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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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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사는 남자

[ EPUB ]
김양희 | 가하 | 2013년 01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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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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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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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0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4.8만자, 약 4.9만 단어, A4 약 93쪽?
ISBN13 978896647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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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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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양희
필명 : 양희
8월 2일생. 사자자리, O형
네이버카페 ‘오아시스를 찾다’에서 활동 중.

출간작
『귀여운 아내』『11년의 그림자』『가슴에 사는 남자』『사랑을 만나다』『火요일의 남편』『이별의 계절』

출간 예정작
『어깨너머의 사랑』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라라라, 라라라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한 정윤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약속장소로 나오기 전 긴 생머리를 웨이브로 살짝 말아 올린 머리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원래 진한 화장을 즐겨하지 않아 연하게 하고 나온 화장까지 꽤 만족스러웠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워서일까?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왔다.
“이제 나가 볼까?”
끝으로 반짝이는 립글로즈를 입술에 살짝 바른 후 정윤은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마냥 그녀의 시선이 절로 그 남자에게로 향했다.
순간, 그녀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서더니 행복함이 넘쳐흐르던 정윤의 표정이 점점 우울하게 변했다.
“뭐야, 여자가 있었던 거야?”
화장실에 들어 갈 때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단 몇 분 사이에 웬 여자가 남자의 앞에 앉아 매혹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역시, 저런 남자에게 여자가 없을 리가 없어. 그래도 오늘만큼은 혼자였어도 되잖아. 역시 신은 오늘도 내 편이 아니었던 것이야.”
정윤이 그 크게 한숨을 내 쉬며 잔뜩 실망한 표정으로 영미를 쳐다보았다. 영미도 그들을 봤는지 자신에게 얼른 오라는 손짓을 해 보였다.
자리로 돌아가려면 그 남자를 지나쳐야 했다. 또다시 크고, 또 길게 한숨을 뱉어낸 정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발걸음을 다시 움직였다.
자리로 돌아가는 길이 왜 이리도 멀게만 느껴지는 건지. 멀게만 느껴지면서도 어느새 그녀는 그 남자의 자리 근처에 다다라고 있었다.
‘뭐야? 몸매만 죽이지 전혀 예쁘지도 않네. 흥!’
하지만, 속으로 혼자서 중얼거린 정윤의 말과는 달리 남자의 앞에 있는 여자는 끝내주게 예뻤다. 다만 그 여자에게 좋은 감정일 리가 없는 정윤이기에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더 이상 미련 갖지 말자, 나정윤.’
“당신 자리도 잊어버린 거야? 어디가?”
애써 미련은 떨쳐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그 남자의 자리를 지나칠 때였다. 갑자기 굵직한 음성과 함께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몸이 끌려가면서 의자에 풀썩 앉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게, 무슨…….”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해 죽을 맛이었다. 누군지 몰라도 잘 걸렸다는 마음으로 획하고 고개를 드는 순간 그녀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 굵직한 음성의 주인공은, 자신의 팔을 잡아당긴 주인공은 바로…… 그 남자였던 것이다!
그녀의 심장이 다시 한 번 제 멋대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왜? 그세 내가 지겨워진 거야?”
또다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정윤이 자신보다 더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 여자와 그를 한 번씩 번갈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저기…….”
그때였다. 그가 한 손으로 정윤의 얼굴을 움켜잡더니 그대로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밀어붙였다.
그것도 아주 화끈하고, 격렬하고 또 짜릿하게.
기욱의 혀가 살짝 벌어진 반짝이는 정윤의 입술사이로 과감하게 파고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마치 그 입술이 제 것인 마냥 그녀의 입안을 샅샅이 헤집고 다녔다.
너무 놀라서인 건지, 아니면 정말 첫 키스인 건지 전혀 움직임이 없는 그녀의 혀를 휘어 감아올리며 부드럽게 빨아들였다. 처음으로 맛보는 그것도 생전 처음 만난 여자의 입술을 너무 달콤했다.
그만 멈춰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이라도 더 그녀의 입술을 느끼고 맛보고 싶어 쉽게 놓아주질 못했다. 그리 짧지 않는 시간동안 그녀의 입술을 음미하고 있던 기욱은 맞닿은 얼굴 사이로 느껴지는 시선에 살며시 눈을 떠보았다.
