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대기업에 입사한 김씨. 입사한 뒤 처음으로 회의 시간에 프레젠테이션을 맡게 되었지만 그에게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악몽으로 남아 있다. 며칠 밤을 고생하며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드디어 결전의 날, 그는 심호흡을 하며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진지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발표에 집중하다 보니 이내 떨리는 마음은 사라지고 진행은 순조롭게 이어졌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된 그때 회의실 프로젝션을 가득 채운 메신저 대화창이 열리더니, “오빠, 사랑해♡♡♡ 보고 시퍼∼∼” 아뿔싸. 자신의 컴퓨터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데 메신저 로그아웃을 깜빡 잊었던 것. 한창 진지했던 회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돌변했다. 다행히 팀장님이 실소를 터트리며 대충 분위기를 수습했지만 사회 초년병인 김씨에게 그날의 경험은 최고 아찔했던 순간으로 남아 있다.
시험지에 이름이 없다? 사명, 브랜드명을 잘 챙겨라
반도체 대기업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씨. 그는 꿈에 그리던 첫 부서로 메모리반도체사업부에 배정받았다. 그곳에서 그는 컴퓨터 등에 장착하는 메모리 모듈 설계 업무를 맡았다. 메모리 모듈이란 데이터 저장 용량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메모리반도체를 모아 놓은 장치를 말한다. 보통 메모리 모듈 하나를 개발해 양산하고 상품화하는 데 무려 6∼7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상품화 기간은 물론, 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드는 비용도 ‘수억 원’이 든다는 설명에 그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첫 업무인 만큼 조직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해 열심히 움직였다. 메모리 모듈 설계에 실수가 없도록 꼼꼼하게 체크하고 또 체크했다. 그 결과, 선배들로부터 “제품을 검사해 보니 속도와 기능 등 모든 면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훨씬 앞선다”며 칭찬을 들었다. 어깨가 으쓱해진 이씨. 하지만 이런 기쁨도 잠시였다.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려는 찰나 한 선배 연구원이 와 다급하게 말하길, “어, 뭔가 빠졌는데?” 그 즉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달려와 어떤 결점이 있는지 파악에 나섰다. 갑자기 한 선배의 외침이 들려왔다. “야! 메모리 모듈에 기업 로고가 빠졌잖아. 로고가 없으면 어떻게 제품을 팔아? 담당자 누구야!? 순간 모든 시선은 이씨에게 모아졌다. 그의 몸은 순식간에 꽁꽁 얼어붙었다. 결국 이씨 때문에 메모리 모듈에 로고를 새기고 신뢰성 검사를 다시 거치느라 상품화하는 데 두세 달이나 늦어졌다. 그때부터 회사에서는 제품에 로고가 들어갔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공정이 새로 생겼다고 한다. 이씨도 그날 일로 제품에 로고가 박혀 있는지 만큼은 꼭 확인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40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돌이켜보면 하찮은 일, 짜증나는 일일지라도 최선을 다할 때 상사에게 인정받고 발탁되는 기회가 많았다. 반면에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지?’라고 불평과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나도 신입사원 때 복사만 했던 적도 있었지만 ‘복사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열심히 해서 CEO가 될 수 있었다. '신입사원 필살기'는 신입사원으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는 길을 넘어 성공으로 가는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승한(홈플러스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