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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론의 주체적 수용과 한국 현대문학

문학이론의 주체적 수용과 한국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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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74쪽 | 153*224*30mm
ISBN13 9788968496677
ISBN10 8968496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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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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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한국의 근대적인 문학 양식은 서구적인 문학이론의 수용 과정에서 형성되고 성숙해졌다. 1918년 『태서문예신보』에서 김억과 황석우가 프랑스 상징주의 시와 시론을 수용하면서부터 시작된 외국의 문학작품과 문학이론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번역 소개되면서 한국문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1980년대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루카치나 골드망, 알튀세르 등의 리얼리즘이론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1989년 현실사회주의가 몰락하면서부터는 거대담론이 무너지고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후기산업사회의 문화적 징후가 이 좌파적 이념의 공백 상태를 메우면서 우리 문학계를 풍미하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학계에서는 조심스럽게 반-세계주의의 좌파 및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을 위한 이론적 근거로 프랑스의 후기구조주의의 사상이 수용되었다. 1997년 IMF를 경험하고 2001년 9·11테러를 목격한 이후에는 ‘몫 없는 자’들을 위한 ‘윤리’의 문제가 제기되어 알랭 바디우, 조르조 아감벤, 자크 랑시에르, 한나 아렌트, 슬라보예 지젝 등이 수용되고 있다. 이들의 수용 과정에서 벤야민을 주목하게 되고,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그의 사상과 문학이론이 활발하게 수용되었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그의 이론이 적용되거나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외국 문학이론의 수용이 얼마나 주체적이었는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물론 ‘외국 문학이론의 주체적 수용’이라는 말은 자칫하면 한국문학(이론)이라는 주체가 있고 그것의 밖에 있는 이질적인 외국이론이라는 타자를 한국문학의 정체성이나 전통에 비추어 필요하고 유익한 것만을 선별적으로 덧보탬으로써 한국문학의 이론을 보강하거나 풍요롭게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럼에도 굳이 ‘주체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수용’이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 수용은 그대로 옮겨오는 ‘이식’과는 달리 양쪽의 논리가 상호작용을 거친 다음 역사적 ‘현재성’으로서의 ‘지금-여기’가 처해 있는 제 현상의 내적 본질을 설명하고 나아가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너무나 다양한 서구의 문학이론이 수용되어 마치 이론의 전시장 같다. 외국의 문학이론이 하나의 유행처럼 전시되다가 때가 지나면 다른 이론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터져 나온 것이 2009년 『창작과비평』에서 전개된 황정아와 서동욱의 ‘외국이론 수용의 문제’에 대한 논쟁이다. 황정아는 ‘윤리’와 관련하여 당시 많이 거론되는 두 외국 이론가, 알랭 바디우와 조르조 아감벤이 국내 비평가 세 사람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다루어지는가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황정아가 보기에 이들의 ‘윤리’ 비평은 “상당히 급진적인 수사를 동반하는 데 비해 치밀한 점검을 생략하고 해당 이론가 스스로가 강조한 주장을 덮어버린 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들이 예전 ‘거대담론’의 문학적 변형인지 변명인지, 혹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모색인지 회피인지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려가 아니라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우리 비평이 개념과 사유의 진화 가능성에 좀 더 열려 있어야 하며, 이제 ‘상수常數’가 된 외국이론들을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때로 맞부딪치게 몰아세우기도 해야 ‘윤리’에 관해서건 ‘정치’에 관해서건 우리의 비평담론이 더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황정아가 제기한 외국이론의 수용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복잡하고 섬세한 외국이론을 1980년대식 마르크스주의적 거대담론으로 수렴시키는 비평의 안일함과 “외국이론들을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때로 맞부딪치게 몰아세우기도” 하는 성실한 독해와 비판적 이해의 미흡함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서동욱은 똑같은 방법으로 반론을 제기한다. 서동욱이 보기에 황정아야말로 외국이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디우와 아감벤을 통해 ‘윤리’를 이야기하면서 “이들과 전혀 다른 태도로 접근한 지젝을 참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지 모른다”는 처방은 황정아의 자가당착이라는 논리이다. 서동욱의 반론 태도와 논점은 “공부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서로 이야기해보는 것은 늘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근거 없는 비판이 이 일에 개입한다면 우리가 방황해야 될 우회로는 쓸모없이 더욱더 길어질 것이다.”라는 점에 놓여 있다.

