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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 : 오치제를 바른 소녀

빈티 : 오치제를 바른 소녀

[ 양장 ] FoP 시리즈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6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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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16g | 114*189*14mm
ISBN13 9791159922695
ISBN10 115992269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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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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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후에 나는 표를 사서 근거리 왕복선에 탔다. 해는 이제 겨우 지평선에 빼꼼 돋아 오르려는 참이었다. 자리에 앉은 승객들 옆을 지나가면서, 쫑쫑 땋은 머리의 부숭부숭한 끝이 사람들 얼굴에 부딪히는 게 너무 의식이 되어 눈을 바닥으로 깔았다. 우리는 머리숱이 많은 편인데다가 더욱이 내 머리카락은 타고나길 굉장히 숱이 많았다. 큰이모는 걸핏하면 내 머리를 ‘오도도’라고 불렀다. 오도도 풀처럼 기세등등하고 무성하게 자라났기 때문이다. 떠나오기 직전에 나는 이번 여행을 위해 특별히 새로 만든 향기 좋은 오치제를 땋은 머리에 펴 발랐다.
--- p.22

탑승 보안 검사 줄에 서 있던 차에, 누가 머리카락을 훅 당겼다. 나는 뒤로 돌았고 한 무리 쿠시 여자들의 시선에 맞닥뜨렸다. 전부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내 뒤쪽 사람들 모두가 처음부터 다들 날 보고 있었던 것이다.
내 땋은 머리를 잡아당긴 여자가 자기 손을 보면서, 찡그린 표정으로 손가락을 비볐다. 그 여자의 손가락은 내 오치제가 묻어서 주황색이었다. 킁킁 냄새를 맡았다. “재스민 꽃 냄새 같은데?” 그 여자가 놀라서 자기 왼쪽 여자에게 말했다.
“똥이 아니야?” 한 명이 말했다. “똥 냄새가 난다던데, 똥이라서.”
“아니야, 틀림없이 재스민 꽃 냄새야. 그래도 냄새가 똥내처럼 독하긴 하네.”
“진짜 머리카락은 맞아?” 또 다른 여자가 손가락을 맞비비는 여자에게 물었다.
“몰라.”
“이런 ‘흙목욕꾼’ 족속들은 원래가 더러워.” 맨 처음 여자가 중얼거렸다.
--- p.29~30

나는 식탁에 앉아 우유를 주재료로 코코넛 조각을 넣어 만든 젤라틴질의 디저트를 한입 가득 만끽하며 헤루를 지그시 보고 있었다, 헤루는 나를 보고 있지 않은 참이었다. 나는 포크를 내려놓고 양손으로 내 에단을 들었다. 헤루가 옆에 있는 남자애와 이야기하는 걸 지켜보면서 에단을 만지작거렸다. 맛 좋은 크림 같은 디저트가 내 혀 위에 시원하게 녹아들었다. 내 옆에서 올로와 레미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자기들이 살았던 도시에 전해 내려오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물의 영처럼 흐늘흐늘한 목소리로 불러야만 하는 노래였다.
그러다 누군가 비명을 질렀고 헤루의 가슴이 쩍 벌어졌다. 헤루의 뜨듯한 피가 나에게 확 뿌려졌다. 헤루 바로 뒤에 웬 메두스가 서 있었다.
--- p.42~43

72시간 후, 나는 아직 살아 있었다. 하지만 먹을 것이 다 떨어지고 물도 아주 조금밖에 안 남았다. 나와 내 머릿속 생각들만 밖으로 탈출하지 못한 채 그 작은 방에 갇혀 있었다. 이젠 그만 울어야 했다, 수분을 잃어도 될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 화장실이 방을 나가야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아껴 모은 내 구슬 장신구들 담던 통을 써야만 했다. 이제 내가 가진 건 오치제가 든 단지뿐으로, 할 수 있는 한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해 오치제를 얼마큼은 써버렸다. 나는 걸어다녔고, 방정식을 음송했고, 만약에 목마름과 굶주림으로 죽지 않는다면 나 자신을 바쁘게 만들려고 신경질적으로 만들어냈다가 없애버리는 흐름들로 인해 불이 붙어 죽을 것이 틀림없다 생각했다.
--- p.60~61

