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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로 배우는 사회탐구

세계일주로 배우는 사회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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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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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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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580g | 176*248*20mm
ISBN13 9791130308722
ISBN10 1130308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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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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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여행이란 사고와 시야를 넓히는 기회의 창이다. 세계적인 철학자 사르트르가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으로 논평한 체 게바라는 중남미 각지를 여행하며 제국주의가 초래한 왜곡된 사회현실에 공감했기에 혁명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17∼18세기 영국 귀족가문의 자제였던 존 로크나 애덤 스미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일주하는 ‘그랜드 투어(Grand Tour)’에 참여해 정치경제학의 태두로 성장하는 인생지성을 획득하였다. 그리고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아일랜드 청년 코너 우드먼이 소설가 쥘 베른이나 투자자 짐 로저스를 벤치마킹해 『80일간의 거래일주』를 출간한 일도 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우리 젊은이들이 정면교사할 우수사례이다.

창의적 혁신보다 실용적 학습이 중시되던 시대에는 발전된 국가의 정부나 기업을 재빨리 벤치마킹해 민주화나 산업화라는 발전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는 후쿠자와 유키치와 같은 개화파가 선도하는 방식으로 서구 따라잡기(catch-up)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창의적 혁신과 모험적 도전이 핵심 성공요소로 부상한 ‘지식혁명’이나 ‘자본없는 자본주의’ 시대에는 교실보다 여행이 유용하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재미와 일탈을 비롯해 힐링과 미식, 취재와 견학, 성찰과 교훈 등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여행의 가치이다. 크게 일상탈출과 자극추구로 구분되는 여행의 가치는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나를 힐링하거나 깨우친다는 점이 유용하다.

물론 여행이 제공하는 가치와 효용에도 불구하고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열풍에 편승한 젊은이들의 과시욕이나 과소비 행태는 성찰이 필요하다. 미래의 안정된 생활기반인 주택, 예금, 주식 등 자산축적을 포기하는 대신에 기호품, 장신구, 자동차 등의 과소비에 몰입하는 일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 물질적 소유나 막연한 미래보다 정신적 체험과 순간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의 가치는 생활안정이 시급한 청년세대보다 일중독에 시달렸던 신중년 세대에게 절실한 덕목이다. 해외에 나가면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워야 한다. 요즘 해외 관광지에 나가면 한국인들과 자주 접하게 된다. 아무래도 우리 한민족은 강력한 여행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모양이다. 하지만 양적 확대와 병행하여 질적 발전이 수반되는 여행 패턴이 확립되었는가의 여부는 회의적이다. 우리들의 여행이 일회성 힐링이나 개인적 유랑으로 그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최근 부상한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나 ‘그린 투어리즘(green tourism)’은 단순히 먹고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학습과 성찰을 중시한다. 다크 투어리즘은 역사적 재난의 현장을 방문해 그 의미를 되새기는 여행이다.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러시아의 체르노빌 등이 국제적 명소이고 국내에는 제주4·3평화공원, 국립5·18민주묘지, 거제포로수용소 등이 유명하다. 그린 투어리즘은 농촌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 생활과 산업을 매개한 체류형 여가활동을 지칭한다. 참고로 일본은 재배·가공·체험을 결합한 6차산업의 활성화를 표방하며 지방창생의 모티브를 제공해 왔다. 물론 이러한 여행패턴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협소한 민족주의나 과도한 지역주의라는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여행의 목적은 학생, 선생, 작가, 기자, 피디, 주부, 직장인, 은퇴자 등 떠나는 사람의 직업에 따라 달라진다. 여행을 활용한 글쓰기는 저자가 전공한 사회과학보다 인문학이나 예술학에서 활성화되어 있다. 그리스 철학기행, 중국 한시기행, 북인도 종교기행, 동유럽 음악기행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여행하며 체험 소설을 출간한 무라카미 하루끼나 어니스트 헤밍웨이 및 ‘객주’를 집필한 김주영도 유사한 경우이다. 하지만 자신이 정립한 굿거버넌스를 전파하기 위해 천하를 주유한 공자는 사회과학자의 전형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우리를 몰입시키는 매력이 있다. 여행은 지루하거나 복잡한 일상에서 탈피해 새로운 자극과 진정한 휴식을 선사한다. 하지만 여행이 제공하는 창의적 발상과 충분한 힐링은 각자의 역량이나 준비에 따라 달라진다. 예술가나 공학자들이 여행을 통해 작품이나 제품을 창출하듯이 사회과학자도 국가와 시장 및 시민사회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할 수 있다. 서양배우기에 올인한 일본은 비서구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네덜란드와 제한적 수준의 무역을 채택하고 미국 군함의 위협에 개항한 일본이지만 개화파가 봉건영주와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보수파를 제압하면서 근대화가 진전되었다. 선진국으로 도약한 이후에는 외견상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서양배우기가 약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특유의 번역문화를 활용해 외부의 지식을 안정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나의 여행스타일은 선생의 자격으로 사회탐구 지식을 발견해 학생이나 대중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식추구적이다. 물론 교훈적인 장소를 선택해 글쓰기 자료를 수집하는 취재의 형식도 병행한다. 더불어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거나 잡지사에 여행기를 게재한다는 점에서 기자나 작가의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여행기 스타일 교양서를 표방하면서 중고생이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중고생들이 한국사는 물론 광의의 사회탐구에 포함되는 사회문화, 한국지리, 세계지리, 윤리, 정치경제, 법, 세계사 등을 통합적이고 실체적으로 이해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또한 이 책은 대학에서 현장중시 실용교육을 추구하는 교양 교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여행을 통해 포착한 세계 각국의 굿거버넌스 사례들은 국가나 도시의 발전을 촉진하는 유용한 학습자료이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의 일독을 권유한다.

