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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33g | 146*210*19mm
ISBN13 9791130814803
ISBN10 113081480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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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이것저것 관심이 아주 많은 분이더라고요. 세네갈을 중심으로 해서 시인 대통령 생고르와 그의 친구들에게는 물론, 이곳 현역 학자 랄리예 박사 그런 사람들이 소설에 나오네요. 한 사람을 깊이 이해하기도 힘든데 그렇게 많은 사람을 이해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보폭 조절이 마라톤 선수의 기량이래요. 무리하지 마세요.
그리고 선생님은 책도 많이 읽는 분 같아요. 마르그리트 뒤라스, 어니스트 헤밍웨이까지 선생님의 관심 영역에 연결되어 있더라구요. 내년에는 아마 흑인 노예혁명에 성공한 아이티공화국이나, 에메 세제르가 태어난 마르티니크 그런 데를 찾아가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가보면 실망하실 거 같아 걱정돼요. 식민지와 노예의 역사는 비애감을 불러오니까요. 그들이 흘린 피는 땅에 배어들어 바오밥나무를 키우는 게 아니라 가슴에 들어가 불꽃이 되었어요. (중략)
이곳 홍 목사님이 선생님 만나고 나서, 영성이 느껴지는 분이라고 얘기했어요. 영성이라는 게 뭘까 잠시 생각했어요. 편견 없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그런 느낌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온유한 언어로 공감하는 이야기, 자신의 한계를 알면서도 그걸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그런 심성이 영성에 가깝지 않은가. 저는 선생님의 영성보다는 살뜰한 인정에 더 끌리는 편이지만요.
세네갈은 우기로 접어들기 시작합니다. 기온이야 30도를 조금 넘지만, 대서양에서 밀려오는 습기로 인해 끈적끈적해요. 어쩌면 여기서 대서양을 통해 팔려간 노예들의 땀과 눈물이 소금기가 되었을까요? 의인화가 지나치다고 하실 건가요? 어떤 때는 의인화가 필요하기도 한 거 같아요. 바오밥나무는 거인이다, 그렇게 말하면 바오밥나무가 거인이 되어 사막을 걸어오기도 하고, 바다를 건너기도 한답니다.
--- 「독자의 편지」중에서

나더러 관심의 폭이 넓다고 하셨는데, 그게 칭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대개 물음에서 여행이 시작됩니다. 소설 본문에도 여기저기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바오밥나무는 진작 얘기했고. 시인이 대통령을 지낸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하는 의문이 나를 세네갈로 이끌었습니다. 세네갈이 시인공화국이 아닌 거야 알지만, 레오폴드 생고르가 어떤 시인인가는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그의 전기도 사다 놓고 펼쳐보았습니다. 그의 시전집이며 번역시집도 찾아놓고 읽었습니다. 자기 나라에 대한 추억과 젊음의 안타까움과, 시대적 소명의 엄숙함, 평화를 위한 기구 등 두보의 시를 읽는 분위기가 살아나기도 했습니다. 그의 시를 읽을수록 세네갈이라는 나라는 지도를 떠나 나의 의식 공간에 뚜렷하게 떠올라 나를 불렀습니다. 그것은 마치 탐탐 소리를 내는 북이나 발라퐁 같은 리듬악기의 가락 속에 일렁이는 충동이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의문이 생겼습니다. 세네갈의 언어 문제였습니다. 그건 생고르가 프랑스어로 시를 썼기 때문이기도 하고, 세네갈이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받았는데 식민지가 끝나고도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사태는 무언가? 그런 의문이 들었고, 그런 물음에 답하다 보니 ‘네그리튀드’니 ‘프랑코포니’ 등을 들춰봐야 했습니다. 식민지 체험이 있는 한국과 세네갈을 비교해보면서, 자국어를 사용하는 민족, 자국어를 표기하는 문자가 있는 나라…… 등을 생각하는 중에 의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식민지, 언어제국주의, 인간에 대한 보편적사랑 그런 항목들이 의문의 핵심이었습니다. 현지에 가보면 그런 의문의 꼬투리가 조금 벗겨질까 해서 세네갈에 갔던 겁니다.
그럴지 모릅니다. 인문학이 그렇듯이 소설을 쓰는 일은 많은 부분이 일종의 도상 작전입니다. 나는 현실에서 인간의 문제를 발견하기도 합니다만, 내가 읽는 책 가운데 삶의 어떤 진실을 발견하곤 합니다. 현실은 실감이 가득할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못합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때문이고, 내 시야에 들어오는 사태의 진부함 때문입니다. 혹은 사건의 당혹감……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습니다. 내가 읽는 소설은 내가 쓰는 소설과 내적인 의미 맥락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내 삶의 실감입니다. 아니 오히려 소설이 현실보다 더 압축적인 실감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남의 소설을 통해 내 삶의 도상작전을 수행하는 게 내 소설 읽기인 셈이지요. 내 말로는 소설 쓰기와 소설 읽기가 모두 ‘지적 편집’입니다.
사람들은 소설 쓰기를 삶의 밖에 따로 존재하는 문자 행위로 인식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살아간다’는 말을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주체와 주체의 행위가 분리되지 않는 세계가 살아간다는 말 속에 자리 잡습니다. 내가 내 삶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고, 그 과정이 나의 삶입니다. 내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을 읽는 일이나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는 일은 그 자체가 내 삶의 두어 페이지를 편집하는 작업입니다. 마찬가지로 피천득 선생의「수필」을 읽고 거기에 서사를 부여하는 일 또한 내 삶의 한 실체입니다. 편집된 실체. 아니, 편집해가는 실체.
--- 「독자의 편지에 작가가 보내는 답신」중에서

