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호이 활동에 참여했던 한국의 교육전문가와 교사들이 함께 만들었다. 우리는 교사 자신의 성장과 변화에 대한 헌신이 학생의 배움을 만들어가고, 궁극적으로 학교와 지역사회, 그리고 사회를 바꾸어 갈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한국 사회의 희망 또한 교사들의 열성적인 배움에 길이 있다고 믿으며, 매일 매일의 삶에서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긴장과 갈등은 그 갈등에 참여하는 주체들 간의 변혁적 대화를 통해 해결되리라 생각하기에, 주변의 서로 다른 관점으로 세상의 교육문제를 논하는 장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한다. 특정한 사회 계층의 엘리트를 키우는 교육이 아닌 모두가 함께 배우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교육 공동체를 위해 명확한 규칙과 공정한 참여가 보장될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한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호이가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 있어서 호이가 제공했던 교사 네트워크는 이 이야기를 배태한 모체와도 같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특정 기관의 이해관계를 떠나 교사의 성장을 자기 사명으로 삼은 교육자의 자기 성찰에 토대해 있다. 더욱이 우리는 교사의 성장이라고 할 때 교사로서 자신의 성장을 함께 고민했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날아가 이국 오지에서 만난 부족한 교사들을 계몽하고 일으켜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애쓰는 똑같은 교사로 더불어 무엇을 배우고 또 서로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만난 굴루의 척박한 배움의 환경에서 교육이 가진 변화를 향한 희망의 가능성을 더 강하게 갖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가난한 삶, 우간다 정치가 던져주는 절망적 상황, 굴루 지역 학교와 교사의 무기력한 현실에서 시작하지만, 각 장의 이야기는 한국 사회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내다보는 교사들의 자기 성찰을 한가득 담고 있다.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 봉사활동에 나선 사람들이 봉사 활동을 통해 자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의식적 전환의 계기를 갖게 되는 것과 같다. 이 작업에 참여한 모든 교사들이 가르침과 배움이 엮어 내는 상호 변증법적 관계에서 우리 공동체의 성장을 가져오는 경험을 했다고나 할까?
우리는 이 책을 아프리카 사회를 알고 싶은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기획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만난 우간다 굴루 교사들의 성장과 변화를 도모하려던 우리의 기획과 실천이 똑같이 어느 국가, 어느 사회, 심지어 이곳 한국의 어느 학교에서라도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혹 멀고 먼 곳으로만 알았던 우간다와 그곳의 교육에 대해 새삼스레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다면, 그 또한 좋은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책이 교육을 통한 미래 사회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데 교사의 성장과 자기 성찰적 배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겨 질 수 있는 글로 여러분들 마음에 새겨졌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비록 교단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어도, 매일 만나는 누군가에게 선생이 되고 또 동학이 되어 함께 성장하기를 소망한다면 우간다 굴루의 교사들의 고백 섞인 이야기들은 곧 여러분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좀 더 밝게 하려는 배움의 내공이 조금씩 상승한다는 느낌과 함께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출간이 이루어지기까지 도움을 아끼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열거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호이를 설립하고 케냐를 거쳐 우간다의 교사지원 사업을 설계한 박자연님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험난한 과정 속에서도 교육이 희망이라는 신념을 담아 단체의 이름(Hope is Education, HoE)을 만들었던 것처럼 호이의 교육이 싹트고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초석을 세웠다.
비록 저자로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호이를 이끌고 있는 김서형 대표님과 사무국의 오유정, 최영선, Ceed 임진호 박사님, 호이 우간다 지부를 거쳐간 김은파, 피로신, 그리고 엠마누엘과 패트릭을 비롯한 현재 우간다 사무실의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들의 도움과 지원 없이는 한국 교사로서 의미 있는 만남과 그 속에서의 배움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굴루에서 만남이 이루어졌던 학교의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특별한 사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매일매일 열악하고 힘든 여건 속에서 이들이 이루어내는 학교의 활달함은 우리 교사들의 느슨함과 태만을 일깨우는 회초리와도 같았다. 늘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그들의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변화를 응원한다. 이 책의 출판을 흔쾌히 받아준 안상준 대표님과 박영스토리 출판사도 빼놓을 수 없다. 이선경 차장은 원고가 채 완성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관심을 기울여주었고, 우수출판저작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 우리 저자들의 기를 북돋아 주었다. 머리 숙여 감사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 책이 세계시민을 꿈꾸고 또 이를 위해 실천에 앞장서는 한국의 교사들에게 좋은 도전거리로 회자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공저자를 대표하여 유성상, 조현아 쓰다.
---「작가의 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