세계일주는 『그랜드 투어』나 『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부자나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니다. 항공료 가격이 내려가고 카우치서핑(couchsurfing.com)이나 에어비앤비(airbnb.co.kr)를 활용한 저렴한 숙소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도 약간의 열망과 자금을 투입하면 얼마든지 도전가능한 보편적 기회로 전환되었다. 특히 지도, 내비게이션, 공유, 만남, 사진, 정보, 검색, 저장 등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보급은 초보 여행자들을 양산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사진이나 검색에 대한 과도한 몰입이 여행의 본질을 위협하지만 다양한 장점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40대 후반에 본격화된 나의 세계일주는 스마트폰을 장만하면서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나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실시간 여행기를 표방해 왔다. 이러한 글쓰기는 현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기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여행의 부산물인 대기시간을 활용하기에 유용하다. 현지에서 작성한 여행기의 핵심 구절은 몇 장의 배경사진과 함께 곧바로 지인들에게 전송된다. 이들의 반응이 나를 자극하는 피드백 기제이다. 여정에서 틈나는 대로 입력한 내용은 나의 카톡 계정에 보관했다가 숙소에서 컴퓨터 카톡 버전을 활용해 편집한다. 참고로 카톡 메시지의 컴퓨터 버전 재생기간은 3일이기 때문에 오래전에 저장한 내용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폰에서 동일 내용을 복사해 전송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이러한 글쓰기 습관에 부응하기 위해 나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국내 통신사의 데이터 서비스를 즐겨 사용한다. 일명 ‘롱패스’ 또는 ‘바로’라는 메뉴를 선택해 몇 만원의 추가요금을 지불하면 한 달에 2기가 바이트 내외의 데이터 사용권이 부여된다. 제한된 분량이지만 카톡 소통과 정보 검색 및 구글지도 활용에 손색이 없다. 물론 숙소에 들어오면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차단하고 무료 와이파이를 활용한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롭다면 현지 유심이나 포켓 와이파이를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지만 호환성이나 편의성에서 문제가 있다. 나는 그동안 본업인 대학교수로서 학교에서 강의와 연구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몇 권의 연구서와 수십 편의 논문을 출판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들을 가공해 일반인들과 공유할 기회는 신문 칼럼 정도였다. 따라서 여행기 형식을 빌려 사회탐구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일은 새로운 도전이자 봉사이다. 익숙하지 않은 목표설정이라 많은 곳에서 미흡하지만 앞으로 계속 분발해 더 나은 결과물을 제시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서문에 대신하고자 한다.
--- 서문 중에서

세계일주가 사회탐구에 얼마나 유용할까?
사회탐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인간과 조직에 대한 이해를 추구한다. 정치경제, 사회문화, 지리, 역사, 윤리 등은 인간과 조직의 다층적이고 누적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점진적으로 진화해 왔다. 반면에 뉴턴의 물리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과 같은 자연과학은 차원을 달리하며 혁명적으로 변화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현상에 대한 탐구는 외부와 차단된 과학적 실험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체험이 유용하다.

