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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바라는 모든 것 2

당신이 바라는 모든 것 2

목영 | 동아 | 2019년 12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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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450g | 128*188*30mm
ISBN13 9791163022817
ISBN10 116302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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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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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연락하지 않았어요?”
불쑥 들려오는 목소리에 혁주의 눈매가 가늘게 떨렸다. 얼굴이 약간 창백해진 인아가 시야에 들어왔다.
“여인아 씨.”
“왜 날 그렇게 불러요?”
자신을 향한 혁주의 호칭을 지적하면서도 그녀 역시 말을 예전처럼 놓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었으면서.”
와들와들, 떨리는 손을 인아는 꼭 움켜쥐었다.
“전화 한 통도 안 하고.”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살아 있다고 메일이라도 보내 주든가.”
“여인아 씨.”
“얼마나 기다렸는데.”
인아가 한 마디씩 내뱉을 때마다 혁주의 심장은 누군가가 칼로 푹푹 찌르듯 아파 왔다.
“그리고 왜 강혁주가 아니라 이혁주야?”
“여인아 씨.”
하지만 그는 냉정함을 유지하도록 애를 썼다.
“여기는 회사입니다.”
묵직한 목소리에 인아는 그제야 자신이 제 감정에 치우쳤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입을 다물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이렇게 차가운 혁주의 모습은 처음이었고 그것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 꿈에도 잊지 못했던 얼굴이 너무나도 다르게 느껴졌다.
그는 괴로웠다. 하지만 다정한 말 한 마디조차 건넬 수 없는 현실이 더욱 괴로웠다. 지금 현재 사무실 안에는 인아와 혁주, 단둘뿐이었지만 창섭의 눈과 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놀란 인아를 달래 줄 수가 없었다.
그는 인아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아버지를 완벽히 속이려면 선을 그어야 했다. 설령 그것이 인아를 괴롭히는 일이 될지라도 그래야 했다.
“그동안 연락 못 했던 건 사정이 있어서입니다.”
지난 3년간 어떤 마음이었는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일일이 다 마음을 보여 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다면. 연락 못 했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랐다.
인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더 물을 수가 없었다.
“앞으로 여인아 씨의 활동 영역이 더 늘어날 겁니다.”
본격적으로 뒤를 봐줄 생각이었다. 물론 그녀의 능력을 최대치로 이끌어 내는 것이 최우선이겠지만.
인아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마치 눈앞의 혁주가 자신이 알던 사람인지 확인하려는 듯 몇 번 눈을 깜빡인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계약 파기하겠어요.”
차분한 말투였지만 그 내용은 다분히 공격적이었다. 인아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혁주는 가늠할 수 없었다.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사장님을 믿을 수가 없군요.”
입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보고 싶었노라고, 그리웠노라고 심장은 그렇게 소리치고 있는데 혀가 난동을 부렸다.
“앞으로의 제 시간을, 제 미래를 사장님께 맡겨야 하는데 제가 사장님을 신뢰할 수 없어요.”
그렇게 선긋기를 바란다면 좋아, 선을 확실히 그어 주리라.
“흠.”
딱, 딱.
기다란 손가락 끝이 책상을 두드렸다.
“위약금이 계약금의 3배니까.”
높낮이 없는 어조에 인아의 눈이 흔들렸다.
“배상이 가능하다면 파기하도록 하죠.”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목소리가 그녀의 심장을 후벼 팠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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