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사가 와서 무언가 글을 쓰라고 한다. 나는 요즘 머릿속이 비어 있어 여러분들에게 말해줄 것이 없다. 하지만 꼭 쓰라고 하니 어쩔 수가 없다.
--- 본문 중에서
자신감이 강할 때는 남이 그것을 깨부수고, 자신감이 약할 때는 자기 스스로 그것을 깨부순다. 차라리 남에게 깨부수어질지언정, 스스로 깨부수지는 마라.
--- 「우견수칙」중에서
타인은 결코 자기보다 훨씬 뛰어나지는 않아. 또한 결코 자기보다 훨씬 뒤떨어지지도 않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나는 이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있네. 그걸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네.
자네, 약한 소리를 하면 안 되네. 나도 약한 남자이지만 약한 대로 죽을 때까지 해볼 것이네. 하고 싶지 않더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자네도 마찬가지야.
--- 「서간」중에서
우리는 분명 평지 위에 점점이 뿌려진 인간들이다. 장기의 말처럼 차곡차곡 쌓아올 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남의 어깨 위에 올라타는 것은 무례한 짓이다. 또 위험한 일이다. 그리고 남의 발을 내 어깨 위에 올리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또 화나는 일이다. 어느 쪽이 됐든, 등급과 서열을 매겨 한 줄로 세워야 할 일이라고 는 할 수 없다.
--- 「잡지 『태양』의 명가 투표에 대해」중에서
나는 박사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사가 아니면 학자가 아니라는 식으로 세상 사람 들이 생각하게끔 박사에 가치를 부여한다면, 학문은 소수 박사들의 전유물이 되어 몇 안 되는 학자적 귀족이 학문의 권리를 장악하게 되는 동시에, 그 선택을 받지 못한 학자들 은 완전히 홀대를 받게 된다. 그 결과 나쁜 폐해가 속출하게 될까 나는 대단히 염려스럽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에 아카데미가 있는 것조차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 「박사 문제의 전말」중에서
나는 타인의 존재를 그만큼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타인에게 그만큼의 자유를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이 내켜하지 않으면, 아무리 내가 수치스러움을 느끼는 일이 있어도 절대로 도움을 부탁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개인주의의 외로움입니다. 개인주의는 사람을 목표로 하여 입장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하고 태도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홀로 외톨이가 되어 외로운 기분이 듭니다.
--- 「나의 개인주의」중에서
안달해서는 안 되네. 머리를 나쁘게 써서는 안 되네. 끈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게. 세상은 끈기 앞에서는 머리를 숙이지만, 불꽃 앞에서는 한순간의 기억밖에 주지 않는 법이네. 낑낑대며 죽을 때까지 밀어야 하네. 오로지 그것뿐이네. 절대로 상대를 속여서 그것을 밀어서는 안 되네. 상대는 그 뒤로도 얼마든지 줄줄이 나타나기 때문이야. 그리고 우리를 고민에 빠트리지. 소는 초연히 밀고 간다네. 무엇을 미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지. 인간을 미는 것이네. 문사를 미는 것이 아니네.
--- 「서간」중에서
나는 박사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사가 아니면 학자가 아니라는 식으로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게끔 박사에 가치를 부여한다면, 학문은 소수 박사들의 전유물이 되어 몇 안 되는 학자적 귀족이 학문의 권리를 장악하게 되는 동시에, 그 선택을 받지 못한 학자들은 완전히 홀대를 받게 된다. 그 결과 나쁜 폐해가 속출하게 될까 나는 대단히 염려스럽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프랑스에 아카데미가 있는 것조차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 「박사 문제의 전말」중에서
교복의 단추가 놋쇠라는 것을 알면서도 황금이라고 고집부리던 시절이다. 놋쇠는 놋쇠라는 걸 깨달았을 때, 우리는 교복을 벗고 맨몸으로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시키는 피를 토하며 신문쟁이가 되었고, 나는 적당히 타협하며 서쪽 지방으로 도망쳤다. 우리의 세상은 우리에게 위태위태했다. 위태로움의 끝에 시키는 결국 백골로 변했다. 이제는 그 뼈도 썩고 있다. 시키의 뼈가 썩어가고 있는 지금, 소세키가 교사를 그만두고 신문쟁이가 되리라고는 아마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 「교토의 저녁」중에서
마흔을 넘긴 남자, 자연 속으로 사라지기를 바랐던 남자, 내세울 만한 과거도 없는 남자에게 이 바쁜 세상이 이렇게까지 시간과 노력을 친절하게 베풀어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병으로 되살아남과 동시에 마음으로 되살아났다. 나는 병에 감사했다. 또한 나를 위해 이렇게 노력과 시간과 친절을 아끼지 않은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부디 선량한 인간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 「생각나는 것들」중에서
밖에 나가 웃는 내 얼굴을 거울에 비춰 보면, 또 그 웃음 속에서 살벌 한 기운으로 가득한 나를 발견하면, 또 그 웃음에 뒤따르는 무시무시한 뱃살의 파도와 등의 땀방울을 상상하면, 그리 고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이런 필사적인 노력을 평생 계속해 야 한다는 괴로운 사실에 생각이 미치면, 우리는 신경쇠약 에 빠질 만큼 정력을 소모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구나,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 「생각나는 것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