세계일주를 통해 다른 나라의 생활방식이나 문화유산을 체험하는 일은 자신이 생활하는 사회나 정부에 대한 이해를 촉진한다. 만약 공간이동을 수반하는 여행이 여의치 않다면 인간관계나 조직혁신의 노하우를 수록한 논어, 성경, 코란, 사기, 탈무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등과 같은 고전도 유용하다. 일례로 석유왕 록펠러가 1890년 설립한 시카고 대학은 20세기 초반 고전 교육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세계의 명문대학으로 도약하였다. 즉, 여행과 독서가 우리 학부모들이 열망하는 사회천재나 ‘공신’을 양성하는 최고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방송의 여행프로그램이 선호하는 소재인 ‘먹방’을 통해 각국의 음식문화를 비교하는 일도 유용하다. 유목지대를 경계로 서양에서는 육식문화가 발전한 반면에 동양에서는 채식문화가 번성했다. 동양에서는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콩 요리를 선호해 왔다. 두부의 경우 중국에서는 발효한 취두부를 선호하지만 일본에서는 기름에 튀긴 유부가 인기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적인 생두부나 순두부를 애용하고 있다. 서양인의 눈에는 유사하지만 한·중·일 간에 존재하는 차이점을 발견한 일도 여행에서 배우는 묘미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본서에서는 사과와 사과는 물론 사과와 바나나를 포함하는 다양한 비교 방법을 활용하고자 한다.

최근 우리는 여행의 가치를 위협하는 대안적 기제를 활용해 왔다. 현장의 생생한 느낌을 담아 전달하는 영화나 다큐멘터리는 우리의 발품을 대신하는 수단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예능을 결합한 여행프로그램이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다. 실화에 기반한 재난영화 ‘얼라이브(Alive: The Miracle Of The Andes, 1993)’는 거대한 안데스 산맥의 고봉에 추락해 불굴의 의지로 탈출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남미 파타고니아에서 내가 올랐던 피치로이 설봉과 유사한 영화의 풍광은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간접체험이다. 사실(fact)을 다루는 과학탐구와 달리 가치(value)와 사실이 혼재된 사회탐구는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는 현상(제도)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빙산의 상층부는 아름답지만 수면 아래 잠긴 거대한 얼음 덩어리는 ‘타이타닉’을 침몰시킬 정도로 위협적이다. 또한 대기 온도의 상승보다 심해 해류의 변화가 빙하를 녹이는 주범이다. 따라서 우리는 여행에서 마주친 단편적인 대상이나 사건을 초월해 내면의 작동원리를 체득해야 한다. 물론 주마간산 스타일 여행패턴도 문제이지만 특정한 부분에 집착하면 전체를 조망하기 어려워진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루어지는 과도한 사전준비는 영화나 소설의 스포일러(spoiler)처럼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도시를 여행할 때에는 준비에 공을 들이지만 자연을 느끼는 여행에는 별다른 준비 없이 오감에 의존한다. 또한 대중교통이 완비된 도시를 둘러볼 때에는 일정이나 예약 없이 여기저기를 누비며 우연한 발견의 재미를 만끽하기도 한다. 사회현상에 대한 해안과 통찰은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국정의 혁신과도 직결된 문제이다. 협의의 이상론으로서 거버넌스는 정부-시장-시민사회의 협력적 통치(협치)를 의미한다. 하지만 광의의 현실론으로서 거버넌스는 특정한 분야의 문제해결을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가시적·비가시적인 제도적 틀을 총칭한다. 이때 좋은(나쁜) 거버넌스는 파이만들기의 비유처럼 총체적 국가경쟁력을 구성하는 3대 요소인 국부(파이키우기), 국질(파이나누기), 국격(파이다듬기)을 원용해 역동성과 정태성, 포용성과 배제성, 이타주의와 이기주의 등으로 대비된다.

우리스타일 파이만들기의 순서와 관련해 기존에는 파이키우기에 우선순위를 부여해 왔다. 하지만 압축성장을 통해 국부가 증진된 상황에서 국민행복, 국가안전, 사회통합, 국가품격 등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였음을 계속 외면하기는 어렵다. 파이키우기 역시 고도성장이나 창조경제와 차별화된 지속가능발전과 상생경제를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국가발전 목표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국정의 활력을 충전하는 국가혁신의 논리와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이 책은 행복의 나라로 떠나고 싶다는 시민들의 열망을 담으려 노력했다.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는 샹그릴라나 엘도라도와 같은 이상향이 아니라 일상에서 접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에 굿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하는 도시형 행복특구여야 한다. 사회탐구의 대상이자 학문분과인 정치경제나 사회문화가 한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대한 접근방법은 거시적인 망원경과 미시적인 현미경 및 중범위적인 다초점 렌즈로 유형화가 가능하다. 조망하는 망원경을 활용하여 환경이나 문화를 파악하는 반면에 관찰하는 현미경을 활용해 개인이나 시장에 접근한다. 더불어 신축적인 다초점 렌즈는 정책이나 경영을 파악하기에 유리하다.

