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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 양장 ]
김용택 | 난다 | 2019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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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38g | 128*187*16mm
ISBN13 9791188862566
ISBN10 118886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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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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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이따금 ‘우리 반찬 없는 밥 먹자’고 한다.
고추장에다가 생멸치 그리고 신김치로
식탁에 서서 먹을 때가 있다.
집안 정리하고 빨래 널고
빨래 갠다.
오늘도 그렇게 하였다.
세시 반쯤 되면
강언덕 느티나무 그림자가 강에 떨어져 자꾸 흘러가고
뒷산 그늘이 강을 덮고 앞산을 오른다.
하루가 금방이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겨울 강을 건너갔다.
--- 「오늘도 그렇게 하였다」중에서

어쩌다가 깨끗한 시 한 편을 쓰고 나면
한없이 너그러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나무에게도 기대지 않는다.
그런 자유도 있다.
--- 「내 시를 생각하는데 눈이 왔다」중에서

버려진 시간 속에 오래 서 있다.
시다.
새 울음소리처럼 남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해가 뜨고 달이 뜨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남김 없는 생각’으로
시를 생각한다.
사람들이 버린 시간을 나는 산다.
시다.
--- 「사람들이 버린 시간을 나는 산다」중에서

마른 풀잎 속을 날던 뱁새들도, 물결을 차며 날아오르던 오리들도,
살얼음의 난간을 아슬아슬하게 걸으며 떠내려가다
언 풀잎을 쪼아대던 물새도, 바람도,
자고 있을 것이다.
(…)
나의 고요가 환해졌다.
고요를 따르는 말이 생길 때다.
만들어낸 말은 믿지 못한다.
--- 「고요는 손을 씻는 일이다」중에서

당신의 목소리는 내 몸과 마음으로
번져나가 그리움이 되어요.
강가의 나무가 되어요.
물결이 닿는 돌이 되어요.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물결이 되어 가닿으면
출렁여주는 바위 속 말고
가만히 날 보는
산기슭이면 좋을 텐데.
---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습니다」중에서

새벽에 일어나 시를 썼다.
‘이 맘 알지요’
아내와 딸이 매우 좋아하였다.
딸은 ‘서정시네’ 하였고,
아내는 ‘당신이 만족한 시를 쓸 때만 내가 좋지?’ 한다.
--- 「이 맘 알지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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