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수학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은 것 같아 걱정이다. 아이에게 읽기를 가르치는데 『해리 포터』 같은 재미있는 책을 읽거나 스스로 이야기를 지어보는 재미도 없이 그저 딱딱한 철자법과 구두법만 죽어라 공부한다고 상상해보라. 그런 교육으로는 아이에게 문학에 대한 사랑을 심어주기 어렵다. 사람들이 수학 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몇 가지 소개한다.
· 초등학교 때는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말하기를 나한테 오렌지가 열 개 있는데 누군가가 그중 세 개를 가져갔대. 아니, 그놈은 왜 말도 안 하고 가져갔대? 달라고 했으면 나눠줬을 거 아냐?
· 고등학교 때는 근의 공식을 배웠어. 난 아직도 그 공식을 암기할 수 있다고. 그런데 말이지 대체 왜 내가 그것을 외워야 하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지.
수학이 실용적인 적용 분야가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수학은 심오한 아름다움도 갖고 있고, 그 아름다움을 일부라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 서문 중에서
실수의 경우 어떤 수는 제곱근이 있고, 어떤 수는 제곱근이 없다는 면에서 ‘결함이 있는’ 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i=□√-1이라는 새로운 수를 만들어서 실수를 확장했다. 그런 다음에는 산술연산을 적용해보았고, 결국 실수 체계가 복소수 체계로 확장됐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제곱근 문제를 해결한 것일까? √i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에도 또 다른 새로운 수를 만들어야 할까? --- p.88
수학에서 모든 개념은 자신보다 단순한 개념으로 정의된다. 복소수는 실수를 이용해 정의되고 실수는 유리수를 이용해 정의되며 유리수는 정수를 이용해 정의되는 식으로,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발달해왔다. 수학이라는 탑은 가장 근본적인 한 가지 개념 위에 세워져 있는데 바로 집합set이다. 집합이란 한마디로 사물을 모아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1, 2, 5}는 세 개의 수를 원소로 하는 집합이다. 그리고 {2, 5, 1}과 똑같은 집합이다. 원소를 나열하는 순서는 상관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물은 어떤 집합의 원소이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 p.122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방정식 (*)을 증명해보자. 이때 핵심 개념은 Fn이 정사각형과 도미노 타일로 1×n프레임을 채우는 방법의 수라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이다. 증명하려는 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자.
F0+F1+F2+ … +Fn=Fn+2-1 (*)
여기서 활용할 개념은 이 방정식의 양변을 1×n크기의 프레임을 채우는 방법의 수로 이해하는 것이다. (*)의 좌변과 우변이 같은 계산 문제의 답임을 입증한다면 그 둘은 반드시 같은 값이다. 이런 기법을 조합증명combinatorial proof이라고 한다. --- p.151
여러분도 이런 실험을 직접 해보기를 권한다. 연감이나 다른 참고자료를 이용해서 강의 길이, 산의 높이, 주가, 서로 다른 동물 종의 평균 체중, 소설에 등장하는 단어의 개수, 국가의 쌀 생산량 등에서 첫 번째 숫자만 모아보자. 이렇게 폭넓은 범위를 갖는 측정치를 충분히 많이 수집하면 같은 패턴을 발견할 것이다. 이들 중 최상위 숫자로 가장 많이 나오는 숫자는 1이고 점점 빈도가 줄어서 9가 가장 적게 등장한다. --- p.178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자. 이때 여러분이 병에 걸렸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질문에 대답하려면 이 검사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 것인지, 그리고 이 병이 얼마나 희귀한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첫째,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전체 인구의 0.1%다. 둘째, 이 검사법의 신뢰도가 98%이다. 이는 건강한 사람 100명이 이 검사를 받으면 98명은 정상이라고 올바른 결과가 나오지만 2명은 질병에 걸린 것으로 잘못된 검사결과가 나온다는 의미다. 그리고 환자 100명이 이 검사를 받으면 98명은 병에 걸렸다고 올바른 결과가 나오지만, 2명은 건강한 것으로 잘못된 검사결과가 나온다는 의미다.
이제 여러분의 검사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면 실제로 병에 걸렸을 확률은 얼마나 되는가? 언뜻 봤을 때는 뻔해 보인다. 방금 검사의 신뢰도가 98%라고 설명했으니 여러분이 이 병에 걸렸을 확률도 98%일 것 같다. 과연 그럴까?
--- p.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