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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카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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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9.3 리뷰 6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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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380g | 120*188*19mm
ISBN13 9788952741820
ISBN10 895274182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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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가 봐도 비참했고 무기력했다. 주위의 모든 게 흔들리고 있었기에, 쓰러지지 않으려고 벽을 꽉 짚고 있어야 했다. 엄마는 불안해하는 딸을 안심시킬 수 없었다. 그렇다고 딸 앞에서 자신이 졌다는 걸 고백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 pp. 49~50

엄마와 언니는 야수들처럼 서로를 사랑했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더 사랑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얼마든지 치고받고 싸울 수 있었다. 그 싸움에서 엄마와 언니는 서로 한 치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고, 두 사람 모두 절대로 머뭇거리지도 않을 것이다.
--- p. 51

엄마는 절대 균형을 잃지 않고 발가락 끝으로 서서 팽이처럼 돌 수 있었지만, 일상의 왈츠를 출 때는 수없이 나동그라지고 고꾸라져야만 겨우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 pp. 62~63

엄마의 비극, 엄마가 끝내 극복하지 못한 그 비극, 지칠 줄 모르고 되풀이해서 듣는 디스크의 긁힌 자국 같은 비극은 바로 애정결핍이었다. 엄마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애정결핍으로 고통받았다. 결국 엄마의 마음 깊숙이 진홍색의 길게 패인 자국을 남겼고, 영혼에는 더욱 깊은 상처를 냈다.
--- p. 72

그러나 엄마는 천천히 내려오는 법을 몰랐다. 엄마가 스키를 타는 곳에 평이한 코스는 없었다. 최선일 때는 붉게 타오르는 불이었고, 최악일 때는 다 타버려 새까매진 어둠이었다. 이제 엄마에게는 더 높은 곳이 있긴 한 건지, 푸른 하늘이 있는 한 더 올라갈 수는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만 남아 있었다.
--- pp. 95~96

클로드는 카트린의 임신을 반갑게 여기지 않았다. 나 없이 아기 낳고 잘 살아봐! 사랑하는 카트린, 그건 네 생애 최대의 실수가 될 거야! 넌 남편이 주는 것만 받아먹고 살게 될 거란 말이야. 대리인을 내세워야만 살 수 있고, 부양받으며 사는 모든 여자들처럼 집행유예 같은 삶을 살다가 끝나게 될 거라니까! 네가 꿈꾸는 창조적인 삶과 영원히 이별하게 될 수도 있어. 아이를 갖게 되면 사형 선고를 받는 거나 마찬가지야. 너의 소멸에 동의하는 거라고! 내 말 잘 들어, 카트린. 넌 아기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리는 거야. 카트린이 말했다. 그래도 좋아.
--- p. 249

엄마가 꽃이라면 아마도 하얀 장미일 거야. / 엄마는 순결하니까. / 엄마가 동물이라면 아마도 늑대일 거야. / 엄마 늑대는 새끼를 끝까지 보호하니까.
--- pp. 325~326

우리의 한숨은 금방 미친 듯한 웃음으로 변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못 말리는 엄마의 장난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망할 놈의 그 장난! 떠나는 마당에도 엄마는 자신의 규율을 따르게 하려고 찾아온 것이다. 얘들아, 왜들 그렇게 찌그러진 울상을 하고 있니! 그 못생긴 얼굴로 찌푸리는 것 좀 그만두지 못해? 그러지 말고 배꼽 잡고 웃으란 말이야, 제기랄. 내가 뭐라고 했니? 축제를 열어달라고 했잖아. 난 좀비들의 행렬을 보고 싶지 않단 말이야!
--- p. 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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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 대한 기억을 용기 있고 아름답게 풀어낸 자전소설. 파괴적이지만 결코 품위를 잃지 않는다. 삶이라는 여정을 항해하는 여성들에게 기념비적인 작품.
- 르 몽드
눈부신 데뷔작. 작가가 그리는 모든 슬픔 속에서 대범하고 당당한 글쓰기가 느껴진다. 고통스러운 싸움의 연속에서도 결국 사랑은 승리한다.
- 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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