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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의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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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394g | 128*188*30mm
ISBN13 9788967751722
ISBN10 896775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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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떨어져 내리는 다래의 몸을 부드럽게 받아 품에 안고 있었다. 루의 한 손은 다래의 엉덩이를 다른 한 손은 허리를 감싸 안았다. 본의 아니게 애벌레 꼴로 루에게 안겨 그를 위에서 내려 보는 묘한 포즈를 연출하게 되었다. 이게 뭐다냐?
“급하다 했느냐?”
“……예.”
“배출을 해야 한다 했더냐?”
살짝 야릇한 곡선을 그리며 말려 올라간 루의 입매가 왠지 모르게 위험해 보였다. 다래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렸다. 뭔가 낚이는 기분이었다.
잠시 뜸을 들이는 사이 루가 엉덩이를 받쳤던 손을 움직여 다래의 몸을 더 아래로 미끄러트렸다. 바라보는 위치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그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다래가 턱을 들어 올렸다. 루의 붉은 입술이 매혹적으로 달싹거렸다.
“네 배출은 어떠한지 모르나.”
“?”
루가 천천히 허리를 굽혀 다래의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그에 다래도 허리를 휘며 조금씩 뒤로 물렸다. 대체 뭘 하려고 이러는 건지 의심스러웠다. 다래가 한계에 닿아 얼굴을 붉히고서야 루의 다가섬이 멈췄다. 루의 고개가 살짝 모로 기우는가 싶더니 그의 한쪽 입꼬리가 비식이 치켜 올라갔다.
“수컷의 아침 배출은 암컷의 그것과는 좀 다르지.”
수컷? 암컷? 이건 또 무슨 헛소리야? 갈지자를 그리며 묘하게 휘는 다래의 눈썹을 지그시 내려 보며 루가 다시 입술을 달싹거렸다.
“어느 것이 더 급할 듯싶으냐?”
“예?”
“어느 것이 더 참기 힘들 성싶으냐?”
“그것이. 흠. 수컷의 배출이라 함은 음……. 헙!”
아무리 둔하기로 루가 말하는 수컷의 배출이 무엇을 말함인지 모를 다래가 아니었다. 이래 봬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강다래가 아니던가. 남자의 아침이 어떠한지 그걸 모를까. 다만 매일 아침 제 주인보다 먼저 고개를 번쩍 들어 올리는 그 혈기 왕성한 똘똘이 자식을 본 지가 하도 오래되어 떠올리는 데 시간이 걸린 것뿐이다.
“말해 보아라. 어떤 것이 먼저겠느냐?”
“쩝.”
“역시 그것이 먼저겠지?”
루의 가늘게 늘여 뜬 눈이 의미심장하게 빛났다. 불쑥 다가선 루의 입술이 다래의 입술 앞에서 멈췄다. 다래가 놀라 급한 숨을 들이켜며 허리를 꺾었다. 팍 하고 허리에서 스파크가 일었다. 통증에 눈물이 찔끔 맺힐 지경이었지만 제 입술 위로 흩어지는 그의 숨결과 피할 수 없이 강렬한 눈빛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뭐. 뭐가.”
“이거.”
루의 입술이 제 입술을 간질이자 발끝이 찌릿해졌다. 손이 없어 루를 밀어내지도 못했다. 눈만 깜빡이며 오로지 루만 주시했다.
야릇하게 말려 올라간 루의 입술이 짧은 여운을 남기며 멀어져 갔다. 그와 동시에 다래의 몸이 빙글빙글 팽이처럼 돌며 어딘가로 밀려갔다. 뭔가 허전하다 느끼며 현기증에 비틀거렸다.
“이불에 싸게 둘 순 없으니. 그것부터 해결함이 옳겠지.”
휘청거리는 몸의 중심을 간신히 잡은 다래가 머리를 부르르 털어 냈다. 흔들리던 시선이 정상을 되찾으며 눈앞의 것을 비췄다. 문이었다. 멍하니 문을 바라보고 선 다래의 귀로 루의 웃음기 서린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아무리 궁하다 하나 수컷도 가릴 건 가리니 말이다.”
우두커니 문 앞에 선 다래가 뚫어져라 정면을 주시했다. 무표정하게 문을 노려보던 다래의 눈썹이 위아래로 물결쳤다. 일직선을 그리던 입술도 비쭉이 내밀어진 채 비틀려 올라갔다. 그 말인즉슨 내가 그다지 들이대고픈 암컷이 아니다? 이거 지금 나 놀리는 거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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