이 논쟁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누가 더 외국이론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엥겔스가 마르크스 사후에 생산관계의 물적 토대인 하부구조와 상부구조를 단선적으로 일치시키는 마르크스주의의 속류화를 막기 위해 노력한 것도 이론의 정확한 이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외국 문학이론의 수용도 이러한 속류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복잡한 라캉의 이론을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라는 단선적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문학연구에 적용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같은 문학이론의 단순화와 속류화는 문학연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하나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기분 좋은 도구상자’에서 이것저것 속류화된 외국이론들을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사용하면 자칫 문학현상들의 미세한 차이를 왜곡할 우려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외국 이론을 수용할 때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방법을 그대로 한국문학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헤롤드 블름이 말하는 ‘창조적 오독’이나 슬라보예 지젝이 말하는 ‘생산적 오해’를 통해 외국이론을 ‘비역질’함으로써 연구자 자신만의 독자적인 이론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가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외국 문학이론의 수용은 가능한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한국문학의 현실에 ‘밀침’으로써 독특한 들뢰즈식의 ‘괴물’을 생성해내는 것이라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벤야민의 문학이론을 중심으로 외국 문학이론의 주체적 수용에 대한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벤야민 문학이론의 수용 과정이 한국의 시대적 상황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그 문학이론의 핵심이나 본질은 무엇인지, 그것의 수용이 얼마나 적합성을 지니고 한국문학에 새로움으로 기능하고 또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벤야민 문학이론의 수용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밝히고자 한다.

2. 벤야민의 수용 과정

벤야민의 글쓰기는 자신의 ‘삶과 생명의 그래픽 공간’을 지도 위에 그리는 ‘지도 그리기’에 해당한다. 자신의 삶 전체를 글쓰기를 통해 텍스트에 펼침으로써 시간을 공간화한 것이다. 벤야민에게는 글쓰기가 곧 삶이고, 삶이 곧 글쓰기였다. 마치 『천일야화』에서 세헤라자데가 이야기하기를 통해 죽음을 유예하였듯이 벤야민은 삶의 파탄을 유예시키기 위해 사유 이미지의 글쓰기를 온몸으로 시도했다. 몇몇 저술을 빼고는 거의 모든 저작이 세계를 해석하거나 변혁하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해체해서 다시 조립하는 몽타주의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포리즘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 그의 몽타주적 글쓰기는 자본주의적 삶의 파탄을 알레고리적으로 해체 구성하여 그 속에 메시아적 구원을 표현하려고 하였다.

그가 1912년부터 1940년까지 500여 편이 넘는 글을 썼지만 그의 생전에 출간된 단행본은 겨우 5편에 불과하다. 그의 이론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아도르노 부부에 의해 편집되어 독일 주어캄프출판사에서 『선집』 두 권을 출간한 1955년부터이다. 1972년부터 1989년까지 『전집』 7권이 출간되면서부터 그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베른트 비테·안나 스튀시·빈프리트 메닝하우스·마를렌 스퇴셀 등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특히 롤프 테디만이 편집해서 『파사젠베르크』를 간행한 1982년 이후부터는 영미권의 학자들, 테리 이글턴·한센·앤드루 벤야민·수잔 벅-모스·베르너 하마허·그램 질로크·사무웰 웨버 등에 의해서 활발하게 수용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그의 사상이 슬라보예 지젝·조르조 아감벤·알랭 바디우·자크 랑시에르·지그문트 바우만·데이비드 하비·수전 손탁·프레드릭 제임슨·주디스 버틀러 등에 의해 거듭 언급되고 수용되면서 오늘날에는 ‘벤야민 커넥션’이라 불릴 만큼 문학·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벤야민의 열풍이 불고 있다.

