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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34g | 146*206*12mm
ISBN13 9791156624219
ISBN10 115662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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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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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아무리 애써도 손닿지 않는 ‘그곳’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정확히 어느 위치인지 알 수 없고, 크기를 확인할 수도 없었지만 ‘그곳’은 분명히 있었다. 아무리 애써도 자기 힘으로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었다. 그 자리를 생각하면 외로움이 몰려왔다. 처음에는 ‘손이 닿지 않는 그만큼’인가 싶었는데 외로움은 점점 등 뒤로 번졌다. 누군가 캄캄하고 누런 곰팡이처럼 번지는 외로움을 막아줬으면 했다.
--- 「팔로우」중에서

“바다를 본 적 없다고 해도 어딘가에 바다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마음에 드냐? 응? 여기에도 네 이름을 달았다.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하다.” 규만의 목소리가 떨렸다. “사람들이 얼마나 보겠느냐고? 찾아주기나 하겠냐고? 쓸데없는 짓이 아니야. 아저씨는 바보가 아니다. 분명히 보는 사람이 있고, 또리를 아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곧 정보를 공유해 줄 거다.” 규만은 소년이 아주 멀리 있는 것처럼, 소년 아닌 다른 이에게 말하는 것처럼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아침을 먹으러 가자. 따뜻한 국물을 먹자. 비, 기죽으면 안 돼. 알았냐? 알았느냐고?”
--- 「비 인터뷰」중에서

사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미지로만 존재하죠. 한 장의 사진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도록 해보세요. 열이면 열 모두 다르게 말합니다. 좋은 사진, 좋지 않은 사진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즐기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은 노동이 아니라 유희거든요.
--- 「가까운 그리고 시끄러운」중에서

나는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지에서의 선택과 책임에 대해 생각했다. 그곳에서는 진실이든 거짓말이든 일상의 무게보다 가벼울 것 같았다.
--- 「완벽한 날들」중에서

가족들의 생활을 살피고 과거를 더듬는 대화는 우리 세대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루를 살고, 또 하루를 살아내는 일에만 전력했다.
--- 「눈꽃엔딩」중에서

생각은 엉켜버린 실뭉치. 생각은 끝없이 하늘로 열린 창. 생각은 머릿속에서 뭉게뭉게 피어나는 연기. 생각이 많은 사람의 머리는 뽀송뽀송 말라 있지 않고 물기에 젖어 있다. 생각에 집착하는 사람은 캄캄한 동굴에 산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홀로 있기 위해서. 그런 사람들은 혼자 두면 안 되었다. 여기까지 와서 명랑하게 떠들어대는 사람을 가장 경계했다.
--- 「기억전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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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재은의 소설적 상상력은 두 사람의 이상한 우정이 시작되는 순간을 그들 사이의 알지 못할 맥락 안에 놓아두는데, 이 개방과 관대가 이재은이 소설에서 인물을 맞아들이는 자세이고 태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이들 두 사람 모두 공인된 사회적 소통의 회로 바깥에서 자신들의 진실과 언어를 구하는 존재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 정홍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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