“내 침은 우리 메두스들의 힘이다.” 그것이 말했다. “놈들이 우리에게서 빼앗아 갔지. 그건 전쟁 행위다.”
“제가 말한 대로 한다면 당신의 침을 되찾게 될 거예요.” 내가 얼른 말했다. 그랬다가 뒤에서 험하게 쿡 찌르는 느낌에 몸을 굳혔다. 뾰족한 것이 정통으로 내 뒷목 한가운데를 꾹 눌러오는 게 느껴졌다. 비명을 지르지 않으려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작전을 말씀드려.” 오크우가 말했다.
나는 빠르게 말했다. “조종사가 우주선을 무사히 착륙하게 해줄 거예요. 그러면 제가 여러분 중 한 명과 함께 밖으로 나가서 움자 대학행성 측과 협상할게요. 그 침을… 평화롭게 돌려받도록.”
“그렇게 하면 기습의 이점이 없어지지.” 족장이 말했다. “전략을 하나도 모르는군.”
“기습을 한다면 많은 수를 죽이겠지요. 그렇지만 그다음에는 그쪽에서 당신들을 죽일 거예요.”
--- p.104

죽음. 내가 집을 떠나온 그때 나는 죽었다. 나는 떠나기 전에 일곱에게 기도 드리지 않았다.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엿한 여자라면 다녀올 순례 길에 나선 적이 없었다. 나는 장차 어른 여자로서 우리 마을에 돌아가 그 일을 할 것을 틀림없이 믿었다. 나는 우리 가족을 떠나왔다. 나는 내 할 일을 다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터였다. 메두스. 메두스는 우리 인간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진정성이 있다. 명쾌하다. 결단력이 있다. 경계도 가장자리도 딱 떨어지게 선명하다. 그들은 명예와 불명예를 안다. 나는 그들에게 명예를 인정받아야 했고 그렇게 할 길은 오직 한 번 더 죽는 것뿐이었다.
--- p.108~109

인간 교수 몇 명이 서로 시선을 마주치며 클클 웃었다. 커다란 곤충 인간 한 명은 아래턱으로 짤깍짤깍 소리를 냈다. 나는 얼굴을 찌푸렸고, 콧구멍을 크게 부풀렸다. 지구에서 우리 부족 사람들이 쿠시 사람들에게 받던 것과 비슷한 취급을 받기는 이게 처음이었다. 사람들은 다들 거기서 거기다. 어디를 가든지. 이 교수들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 p.123

그날 밤에 나는 오치제를 만들었다. 섞은 다음 다음 날 하루 동안 강한 태양 빛에 널어 두었다. 나는 수업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날은 먹지도 않았다. 저녁이 되어 나는 기숙사로 가서 샤워를 함으로써 우리 민족 사람들이 좀처럼 하지 않는 일을 했다. 즉, 물로 씻었다. 물이 머리카락을 통해 얼굴로 줄줄 흘러내리게 한 채로 나는 울었다. 이것이 내게 남은 고향의 전부였는데 물에 씻겨 내려가서 이제 우리 기숙사 밖 나무들에게 밥이 될 도랑으로 흘러가는 참이었다.
--- p.13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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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네디 오코라포르는 장려한 미래담과 너무나도 멋진 판타지를 써낸다. 오코라포르의 세계들은 새로운 것들에 마음을 열게 하면서도, 항상 현실의 붉은 점토에 뿌리내리고 있다.”
- 닐 게이먼 (소설가)
“오코라포르의 글은 정말 빼어나다. 그리고 세계관을 구축하는 세부 사항들은 빈티가 속한 문화의 풍성함, 생물 우주선, 음악인 양 읽히는 수학을 포함하여 복합적이고 매력적이다.”
- 베로니카 로스 (소설가)
“『빈티: 오치제를 바른 소녀』는 매력 있고 멋진 우주의 아프로폴리탄을 그린 최고의 읽을거리다! 외계 모험담과 해묵은 아프리카인 관련 의제를 절묘하게 배합했다. 잊지 못할 책이다!”
- 와누리 카히우 (영화 감독)
“오코라포르의 글은 『빈티: 오치제를 바른 소녀』에서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도 더한층 아름다워졌다. 경제학적으로 날카로운 우아미를 지니며 여러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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