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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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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20g | 145*210*18mm
ISBN13 9788966551163
ISBN10 896655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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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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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천수만에서 유년을 보냈다. 양지편 대나무 언덕으로 파도가 출렁거리던 바다는 리아시스식으로 촘촘해서 얼핏 저수지처럼 아담했다. 대부분 논두렁밭두렁에 파묻히다가 농한기가 되어서야 갯바구니 들고 오그르르 바다로 나가던 풍경들이 아스라하다. 모든 마을마다 바다가 있는 줄 믿고 있던 유년이다.
철 이른 객지 생활의 습성일까, 갯마을 향수병에 시달리던 사춘기를 보냈다. 원효로 골목길 자취방 앉은뱅이 밥상에 고개 박으면 원산도 어디쯤 갈매기 날갯짓이 끼륵끼륵 어깨를 누르는 것이다. 그 기억들이 활자로 박히던 것도 운명이다.
성장소설의 배경을 착한 쪽으로만 뼈대를 맞추기도 했다. 깊은 밤, 모래밭에서 머리카락 쓰다듬던 이웃들의 하얀 이빨 떠올리며 아픈 상처를 아름답게 묘사하려 공을 들였던 것 같다. 『닭니』와 『꽃 피는 부지깽이』 그리고 몇 개의 출산물들이 대개 그랬다.
문득 그 ‘착함’의 캐릭터가 바리게이트 되어 문장들을 가로막지 않았나를 떠올리기도 한다. 이제 그 틀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그 후 산업화 시국 전후의 아리고 시린 사연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싶다, 권력자나 그 끄나풀들이 그랬듯이 민초들 사이의 그물망도 더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싶은 것이다.
글판에 몸을 담은 지 수십 년.
최루탄 연기 자욱하던 아스팔트 청춘들이 빛의 속도로 지나가고, 이제 초로의 시점이다. 그랬다. 소금 같은 글을 쓰고 싶었다. 상처 속에 피는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믿었던 젊음의 언저리 즈음이다. ‘민주주의와 빵과 통일과 사랑’의 문장으로 이 땅의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싶었다.
36년간 몸담았던 교단을 떠나니 몸이 새털처럼 가벼우면서도 허허로움을 감추기 힘들다. 국어교사라는 마크는 나의 업보이면서 삶의 자존이었고 우렁각시처럼 통장에 숫자를 찍어주었다. 상처를 받았고 싸우는 방법도 터득하면서 사람을 만났고 삶의 뼈대를 만들어주었다.
등이 굽고 잇몸이 도미노 현상으로 허물어지던 몸의 변화에 익숙해졌다. 괜찮다. 번번이 조명을 피해가던 그늘진 일상도 기실 견딜만하다. 지금껏 벗들의 후광으로 살아왔듯이 이 글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한다.
--- 「작가의 말」중에서

여우의 눈빛이다.
어미 여우와 새끼 여우의 눈빛이 새벽을 뚫고 한꺼번에 빛을 쏘아댄다. 루스키 전투에서 다리와 귀를 잘린 채 도망치던 들짐승을 여기서 만난 것이다. 지금은 다리 잘린 어미 여우가 갓 난 새끼 여우 두 마리를 품에 끌어안고 밭은 신음을 쏟아내는 중이다. 그들의 터래기 움직임 하나까지 너무 섬세하여 오래도록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미는 새끼들을 껴안으면서도 여차하면 틈입자를 할퀼 듯 나머지 한쪽 발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이다. 보호막 솜털조차 보송보송 아름다운 모정의 사랑이다. 용석은 배낭에서 주먹밥을 꺼내어 코앞에 밀어주고 조심조심 일어난다. 어미 여우가 성한 다리로 주먹밥을 아슴아슴 끌어가더니 새끼들 입에 넣어주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 삼국유사에서 본 혜통 스님의 일화를 아주 잠깐 떠올렸을 뿐이다.
--- 「나팔꽃」중에서

하천 건너 팔촌 열일곱 사춘기끼리 일을 저지른 건 시멘트 다리를 완공하기 직전이다. 재홍이 형은 갈마리 서낭당 너머에 살았고 정자 누나는 뽕나무 많은 진둔벙 옴팡 집에 살았으니 걸어서 족히 한 시간은 걸리는 거리이다. 돈이 없어 중학교에 못 간 정자 누나 혼자 무럭무럭 열일곱 처녀가 되었을 즈음이다. 개울 건너 밤마실 나온 재홍이 형 그림자가 비추면 모처럼 활짝 웃기도 하는 게 그나마 다행인 줄 알았다. 정자네 사랑방에서 묵 내기 화투나 팔뚝 맞기 뽕으로 죽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 재미로 서낭당 언덕 너머 징검다리 건너며 억새풀 밤이슬 스치는 것이다. 성만이 형도 딱 한 번 오긴 했으나, 재홍이 형 혼자 오는 횟수가 늘어나고 더러는 막걸리 주전자 소리도 떨꺽떨꺽 들리는 낌새가 어째 수상하긴 했다. 묵 내기 화투를 치거나 팔뚝 때리기 윷판을 벌여도 식구끼리니까 하냥 그런가 보다 했다. 어스름 달밤 지나고 자정이 지나도 각자 둥지 찾아 등허리 눕히는가 보다, 하며 안방 어른들은 까맣게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잠을 청했다.
--- 「한머리」 중에서

날개 꺾인 천재, 큰삼촌의 그 투석인 줄 알았다. 가분수 체질답게 어렸을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고, 고등학교를 장학생으로 마치자마자 명문대 철학과에 입학했으니 ‘개천에서 솟아오른 용’이었다. 아버지는 큰삼촌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반복하며 회상했다. 큰 가방을 메고 서울행 버스를 타는 대학생 동생의 뒷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랐단다.
그러나 대학생 배지를 단 지 반년 후 큰삼촌은 집안의 기대를 깡그리 날려버린 큰삼촌이다. 무슨 사상 서적과 사상 동아리를 접하면서 투석전(投石戰)에 몸을 던진 것이다. 머리통이 실제로 금이
간 철학도 출신 큰삼촌 얘기는 따로 풀어도 한 보따리다.
신입생 초기에는 ‘분단 시대 한반도 젊은이’란 문장을 되뇌면서 눈시울 적시곤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이 어둠을 사르는 불빛이 되기 위해 우리 모두 일어서야 한다’고 결의를 보일 때는 어린 나까지 두 주먹 불끈 쥐어졌었다. ‘독재 타도’, ‘인간 해방’, ‘군중들의 함성’ 같은 문자를 말할 때까지는 그냥 용감한 학생인 줄만 알았다.
--- 「숨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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