벤야민의 문학이론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79년 차봉희에 의해서이다. 그리고 이어서 차봉희는 벤야민의 저작들을 편역해서 『현대사회와 예술』(문학과지성사, 1980)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 또 1983년에는 반성완이 편역한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민음사)이 간행된다. 여기에는 벤야민의 중요한 저술들이 대부분 소개되었다. 1980년대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대인지라 우리 사회를 진단해서 사회의 본질을 밝히는 ‘재현적 진실’과 ‘전형의 창조’를 통해 미래에 대한 전망을 동시에 형상화하려는 루카치 계열의 리얼리즘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벤야민의 수용도 리얼리즘의 경직성을 보완하려는 태도에서 벤야민의 문학이론을 프랑크프루트학파 이론 중의 하나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서구적 미학주의를 표방한 김현은 『문학사회학』(문학과지성사, 1983)에서 벤야민의 이론이 정치적 행위와 문학적 행위가 합치되는 외적 표현 행위인 ‘예술의 정치화’를 추구한 것으로 인식하고, 여기에서 ‘혁명적인 에너지’를 발견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인식 태도는 허창운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는 『생산자로서의 작가』(1934)에만 의존하여 『현대 문예학 개론』(서울대출판부, 1986)에서 벤야민의 문학이론을 제2장 5절 ‘마르크스주의와 문학’에서 다루면서 벤야민을 “문화기구들과 생산수단들의 발전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이러한 연관관계들을 유물론적으로 분석하는 일이 불가능함을 분명하게 해준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른 리얼리즘논자들도 벤야민을 ‘변혁’의 이론적 근거로 수용하고 있다.

1990년대에 오면 거대담론이 쇠퇴하면서 벤야민의 수용은 훨씬 유연해진다. 1992년에 『베를린의 유년시절』(솔)이 박설호 편역으로 소개되었다. 그 후 포스트모더니즘이나 후기구조주의에 밀려 벤야민의 이론은 13년 동안 번역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벤야민의 저작이 본격적인 번역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이다. 이 해에 『아케이드 프로젝트』(새물결)가 조형준에 의해 번역되었고, 또 김남시에 의해 『모스크바 일기』(그린비)가 번역되었다. 2007년에는 최성만이 주도적으로 도서출판 길에서 『발터 벤야민 선집』을 전 15권으로 기획하고 지금 현재 9권이 출간된 상태이다. 그리고 『독일 비애극의 원천』(최성만·김유동 옮김, 한길사, 2009)과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심철민 옮김, 도서출판b, 2013)이 번역 출간되었다. 아직도 벤야민의 저작은 카프카에 대한 글들, 브레히트와 유물론에 관한 글, 『독일인들: 일련의 편지들』을 포함한 많은 편지글들, 도시 이미지와 미학 관련 에세이들이 번역 소개되지 않고 있다. 벤야민의 저작들에 대한 정확한 번역작업이 모두 이루어져야 그의 사상과 이론에 대한 수용의 전제조건을 갖추게 될 것이다.

벤야민의 저작에 대한 번역과 함께 그의 사상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담은 저술들도 번역되었다. 중요한 것만을 연대순으로 살펴보면, 베르너 풀트의 『발터 벤야민: 그의 생애와 사상』(이기식·김영옥 옮김, 문학과지성사, 1985)을 필두로 베른트 비테의 『발터 벤야민』(안소현 옮김, 역사비평사, 1994 ; 윤미애 옮김, 한길사, 2001), N. 볼츠·W. 라이엔의 『발터 벤야민: 예술, 종교, 역사철학』(김득룡 옮김, 서광사, 2000), 게르숌 숄렘의 『한 우정의 역사: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최성만 옮김, 한길사, 2002), 그램 질로크의 『발터 벤야민과 메트로폴리스』(노명우 옮김, 효형출판, 2005), 수잔 벅-모스의 『발터 벤야민과 아케이드 프로젝트』(김정아 옮김, 문학동네, 2005), 몸메 브로더젠의 『발터 벤야민』(이순예 옮김, 인물과사상사, 2007), 테리 이글턴의 『발터 벤야민 또는 혁명적 비평을 향하여』(김정아 옮김, 이앤비플러스, 2012), 에르트무트 비치슬라의 『벤야민과 브레히트: 예술과 정치의 실험실』(윤미애 옮김, 문학동네, 2015) 등이 있다. 이러한 벤야민에 대한 소개와 연구서들은 벤야민 수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서 벤야민의 사상과 이론에 대한 개론서는 2009년에 출간된 권용선의 『세계와 역사의 몽타주,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그린비)와 신혜경의 『벤야민 & 아도르노: 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김영사)이 처음이다.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벤야민의 사유체계를 탐색한 권용선에 따르면 궁극적으로 벤야민에게 중요했던 것은 판타스마고리아의 세계(꿈)에서 벗어나(혹은 깨어나) 자기 자신과 시대를 ‘각성’하는 것, 그것을 통해 ‘혁명’의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신혜경은 벤야민과 아도르노의 미학사상을 비교하면서 그들의 대중문화에 대한 시각의 차이를 통해 대중문화가 인류의 야만 상태를 구원할 수 있는가를 탐색하였다.

