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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주고싶다

영혼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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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153*224*30mm
ISBN13 9788997672080
ISBN10 899767208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손님
노수인
네가 내게 왔다


달콤한 꿀맛
덜 익은 풋사과
진한 커피 향


단잠 설치게 하는 방해꾼
부끄러움 많은 새색시
그리운 울 엄마 젖가슴


내게
눈이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
허기진 외로움 달래 주는 한 줌 양식
흐르는 눈물 닦아 주는 한 장 손수건


슬며시

내 품을 파고들었다

저 너머
윤세균
삼천사 연못
돌 거북은
수련 속에서 달을 품는데

맑은 밤하늘
초열흘 달의
상큼한 빛 속으로 내가

걸음걸음을
悟道頌인 양
읊으며 그리워 가는 길

소쩍새 울자
발걸음은 마음보다
더 조급하다

어슴푸레한
앞산 봉우리
저 너머는 彼岸인가

내 걸음걸음은
그대가 갔을 저 너머
彼岸으로 가는 길인가

비 내리는 오후
이태경

나는 누웠네
흐린 날이 울음을 터뜨릴 듯
쓸쓸한 골목 헤매고 있는 바람 소리

옆으로 누웠네
잿빛 하늘 몰고 오는 빗소리에
상한 영혼 흔들며 고통에게로 가네

다시 꼬부리며 돌아누웠네
전신주 줄 울음소리
바람보다 빠르게 흐느껴 울어

일어나 처박혀 앉아 있네
헤어짐 뒤에 오는 축축한 망각의 시간처럼
내 영혼이 외로워 눈에 뜨거운 것이 고이네

나 일어서네
돌아선 그곳
잔잔한 바람 소리 하얀 울음 보슬비 되어
앞산에 스며드네

태풍 볼라벤
임옥희

하늘길, 물길 끊어 놓고
땅길은 전쟁터

배를 삼킨 새벽 바다
치어들은 무엇 하나
양식 어장이 공허하네

세상 사람들 한마음
두 손 모아 기도 올린다

물 단속
바람 단속 몸이 고달프고

물은 욕심으로
문턱을 넘으려 기회를 노리고
바람은 숲 속에서 잠시 숨 고르기를 하다가
심심한 도깨비장난처럼 나무들을 뽑아 놓는다
대형 간판은
무례하게 안방에 나동그라지고

고달파 우는 소리
천둥소리 뒤로 제치고
동쪽 바다로 풍덩 빠진다

안나에게

송진희

엄마의 숨소리가 내 숨소리인 양
엄마 가슴에 포옥 안겨, 엄마 냄새 맡으며
‘ 세상에서 가장 좋은 냄새’라고 했지

아기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이는 엄마가 되어선
사랑스런 내 아기의 냄새를 맡으면
세상이 다 내 품 안에 있는 듯했지

친구가 남편이 되고, 남편이 친구 되고
다 자라 버린 아기들은
안나의 기쁨, 희망, 그리고 선생님이 되었네

복사꽃 그대 어디 가고, 반백이 된 안나여!
먼 길을 지치지도 않고 달려왔소
이젠 어디로 가려 하오

두려움일랑 떨쳐 버리고
움츠렸던 가슴을 펴 보아요, 활짝 웃어 보아요
마음을 열어 세상을 멋지게 품어 보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또 봄 여름 가을 겨울
소중한 시간들은 쉬어 가지 않고
빨리 또 더 빨리 지나가고 있어요

숨 가쁜 시간의 흐르는 소리가 들리나요?
덧없는 것들이 쪼개어지는 소리도 들리나요?
그리고 아름답게 나누어지고 있는 소리도 들리나요?

귀를 열어 보아요. 새소리, 물소리, 나뭇잎 스치는 소리
아름다운 세상의 노랫소리도 들리잖아요?
거기서 성모님의 향기도 함께 느껴 보아요

기뻐하세요, 감사하세요, 그리고 사랑하세요
미움도, 섭섭함도, 아픔도 훌쩍 뛰어넘어 보아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

오늘은 항상 안나에겐 최고의 날이 되도록
기쁨으로 가득 채워 보아요
어머니 가슴에 담긴 사랑으로 채워 보아요

길 밖의 목련꽃

남명희南名熙

세상은 거대한 러닝머신이다
멈추면 넘어지는
사람들
달리는 길 위로
목련이 하얗게
세상 밖을 열어 놓고 있다
나는 날마다 길 밖에 서서
목련꽃 흰 꽃잎 속에
하얀 꿈길을 본다

골목 어귀 할인마트 간판에
불이 밝혀지고
내 긴 그림자를 빼앗아 갈 때
희디흰 목련꽃처럼
언제나 나는 혼자다
담장 너머 고개 내민 목련꽃 하얀
꽃잎 떨구며, 나를 돌려 세운다
어디로 가고 있지?
가던 걸음 멈추어 선 내가 낯설다

목련꽃 환한 어둠 속 창 너머엔
아직도 달리는 사람들
그들의 머리 위로
한 장씩 하얀 꽃잎을
날려 주고 싶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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