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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사람 냄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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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130*210*20mm
ISBN13 9798968178139
ISBN10 896817813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詩는 인간들의 수다를 멈추게 하고, 잠깐 동안의 휴식에서 침묵이 흐르면서 생산되는 문학예술이다. 수필(散文)은 말(수다)에서 만들어지고, 시(韻文)는 침묵에 비껴가면서 태어난다고 했다.
좋은 작품은 언제나 침묵을 머금으며 잉태되는데, 침묵은 소리의 멈춤이 아니라, 생각을 가다듬는 중간 휴식이다. 피부에 와 닿는 글은 행간(行間)마다 새겨진 침묵을 독자들이 찾아가는 것이리라.
책을 읽는 것은 작가의 말이나 생각을 듣는 행위이기에 그 생각 속으로 들어가 조용히 음미하면서 자기 생각과 접목시키는 것이 독자의 행위다.
2011년 이후 8년 동안 미흡한 감정으로 발표해왔던 작품들이지만 지인 그리고 독자 여러분에게 감흥을 일으키는 힘이 미약하거나, 생각하는 공통분모가 달리했을 때, 작품으로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모든 글은 깊음의 차이에서 흥미가 일깨워진다고 했는데, 그 깊음이 재미를 유발해주면 졸작을 면해가는 길이 되련만, 아련한 기대로 남을 것을 알면서도 그 길로 통하기를 기원해도 괜찮을는지 모르겠다.
--- 「머리말」중에서

하늘의 별만큼은 아니더라도
끈적거릴 만큼의 오랜 세월을
곁에 있어 준 친구여
손때 묻은 사연까지 엮어
질긴 끈으로 이어 온 그대를
내 진정 잊지 못하리라.

그대는 다정하지 못한 나에게
우정이 무엇인가를 깨우쳐 주었지
지인들이 나름의 사연을 안은 채
말도 없이 떠나는데도
그대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옆에 있어 주었네그려.

삶을 마칠 때까지 잊지 못할 친구여.
--- 「그대는 진정한 친구였노라」중에서

얼굴을 때리는 에어컨 바람이 거슬린다.
나뭇가지를 흔들리게 하는 바람이라면
가슴이라도 후련하련만.
지금의 세상을
오롯한 눈으로 바라보고 싶어서
오늘도 생각을 토닥거려본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서도
가끔은 차가움을 느낄 때가 있었다.
그럴 적마다 동공이 흔들리는 것은
생각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었으리라.
사람들은 때로는 별거 아닌 말장난에
실눈으로 사나운 감정을 나타내더라.

이런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한 장면일까.
--- 「그럴 적마다」중에서

큰소리로 세상에 신고를 한 날은
내 의지와는 상관이 없지 않았던가.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일들이
분수에 넘치도록 쌓여 가는데
어느 날이던가 문득
삶이란 고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먼.

훌훌 털고 나그네처럼 살 수는 없을까.
누군가 왜냐고 물어온다면
거미줄에 퍼덕거리는 곤충신세 같아서
그런다고 말하리다.

인생은 어차피 나그네라는데
오장육부도 온전한 나그네였으면 한다.
--- 「나그네 세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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