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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시첩, 촛불의 꿈

비시시첩, 촛불의 꿈

다시 시인선-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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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46쪽 | 130*205*20mm
ISBN13 9791196262785
ISBN10 1196262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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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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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이 막혀 버린 날
구름이 갈 길을 멈추고
새들도 울지 않았다
나는 그날
어머니가 삶은 가난한 감자를 먹고 있었다
청아하던 강물 소리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눈물에 덮인 감자 한 덩이
꺼이꺼이 소리 내어 울었다
물길은 점점 차올라
마당을 묻고 마루를 묻고
마침내 지붕까지 묻었다
묻히는 아픔에 나는 울었다
아버지 어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형 누나 동생 친구들 모두 울었다
산목숨은 살아야지
산 입에 거미줄 치랴며
짐을 싸는 아버지의 굽은 등 위로
슬픔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떠나는 사람들의 어깨도 처졌다
묻힘의 아픔 떠남의 슬픔이
먼지 나는 신작로에서 울었다
--- 「묻힘의 아픔, 떠남의 슬픔」중에서

인덕원에 있는 제주 흑돼지 전문점 돈사돈에서
버얼건 연탄불에 먹음직스런 오겹살을 구우며
그가 울부짖었다
문학은 죽었어 문학의 시대는 갔어
지글지글 타들어 가는 한탄이
뜨거운 연탄불 위에서 두 번 죽을 때
새로 나온 도수 낮은 소주
잔은 더 빨리 비워지고
취하는 속도는 예나 지금이나 같은데
그의 목소리는 아주 빠르게 탁해지고 있었다
시를 우습게 알고 소설을 읽지 않는 시대
죽은 사회에서 우리는 무얼 하나
분노의 잔과 잔이 부딪치고
핏대 높이는 목소리에 놀라
연탄불 더 붉게 타오를 때
어디 문학이 시와 소설뿐이더냐
밥딜런도 노벨문학상 받았는데
노벨문학상을 거부하는 문인도 있지 않은가
값지기로야, 받아 줘서 고마운
언저리문학상이 훨씬 낫지
버티고 살아 내는 것 자체가 문학 아니냐
등단한 사람만이 문학인이냐
등단하지 않고 글 잘 쓰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등단 심사하는 사람 자체가 함량 미달인데
등단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
문학에 경계가 어디 있느냐
치열하게 쓰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다시 문학을 위하여 건배를 외칠 때
새로 나온 소주병은 어느새 비워져 있었다
--- 「다시 문학을 위하여」중에서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세상이 존재할 수 없으므로
나는 더더욱 존재할 수 없다
술 취했던 간 밤이 없었더라면
내 어찌
찬란한 아침해를 맞이할 수 있으랴
부끄러운 줄 아는 아침은 참으로
행복하다
--- 「만약에 술집이 없다면」중에서

"회사가 잘되려나 봐요"
직원의 달뜬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다
"행운목에 꽃이 피었어요"
더 낭랑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20년 넘게 사무실에서 행운목을 키웠지만 꽃이 핀 건 처음이다
"어! 정말?"
나도 몰래 기쁨의 감탄사가 나왔다
"회사가 잘되려나 보네"
말을 뱉어 놓고 회사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회사=자본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리곤 자본의 모순과 착취와 계급에 대해 배우고 공부했다
그런데 현실은 모순과 착취와 계급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실타래처럼 엉키고 설킨 관계와 관계로 이어지고
개인 회사와 자영업이 수도 없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이 자본가인 동시에 노동자다
사회는 그렇게 변해 가고 있다
행운목에 핀 꽃을 바라보며 회사가 잘될 것이라고 믿는
직원과 나는 계급으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한몸으로 이어지는 공동체로 가슴 벅차게 다가온다
회사가 잘되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회사는 개인을 존재하게 하는 곳이다
개인은 회사에서 일하며 가정을 꾸린다
가정이 안정되면 회사가 잘된다
회사가 잘되면 사회가 안정된다
사회가 안정되면 국가가 발전한다
그깟 행운목에 꽃 한 송이 핀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일까
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 있을까
그러나 직원과 나는 처음 보는 신비로운 꽃 앞에서
회사가 잘될 것이라는 가슴 벅찬 행운을 노래한다
--- 「행운목에 핀 꽃」중에서

