤을 바라보았다.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 사이로 쌩 하니 칼바람이 불어온다. 아무래도 자신을 마뜩찮게 여기는 듯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보았을 때부터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도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그의 얼굴은, 반듯하게 떨어지는 턱선과 콧날이 무표정과 더불어 더욱 차갑게 보여 졌다.
지적으로 보이지만 날카로운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웬만한 여자들은 말도 못 붙이게 생겼다. 아까 카페에서 말을 건 그 여자들은 보통 강심장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대답도 안 해줄 것 같은 시크한 매력과 더불어 예의가 바르고 건실한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도 있었다. 아마 학교 다닐 때, 엄청난 모범생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공부 중인 그를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굉장한 카리스마를 뿜어대는, 그런 학생이었을 것 같다.
사실 조금 무섭긴 하지만, 같은 회사인데다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 같으니, 아무래도 앞으로 좀 친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는 주요인물로 머리에 입력시켰다.
재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강아지 같은 귀여운 눈매에 시종일관 웃음기를 머금고 있지만, 어딘가 촉촉해 보이는 그 눈은 눈물이 맺힐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셋 중에 가장 모델 같은 바디라인의 소유자였다. 아까 카페 앞에서도 느꼈지만, 순정만화를 그대로 찢어버리고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이다. 혹은 런웨이를 뛰쳐나와 이 길을 걷고 있는, 굉장히 우월한 비주얼의 모델 같다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이든 다 들어줄 것 같은 다정한 눈매를 하고 상대방을 바라본다. 그 모습은 마치 꿈결 같다. 깊은 눈매는 굉장히 남자답기도 하면서, 무척이나 아름답게도 느껴진다. 이런 남자가 이렇게 친절하기까지 하다니. 그건 꿈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음. 승윤과 재희. 이 두 사람은 상당히 안 어울리는 것 같긴 하지만 이미 사귀고 있는 커플이라고 했으니. 서로 다른 부분을 보완해가며 사랑하는 모양이라고, 제니는 생각했다.
그래, 바람둥이인 여민준, 그리고 커플인 지승윤과 도재희, 이 세 남자가 한 여자를 두고 싸운 적은 없었겠지. 그럴 리가 없는 사이다. 제니는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그들의 취향과 성향을 보건데, 도저히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복잡하게 얽힐 일은 없을 것이다. 삼총사로 유명했다는 그들의 오랜 우정은 그랬기에 굳건하게 지켜졌던 것이 아닐까.
“걱정 안 해.”
그들은 생각하지도 못할 엉뚱한 이유로, 안심의 미소를 짓는 제니가 활짝 웃어보였다. 밀고 당기는 남녀 관계가 아닌, 가까운 친구 사이로 담백하게 지내게 될 세 남자가 어쩐지 든든해보였다. 생각보다 꽤 즐거운 서울 생활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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