벤야민의 사상과 이론을 전체적으로 다룬 것은 2010년에 출간된 『발터 벤야민 모더니티와 도시』(라움)가 처음이다. 벤야민의 이론을 3부(1부 도시, 파사주 프로젝트, 정신분석 ; 2부 바로크 비극, 초현실주의, 보들레르 ; 3부 예술철학, 역사철학, 사회)로 나누고 10명의 연구자(노명우, 홍준기, 강재호, 볼파르트, 김동훈, 남인숙, 김영옥, 하선규, 고지현, 심혜련)가 각각 하나의 주제를 잡고 그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벤야민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강수미의 『아이스테시스: 발터 벤야민과 사유하는 미학』(글항아리, 2011)이다. 그는 일차적으로 ‘벤야민의 전체 사유 구조와 방법론에 대한 지도 그리기’를 목적으로 삼아서 벤야민의 이론적 성과와 한계를 짚고, 나아가서 현재 여러 학문 및 이론들과의 교차 논의를 통해 동시대의 미학에서 벤야민 이론을 생산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지점을 제안하려고 하였다.

최문규는 『파편과 형세 - 발터 벤야민의 미학』(서강대학교 출판부, 2012)에서 사물의 조각, 아포리즘 형식, 이미지적 사유 등과 관계하는 것으로 일종의 형식 개념인 ‘파편’과 이념적·사상적 측면의 ‘형세’(성좌)가 벤야민의 모든 저작의 원리라고 판단하고 대체로 소개하는 차원에서 그의 사상과 이론을 10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조효원은 『부서진 이름(들) (발터 벤야민의 글상자)』(문학동네, 2013)에서 벤야민의 언어철학과 정치신학이 만나는 지점을 파고들었다. 벤야민의 초기 언어철학이 카를 크라우스, 프란츠 카프카 등과 만나 메시아주의적 사유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밝히고 있다.

최성만은 벤야민 저작의 주 번역자답게 『발터 벤야민 기억의 정치학』(길, 2014)에서 벤야민의 저작을 시기별로 5개의 장으로 나누고, 각 시기의 개별 저작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해석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가 해석한 벤야민의 구상은 정치를 심미화하는 전체주의 국가와 대중에게 표현할 권리만을 부여한 채 신체와 정신을 눈멀게 하는 전쟁과 시장에 동원하는 그런 체제에 맞서 이 대중을 스스로 깨어나게 하는 ‘예술의 정치화’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일이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문광훈은 벤야민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독자적 해석과 관점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가면들의 병기창 - 발터 벤야민의 문제의식』(한길사, 2014)에서 벤야민의 사유방식을 ‘해체구성의 변증법’으로 규정하고, 그의 사유공간은 “세상과 대결하기 위해 예술이라는 무기를 벼리는 곳이고, 그의 글 전체는 예술의 이 저항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병기창”으로 인식한다. 그는 벤야민의 문제의식을 일곱 가지로 보고 있다. 그의 사유가 첫째 전적으로 새롭다는 점, 둘째 이 새로움 속에서 신화적 굴레를 타파하면서 지식을 구제하려 한다는 점, 셋째 그러나 이때의 언어는 투명하되 신학적 초월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점, 넷째 그것은 세속적 구제 또는 현세적 쇄신을 꾀한다는 점, 다섯째 이런 쇄신을 위해 그가 의지하는 한 출구가 바로 예술이라는 점, 여섯째 그는 예술에 기대어 세계의 이율배반과 싸운다는 점, 일곱째 그러나 이 사유는 기이하게도 급진적이면서 동시에 온화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4부로 나누어 살피면서 벤야민 이론의 현재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벤야민의 저작들이 대부분 번역되어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번역서를 바탕으로 믿을 만한 안내서나 개론서가 상당수 간행되었다. 그리고 그의 사상과 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담은 저술이 꾸준하게 출간되고 있다는 점에서 벤야민 수용의 예비 작업은 마무리되어 간다고 할 수 있다.
--- 「벤야민의 문학이론과 한국문학」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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