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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아방은 뱃놈 아니가

너의 아방은 뱃놈 아니가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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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56g | 135*195*18mm
ISBN13 9791165120016
ISBN10 11651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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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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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고 지금까지도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다 가르쳐주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나한테 직업의 귀천을 가르쳐준 분도 외할머니다. 외할머니는 이모부를 병원장이라 부르면서 이모 부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구구절절 보였다. 병원이모는 외할머니의 자존심이자 기쁨이었다.

우리 아버지를 언급할 일이 있으면 미안스러워 하면서 빙그레 웃는 얼굴로 “느의 아방은 뱃놈 아니가!”가 후렴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비하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외할머니의 애매모호한 미소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마도로스는 무슨 유행가 가사에도 나오는 단어인데 사람들이 우리 아버지를 마도로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뱃놈이라는 단어와 마도로스라는 단어를 극단적으로 싫어했다.

하루는 이웃집에 사는 지호 아저씨를 집 앞에서 만났다. 어떤 아주머니하고 함께였다. 지호 아저씨는 당시 총각으로 도청 공무원이었는데 우리 어머니한테 가끔씩 책을 빌리러왔기 때문에 잘 아는 분이다. 외삼촌이 없는 나에게 외삼촌 같은 분이었다. 우리 어머니를 제주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분이라고 추켜세웠던 것도 이분이다.

나를 가리키면서 “이 아이 아버지는 마도로스인데 외국 가는 배를 타고 있어서 안 가는 나라가 없죠”라고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었다. 바로 이 마도로스라는 단어에 내가 걸려들었다. 뚜껑이 열린 것이다. “아저씨, 이 아주머니가 장모님이라도 되실 분이신가요? 왜 우리 아버지를 들먹거리시죠?” 우리 어머니의 기준으로는 어린아이로서 너무 건방진 발언을 한 것이었다.

이틀 뒤 날씨가 좀 추운 날이었다. 학교에 갔다 와서 안방으로 뛰어들어갔는데 어머니가 화가 나서 붉으락푸르락하고 있었다. 내가 어린아이로서 절대로 하면 안 될 말을 했다는 것이다. 겨울이라 방안에는 지금은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세 발짜리 놋화로 위에서 두 되들이 노란 알루미늄 주전자에 물이 펄펄 끓고 있었다.

어머니는 분을 못이겨서 화로를 엎어버렸다. 놋화로에는 재를 어느 정도 담아서 숯불을 피운다. 놋화로만 넘어진 것이 아니라 주전자에 거의 가득 들어 있던 끓는 물과 잘 타던 숯과 재가 한꺼번에 방바닥에 쏟아지면서 온 방안이 난장판이 되었다. 순식간에 당한 일인데다가 너무 겁이 나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평생 어머니한테서 받은 가장 큰 벌이었다. 가장 무서운 경고였다. 함구령이었다. 물론 그때 어머니가 어디에 가든 입을 닫고 있으라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세 발짜리 놋화로가 넘어지는 치욕을 당한 뒤로 나는 언제 어디서든 입을 열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내가 깨달은 것은 집안에서의 아버지와 집 밖에서의 아버지의 위상은 달랐다는 사실이다. 지호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가 너무도 자랑스러워서 그 아주머니한테 설명을 한 것이었다는데 내가 너무도 당돌하게 덤비는 태도로 대꾸를 했기 때문에 당황했다고 한다. 내 태도 때문에 그 아주머니한테 창피했다는 것이다. 그 후로 휴가 때 아버지가 집에 오면 나는 아주 세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자기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

중학교 때였다. 아버지가 집에 계실 때 학교에서 ‘가족사항 조사서’를 작성해오라고 했다. “아버지 직업란에 뭐라고 쓸까요?” 했더니 아버지가 ‘십핑 엔지니여(shipping engineer)’라고 쓰라고 했다. 다른 항목은 다 한글로 쓰면서 그 칸만 영어로 쓰기가 어색해서 ‘선원’이라고 썼다.
아버지는 자기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고 당당했다. 단 한번도 힘들다거나 괴롭다는 말씀을 한 적이 없다. 물론 배에서 아랫사람들이 귀신이라고 할 정도로 기계에 관한 한 어떤 고장이 나더라도 고쳐내는 만능선수여서 그랬던 것만은 아니었다.

언젠가는 휴가로 집에 와 계시는 동안에 총선이 있었다. 친구가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데 찬조 연설을 하러 간다고 정장을 차려입고 나가셨다. 밤 늦게 들어와서는 자기도 밥벌이만 문제가 아니라면 정치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약주를 하셔서 술주정을 하고 있다고 우스개로 들었다. 다음날 사람들이 아버지의 원고도 없는 연설이 출마자보다도 더 나았다고 했다는 소문을 듣고서야 단순한 술주정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느의 아방은 뱃놈 아이가!’ 하는 외할머니의 후렴 때문에 나는 말썽쟁이가 되면 절대로 안 되었고 착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왔다. 사촌동생이 말썽을 부릴 때에도 ‘그래, 너는 좋겠다. 말썽을 부려도 되니까’가 나의 반응이었다. 그런데 어젯밤 텔레비전에 나온 심리학 교수의 설명은 감정을 절제하면 착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럼 나는 어릴 때부터도 감정을 절제했기 때문에 착하다는 소리를 들어왔다는 건가? 스스로 이렇다 하게 절제하는 훈련을 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보면 뚜껑이 잘 열리지 않는 것은 타고난 것 같은데….

그럼 나는 칭찬도 아닌데 칭찬으로 듣고 살아왔다는 거야? 밤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
--- 「너의 아방은 뱃놈 아니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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