역시,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는 격정적으로 키스는 하는 내내 눈을 아주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젠장! 이 여자 키스할 때 눈은 감아야 한다는 예의도 모르나?’
기욱이 속으로 작게 욕설을 뱉어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가 키스를 멈추었다. 그는 애써 미소를 만들어낸 얼굴로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볼을 살짝 튕겼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키스할 때는 눈 감아야지.”
귓가에 느껴지는 그의 뜨거운 숨결에 정윤은 생전처음으로 온몸에 스며드는 짜릿한 전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윤은 그가 자신에게 입술을 부딪쳐 왔을 때부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밀어내야 한다는 생각도 하기 전에 그의 물컹하고 뜨거운 혀가 자신의 입안을 가득 차지해 버렸고, 그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래서 미처 눈을 감을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이다. 너무 놀란 나머지 세차게 반응을 보이는 가슴과 함께 그녀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그저 그에게 입술을 맡겼다.
그렇게 기다리고 원했던 첫 키스를, 단번에 꽂히는 남자에게 고이고이 간직한 첫 키스를 예기치 못한 순간에 잃었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 그의 키스는 그녀의 이성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또한 비록 키스에 대해 전혀 경험이 없는 그녀였지만, 그가 환상적으로 키스를 잘 한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입술이 떨어져 나간 순간엔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그의 키스는 끝내줬다.
정윤은 이 남자가 자신에게 무슨 생각으로 키스를 퍼부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분명 그와 함께 있는 여자를 본 후, 자신은 첫 눈에 반한 이 남자에게 향하는 미련을 떨쳐버리려고 했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자신에게 스스로 걸어 들어 온 건 눈앞에 있는 이 남자였고, 이 순간만큼은 신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더욱 이 남자를 고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 내가 언제 또 이런 남자와 키스를 해보겠어. 안 그래? 한 번만,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정윤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그의 입술을 느껴보고 싶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가 찢어질 것 같은 눈으로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또 영미가 경악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정윤의 시선은 오로지 그의 얼굴에만, 그것도 입술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녀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긴 건지 스스로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손을 들어 자신을 빤히 응시하고 있는 그의 두 볼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거침없이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밀어붙였다. 물론, 방금 전 그가 귓가에 속삭인 대로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이다.
정윤이 수줍게 혀를 내밀어 그의 닫힌 입술을 두들겼다. 그러자 기욱이 ‘제법인데.’ 하는 표정으로 기꺼이 입술을 벌리며 그녀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는 입술과 함께 자신의 입 안으로 들어온 그녀의 혀를 반갑게 맞이하며 힘껏 빨아 당겼다.
“으음…….”
정윤의 입술 사이로 짤막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기욱은 그녀가 좀 전처럼 눈을 뜨고 키스를 하는 것인가 확인해 보기 위해 약간 눈을 떴다.
이번에도 뜨고 있다면 분명 이 여자는 키스할 때 눈을 뜨고 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그러나 그건 아닌지 그녀의 눈은 꼭 감겨 있었다.
왠지 모를 만족함에 그의 눈가에 잠시 웃음이 스쳐지나갔다. 그것도 아주 잠시. 뜨고 있던 눈동자에, 바(bar)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손님들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보았다.
더 이상 다른 이들에게 볼거리를 연출하고 싶을 생각이 없는 기욱은 그녀의 입술에 짧고 강한 입맞춤을 끝으로 키스를 마무리지었다.
“나머지는 나중을 위해 아껴두자고.”
기욱의 엄지손가락으로 정윤의 볼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기욱 씨…….”
넋이 나간 채로 그의 얼굴을 바라보던 정윤은 바로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음성에 의해 잃었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머!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사람들도 많은데서 키스에 이성을 잃다니…….’
고개를 움직여 주변을 살핀 정윤은 얼굴을 찡그리며 표 나지 않게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와 키스를 나눈 건 후회하지 않았다. 다 자신이 원하고 바랐던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에 집중되었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불에 덴 듯 화끈거렸고, 창피함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맞다, 영미!’
그제야 친구의 존재를 기억해 낸 정윤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영미가 있는 자리를 쳐다보았다.
영미 역시 경악한 얼굴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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