지리학(geography)에서는 지구상의 산, 강, 바다, 물, 기후, 생물, 인구, 도시, 교통, 산업, 정치 등의 상태를 설명하는 데에 역점을 둔다. 특히 사물의 공간배치와 지도를 작성하고 지역의 특성을 발견하는 일에 주력한다. 우리가 지정학의 유용성에 착안해 항구, 반도, 사막, 석유, 정글, 델타, 국경 등 지도상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하면 ‘거대한 흐름(megatrends)’을 포착하기가 그만큼 용이해진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나의 지도보기 습관도 사회탐구를 촉진하는 유용한 수단이다. 정부가 결정하는 핵심 정책도 산, 강, 바다 등과 같은 지리적 요소의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지리를 모르고 국정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한반도 대운하와 같이 설익은 정책결정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도와 강수의 편차가 심한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역사의 발전(진보)을 거부하는 사람은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역사의 법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역사에서 다양한 지혜를 체득해 왔다. 원명교체와 조선건국,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냉전과 세계화 등에 대한 이해는 우리가 추구할 외교나 국방정책의 방향타이다. 역사의 격변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축적의 결과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다면 로마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주장은 지도자의 자질(영웅론)에 연연하는 과도한 비약이다. 1914년 어느 여름날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을 모면했다면 제1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은 역사의 흐름과 배치되는 무리한 추론이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세상을 제대로 알기 위함이다. 역사 지식에 해박할수록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자신이 추구할 목표도 올바로 자각한다. 역사관은 크게 “과거를 사실대로 서술하는 일이 역사가의 책무”라고 주장한 독일 역사가 레오폴트 랑케(Leopold von Ranke)의 객관주의(방법론적 개인주의) 역사관과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한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카(E. H. Carr)의 주관주의(방법론적 총체주의) 역사관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보수의 기득권 유지에 동조한 객관주의 역사관의 과오에 주목하고자 한다. 일례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시너지에 착안한 서구의 근대화론이 남반부의 특수한 현실을 왜곡하고 무시한 일이 대표적이다. 제국주의 침략을 피하기 위해 국가발전의 동력을 내부에서 찾고자 했던 종속이론이나 공동체 유지를 중시하는 대항발전(줄이는 발전)의 가치는 아직도 북반부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의 발전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미래지향적인 혁신을 통해 창출된다. 최근 우리는 역사의 진보를 거부하는 수단으로 객관적 증거가 악용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이영훈을 비롯한 뉴라이트 계열의 경제사학자들이 식민지 근대화론을 표방하면서 다수 국민의 역사인식을 미개한 종속이나 무리 본능으로 비하한 일이 대표적이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강대국의 패권경쟁을 비롯해 자본의 권력화와 노동의 정치화, 성장의 정체와 분배의 왜곡, 외생적 발전과 환경의 파괴, 진영의 강화와 공동체의 붕괴, 막가파 정치와 법조 카르텔, 종교의 극단화와 언론의 편향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본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으로 공공부문의 선도적 역할에 주목하고자 한다. 정부의 재발견, 자치분권의 활성화, 도시의 창의성, 공동체의 부활 등이 내가 세계일주를 통해 발견하거나 학습하려는 핵심적 주제이다.

나의 사회탐구 여행은 자연유산보다 인간의 욕망과 문화가 농축된 도시기행을 선호한다. 국가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진 다양한 도시에는 우리가 추구할 참발전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라는 18세기 영국 시인 윌리엄 쿠퍼(William Cowper)의 말처럼 도시는 4대 문명의 탄생 이후 인류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한 도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창조물 가운데 가장 위대하다. 인간이 상상하고 꿈꾸는 세계를 진흙과 나무에서 시작해 벽돌, 강철, 콘크리트, 유리 등으로 구체화한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도시는 우리들 삶의 형태나 미래의 변화까지 제약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의 90%가 도시에 거주한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지배적이다.

걷기는 도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어떤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발바닥으로 훑어보아야 한다. 최근 중견 탤런트가 도시를 탐방하는 ‘김영철의 동네한바퀴’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도 유사한 이치이다. EBS의 세계테마기행도 분야별 전문가들이 출연해 세계 각국의 도시를 걸어서 소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나의 도시기행은 세계도시는 물론 슬로시티의 경쟁력에도 주목하고자 한다. 슬로시티는 보존에 초점을 부여하는 내생적 지역발전전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성장에 주목하는 세계도시의 외생적 지역발전전략과 구별된다. 내생적 지역발전전략은 지역 내부에서 발전에 필요한 자원을 찾는다. 즉, 지역적으로 동원이 가능한 자원의 활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국가적 통일성보다는 지역적 특수성을 추구할 때 채택하는 발전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경제성장이나 산업의 발전보다 주민의 복지 증진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점에서 사회적 형평성을 중시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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