생고르의 아내 콜레트는 퍼스트레이디가 되어 남편의 관심사를 면밀하게 살펴주었다. 코리아가 일본의 식민지를 당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신속하게 식민지 언어를 청산하고 자기 언어를 회복했는지, 참으로 이해가 안 간다면서 다카르대학교에 인류학과 서양어를 가르치는 사부아 교수를 불러들여 자문을 구했다.
“피식민국으로서 세네갈과 꼬레, 혹은 코레아는 바탕이 다릅니다. 꼬레는 단일 민족국가였는데, 한국어라는 한 가지 언어를 쓰고, 그 언어를 표기할 수 있는 한글이라는 문자가 있습니다.”
“식민지가 끝나고 되돌아갈 언어가 있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일본어를 쓰지 않아도 자국어로 대학을 운영할 수 있는 문화자본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역사가 5천 년이 된다는 나라입니다.”
콜레트는 눈을 반짝이면서 사부아 교수의 말을 경청했다.
콜레트는 코리아에 대한 뉴스는 빠지지 않고 스크랩을 하기도 하고, 또 기회를 봐서 생고르에게 전달했다. 생고르는 아내가 스크랩해주는 기사를 통해 코리아에 대해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생고르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군부 세력에 대해 촉각을 예리하게 다듬고 지냈다. 그것은 일찍이 라민 구에예가 귀띔해준 사항이기도 했다. 그는 사회주의 정당 지역 지도자였다.
“시인은 군인을 조심해야 합니다. 시인의 언어는 군인의 영혼을 움직이지만, 군인의 총탄은 시인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알기 어려웠지만, 장래를 길게 내다보는 안목에서 하는 말인 것은 틀림없었다.
세네갈 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시행 책임을 맡았던 마마두 디아에게 총리 자리를 맡겼다. 그런데 생고르가 외무에 전념하고 있는 동안,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가 발각되었다. 생고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를 투옥한 채 12년이 흘렀다. 사형을 명할 수 없었다. 하느님의 뜻이 거기 있지 않다는 게 생고르의 신념이었다.
--- p.28~29

“그런 밤이 지나고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는 끌려나가 카누에 실리게 되었어요.” 카누가 뱃머리를 떠나자 어둠 속에서 사촌들이 낄낄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서 총성이 세 번 울렸다. 노예 선적에 성공했다는 프랑스 노예무역상들의 축포였다.
“저런…….” 문바오는 어금니를 사려 물었다.
“왜 하필 럼주래요? 거기다 이름까지 캡틴 로건이네요.” 은데이 페파는 노예선을 생각하는지, 얼굴이 일그러졌다. 문바오는 잔을 든 손이 자기도 모르게 떨려왔다. 남편이 세네갈로 떠나면서 나누어 마시던 술이었다. 술이 남으면 콩스탕과 같이 마시게 될지도 몰랐다.
“할아버지 세가도, 그 럼주를 마시고 고통을 견뎠을 거예요.” 사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작업 능률을 올리기 위해 노예들에게 억지로 먹인 술이었다.
동녘이 훤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밤새 강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등짝으로 물이 괴는 속에서 하늘의 별은 유난히 맑았다. 배가 강가로 접근해서 내려가는 중이었다. 뱃전 넘어 저쪽으로, 뱃전에 가려 중도막 없이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은 바오밥나무들이 서서히 다가왔다가는 물러갔다. 머지않아 항구에 닿을 모양이었다. 은데이는 프랑스인들이 와서 처음 정착한 생-루이 근처에 바오밥나무들이 무성하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멀리서 물새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랫배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다. 은데이는 오줌, 오줌 소리를 쳤다. 거기다 싸는 거야, 미련한 년. 그건 이웃 마을 아저씨의 목소리였다. 오줌을 가리는 것, 인간과 짐승의 갈림길 같은 것이었다. 대변도 그렇게 싸야 할 일이 끔찍했다.
“그렇게 동족에게 잡혀가지고, 노예무역선에 실려 대서양을 건너갔다 그런 이야긴가?”
“그 이야기는 이제 너무, 알라모드, 상투화되어 얘깃거리가 못 돼요.” 은데이 페파가 문바오를 건너다보면서 말했다. 하기는 아프리카 노예들이 어떻게 남미로 팔려갔는지 하는 이야기는 식상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었다. 노예는 고대부터 있었다는 학자들의 주장도 마찬가지였다. 이집트, 그리스, 로마로 내려오면서 노예들이 존재했다. 그리스 문화는 노예 빼고 설명이 안 된다는 주장도 있는 터였다. 아프리카에서, 다른 종족끼리 전쟁이 벌어지면 패배한 나라 백성들이 노예로 끌려갔다는 것은 상식이었다. 상식이 아니라 전쟁의 보편적 잔학상이 일상화된 결과였다. 그리고 동족끼리 이웃 사람을 잡아다가 노예로 팔아먹었다는 이야기도 진부한 화제에 불과했다. 노예무역선 이야기는 엽기성과 관음증적 폭력을 숨긴 채 되풀이되곤 했다. 할아버지 해골을 모시고 다니는 손녀딸……. 문바오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꺾었다
--- p.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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