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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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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 서늘하고 매혹적인 명품 한시와 옛 시인 마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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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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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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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3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3.6만자, 약 5.2만 단어, A4 약 148쪽?
ISBN13 9788934955146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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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마다 붉은 꽃들 발걸음을 붙드는데
막대 짚고 산보하다 시내 저편 이르렀네.
지난 밤 온 한 자락 비, 그 누가 알았으랴?
꽃 필 만큼 적셔주고 땅은 질지 않게 할 줄
觸眼紅芳逕欲迷 杖藜閒步到溪西
夜來一雨誰斟酌 ?足開花不作泥
김매순金邁淳, [시냇가에 나가 한 구를 얻다[出溪上得一句]]
……
창밖의 가느다란 빗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박인수의 [봄비]를 흥얼거려본다.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그의 노래는 겨울 공화국을 녹이는 자유의 봄비였다. 박인수씨가 열창한 [봄비]는 소울soul이라는 음악 장르이다. 흑인음악인 리듬 앤 블루스에서 뻗어 나온 소울 음악은 1960년대 중반, 흑인들의 공민권 쟁취 운동과 맞물려 탄생했다고 한다. 각종 의무만 있고 권리는 거세되어 있던 흑인들의 분노와 슬픔의 노래가 소울이다. 스물세 살 박인수는, 신중현과 만나 ‘봄비’라는 기념비적인 음반을 내놓았다. 그리고 1970년 암흑의 시절, 박인수는 “황색 소울의 귀재”, “영혼을 노래한 전설적인 가수”로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다.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며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며
나 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도
('쪽 이 비 그치면' 중에서 ---p.22)

창문 가득 매화 대가 모습 어려 비친 것은
한밤중에 앞 다락에 달이 솟아 올라서리
이내 몸이 진정 향과 온전히 동화됐나?
매화에 코를 대도 도무지 모르겠네
滿戶影交脩竹枝 夜分南閣月生時
此身定與香全化 嗅逼梅花寂不知
이광려李匡呂, [매화를 읊다[詠梅]]
……
세상이 잠든 한밤중에 문득 잠이 깨었다. 하얀 창에 그려진 수묵화 한 폭, 하얀 창호지를 화선지 삼아 매화 가지와 대나무 가지를 교차시켜 수묵 매죽도梅竹圖. 저걸 누가 그렸지? 솜씨를 부린 화가는 앞 다락 위 하늘에 떠 있는 환한 달이로구나. 기운이 생동하는 저 그림 맑은 경계가 아닐 수 없다.
이상한 일이로다! 진작부터 온 집 안에 가득하던 매화 향기는 어디로 갔을까? 일어나 창을 열고 활짝 피어 있는 매화 가지에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대고 맡아본다. 그런데도 도무지 맡을 수가 없다. 아, 바로 내가 매화가 된 것이 아닌가? …… 물아일체, 내가 매화이고 매화가 내가 된 경지이다.
('향기로 꽃을 보네' 중에서 ---p.63)

요동 벌판 어느 때나 다 지나갈까?
열흘 동안 산이라곤 볼 수도 없네
새벽별은 말머리를 스쳐 나는데
아침 해가 밭 사이로 솟아오르네
遼野何時盡, 一旬不見山.
曉星飛馬首, 朝日出田間
박지원, [요동 벌판에서 새벽길을 가며[遼野曉行]]
……
갈 길이 멀기에 오늘도 이른 새벽에 길을 나섰다. 새벽별은 말머리에서 스쳐 지나간다. 별이 지고 나니 여명이 끝났나보다. 아침 해가 밭 사이로 솟아오른다. 광활한 자연과 대비되는 왜소한 인간의 모습이 그려진다. 저 솟아오르는 아침 해는 문명의 새아침을 기대했던 연암의 심사였을까? 뒷날 시인 이육사는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라고 ‘광야’를 노래하였다. …… 눈보라 치는 엄동설한 소름 돋는 그 신새벽의 찬 길이 우리의 눈앞에는 늘 펼쳐져 있다. 시대의 새벽길을 홀로 걷는 이들의 발자국이 문득 요절한 가수 김광석의 가슴 저미는 노래로 들려온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새벽길 홀로 걸어가며' 중에서 ---p.281)

서너 점의 숲 까마귀 뿌린 먹 같고
짝져 나는 냇가 흰 새 부순 은 같네
쓸쓸한 푸른 산 밑 오랜 된 길을
흔들대는 흰 나귀 등 탄 이는 뉠까?
林鴉數點殘墨 溪鳥雙飛碎銀
寂寂靑山古道 翩翩白衛何人
유득공, [섣달 스무엿새 날 동교에 나가서[十二月二十六日出東郊]]

숲 끝의 갈까마귀는 떨어뜨린 먹물 두어 점, 시냇가 물새는 한 쌍으로 튀어 나는 부스러진 은 조각, 쓸쓸한 청산 아래 옛길을 설렁설렁 횐 당나귀 탄 사람. 시인은 자신을 그림 속에 집어넣어 하나의 겨울 풍경화를 그려내었다. …… 이 시는 비록 눈이 온 풍경은 아니지만 나귀 탄 모습은 [파교심매도?橋尋梅圖]라는 그림을 연상시킨다. 이 그림은 당대唐代의 시인 맹호연이 매화를 찾아서 눈보라 휘날리는 날 장안 동쪽에 있는 파교를 건너 설산雪山에 들어갔다는 고사를 소재로 하였다. 나귀를 타고서 파교로 막 들어서며 시를 읊노라 어깨 구부정한 시인, 그를 따르는 시동을 중심에 두고 눈 내린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놓았다.
('더 높고, 더 검고, 더 파란 날에' 중에서 ---p.330)

이 한 해도 저물어서 다만 오늘 뿐인데다
날 그릴 이 뉘가 있나? 벗이라곤 없는 터니
오늘이란 붙잡아도 붙잡을 수 없는데다
친구와는 어디에서 함께 이웃할 수 있나 ?
내 인생이 이 같아서 이미 웃어볼 뿐이고
세상일도 탈 많은 채 괜히 제냥 봄 오리니
봄바람 속 홀로 서서 하늘에다 물으리라
“평생 다시 몇 번이나 눈물 나게 할 건가요?”
歲律其暮只今日 我思者誰無故人
今日苦留不肯駐 故人何處與爲?
吾生如此已堪笑 世事多端空自春
獨立東風問冥漠 百年能復幾霑巾
이행李荇, [세밑에 중열이 그리워[歲暮有懷仲說]]

세밑에는 누군가가 몹시 그리워진다. 이행은 자가 택지擇之이며 호는 용재이고, 박은은 자가 중열仲說이며 호는 읍취헌이다. 이 두 사람은 뛰어난 시인으로 우정이 각별하였다. 박은은 연산군 때 권세가를 비판하다가 26세의 나이에 사형을 당하였다. 이 시는 이행이 섣달 그믐날에 먼저 세상을 떠난 박은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 무상한 인간사와는 상관없이 유상한 저 자연은 다시 제 원리대로 운행되겠지. 그러나 봄이 온들 무엇하랴? 자네 없이 맞이할 봄인 것을……. 자네가 몹시 보고 싶은데 어찌할 방도가 없다. 세월은 붙잡을 수 없고 속절없는 봄은 저만 혼자 좋아라고 돌아오리라. 봄바람 속 홀로 서서 아득한 곳 그대 영혼이 있는 하늘에게 그냥 물어보리라. “백년 인생 다시 몇 번이나 눈물로 수건을 적시게 할 것인가?”라고.
'세밑에는 누군가 그리워' 중에서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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