지난봄 가녀린 줄기로 땅속에 묻혔다
어둠 속에서도
뿌리를 내리기 위해 몸부림쳤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 딛고
생명줄 놓지 않았다
번개 천둥 비바람 몰아쳐도
뙤약볕 쏟아져 대지가 메말라도
정진하고 또 정진하여
마침내 척박한 땅 속에 뿌리박고
희망 한 무더기 잉태했다
오죽하면 그러랴만
그래도 아무리 그렇다 해도
걸핏하면 자살을 결행하는 인간들과 달리
희망의 끈 놓지 않고
끈덕지게 버티고 또 버텼다
후두둑 알밤 떨어지는 가을이 오고
땅 위에서 평화 번영의 울림이 커지는 동안
땅 속에선 구황의 희망 자라
첫서리 내리는 시기
붉은 알몸으로 세상에 나오니
생각과 달리 세상은 온통 아비규환이구나
그러나 어떠랴
누군가의 입을 구황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보람 어디 있으랴
--- 「고구마를 캐면서」중에서

개인과 가정 사회 나라 세계 그리고 우주
인간이 존재하는 영역을 상상해 본다
존재하는 영역에 따라 좋은 점과 나쁜 점 있겠지

개인
나보다 더 소중한 것은 아무 데도 없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다
나만 소중하게 생각하다 보니 극단적인 이기주의 팽배
나만 중요하고 다른 사람은 아무것도 중요한 것이 없다
결국 도덕이 무너지고 상식이 말살된다

가정
나를 지탱하는 가장 튼튼한 울타리
그러나 나는 가정 없이도 살 수 있다
가정이 파괴되면 사회가 붕괴되고 나라가 망한다
아니다 그래도 사회는 돌아가고 국가도 건재한다
가정이라는 공동체조차도 점점 해체되는 시대
시대가 아파 눈물 흘린다

사회
왕따당하면 살 수 없다
외톨이로 살아가기엔 삶이 너무 힘들다
그러나 세상은 변하여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변해 간다
적과 아군만 있고 우리는 멀어져 간다
우리가 복원될 날은 언제 오려나

나라
나라 없이 존재하는
개인이 있을 수 있을까
가정이 있을 수 있을까
사회가 있을 수 있을까
개인이 행복하고
가정이 화목하고
사회가 안정되어야
나라가 잘된다
그러나 일본 같은 나라는 되지 말아야지

세계
평화의 저지선이 무너지고 약육강식의 질서만 푸르둥둥 살아
너를 죽여야 내가 사는 참혹한 세월
나라와 나라가 부딪혀 피 흘리는 삶
누가 더 물질의 풍요를 누리느냐만 남아 있는 메마른 인정
직접 간접 살인만 늘어나고
함께 잘 사는 꿈은 사라지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되어
제국의 배만 터지게 불리는구나

우주
가 보면 알 수 있으려나
주먹만 한 지구 티끌 같은 인간들이여
티격태격 아둥바둥
결국은 소꿉장난인 것을
왜 그리 분노하는가
무얼 그리 애달파하는가
무에 그리 서러운가 억울한가

모든 시름 잊고 둥글게 둥글게 호박 익어 가는 시절
--- 「호박 익어 가는 시절」중에서

사람의 생각이 같다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
아는 정도가 다르고 인식하는 정도도 달라
편견의 벽이 견고하게 쌓이고
사람들은 무너지지 않는 벽에 갇혀
갈등하고 분노하고 투쟁한다
조절하지 못하면 전쟁이다

매출이 빠른 속도로 줄어
노심초사하는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
버텨 낸 시간들이 위대하다
어렵고 힘들고 고달픈 고비에서도
굴하지 않고 이겨낸 위대한 당신
당신과 당신이 모여 우리의 희망은 살아 있고
오늘도 태양은 떠오르고
먹구름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햇살 너머엔
버리면 안 될 꿈이 있다
아쉬움이 남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사연 가득한 자욱마다 눈물이 고이는구나
몇 개월 치의 임금으로 만들어진
희망퇴직금을 쥐어 주며
그렇게 떠나보내긴 싫었는데
적게 나누더라도 남은 사람 살아야기에
떠날 수밖에 없는 당신을 보내는 하늘가
흩어지는 구름이 슬퍼라
--- 「권고사직」중에서

난세에는 영웅이 난다고 했던가
오래전 육사가 노래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이 땅에서 목놓아 부를 때도 되었는데
정치판 돌아가는 꼬락서니는
잡배들만 우글거리는 모양새
보수와 진보, 좌와 우, 극좌와 극우
촛불과 태극기, 종북과 수구 꼴통
경계도 없는 언어로 경계를 짓고
새로운 경계를 요구하는
추상어들이 만들어지고
대연정이라는 미명 하에
부패 부정 세력을 되살리려는
음모가 이어지고
공수부대 사진을 자랑질하고
그걸 헐뜯는 반란의 언어들이 춤추고
결국 영웅은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봄은 왔지만 아직은 봄이 아닌
안타까운 시간이 마구 흐르네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보이지 않고
위대한 촛불 시민 명예 혁명을
우리 역사에 안착시킬, 환하게 밝힐
영웅을 기다리는 봄밤
미세먼지 가득해
콜록콜록 기침만 나네
--- 「촛불 5」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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