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번쩍 떴다!
수아드 알 사바 여사의 시는 강물의 긴 시간 위에 있다. 진실의 음향音響출렁인다. 수아드 알 사바 여사의 시는 태양의 정오正午기억하는 석양의 수평선을 잉태하고 있다. 그녀의 시는 절규의 모성으로만 가능할 것이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자신의 정체성과 조국에 바쳐지는 저항과 귀의의 제단 앞에서 누가 경건하지 않을손가. 그녀의 여성 선언이야말로 인간 선언이다.
또한 그녀로 하여금 누구는 저 팔레스타인의 다르위시를, 누구는 제3의 세계사를 지향한 나세르를 새삼 만나게 된다. 수아드 알 사바는 아랍의 한 영광이다.
고은(시인)
제가 시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전문가도 아니고, 제대로 된 시 하나 남긴 것도 없고, 마음에 드는 산문 하나 남기지도 못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수아드 알 사바의 시 한편에 저는 충격이고 위로이며 도전이었습니다.
“나의 연인이여
난, 상사병에 걸린 여자입니다
종교의 힘으로 나를 부축해 주세요
하지만 당신은 북극에 있고…
당신을 향한 나의 그리움은 적도에 있습니다”
그의 어느 시를 보아도 같은 느낌이지만 그에게는 꾸밈이 없습니다. 현학적이지도 않고 미사여구도 없습니다. 시 안에 고뇌가 있고 삶이 담겨 있으며 피울음이 있습니다.
그의 처지를 말하려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존재감에, “살아있음”에 스스로를 던지고 싶어 하는 시인이기를 간절히 원하는, 그런 우리 이웃입니다.
단지 저와 다른 것이 있다면 저에게는 그와 같은 시련과 고통, 고뇌와 슬픔이 없어 아직 그처럼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는 부끄러움, 안도감, 그러나 희망 같은 것이 있을 뿐입니다. 수아드 알 사바! 그는 이제 제가 이 땅에 살면서 한 번은 꼭 만나고 싶은 시인으로 제 가슴에 남습니다.
김근상(대한성공회 주교,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힘드시지요? 수아드 알 사바 시인의 시가 당신에게 위안을 줄 겁니다.
모르셨지요? 이 책을 통해 이슬람과 아랍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떡할까요? 아시아 서쪽과 동쪽, 이슬람과 이웃 종교가 만나 머리를 맞대면 됩니다. 수아드 시인이 그 길을 안내합니다.
법륜(시인)
쿠웨이트에서 여성 참정권이 보장된 것이 2005년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가능케 한 휴머니스트이자 자선사업가인 수아드 알 사바 쿠웨이트 공주의 시집이니 관심이 각별합니다. 몇 년 전, 국회의원 신분으로 이란과 파키스탄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방인 여성에게도 차도르 복장을 입히는 그들의 규칙을 따르면서, 아주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주의 시를 몇 편 읽으니, 그 고통과 번뇌의 수렁이 얼마나 깊은가를 절감하게 됩니다. 그의 「시련」은 ‘종파주의 는 절망이고 재앙입니다’라고 규정하고, 그의 「기도」는 ‘신이시여…내 기도와, 내 복종과, 내 존경을 받아 주소서’라고 간구합니다. 그의 「횃불을 들어 올리시오」에서 ‘꿈과, 희망이, 뜨거운 눈물 속에 녹아버렸습니다. 눈물은, 억눌린 진실을 위 해 통곡하는 피가 되어 흘렀습니다…… 진리를 향해 깨어나시오, 시간이 가기 전에’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들의 고통이 그의 기도에 의해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지기를 기원합니다.
김명자(전 환경부장관)
“나의 펜은, 그것은 나를 그리워했던, 나의 연인입니다
아, 그것을 손가락으로 사무치게 끌어 안았습니다
잉크가 나의 손에서 즐겁게 운다고 알라의 자비 덕분에 글자와 더불어 노래한다고 여겼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말했던가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는 기독교도, 불교도, 이슬람교도 아니고 ‘친절’이라고. 수아드 알 사바의 시를 대하면서 다시 한 번 이 말을 떠올립니다. 나의 신 ‘엘’과 발음만 다른 ‘알라’의 자비입니다. 자비가 내면의 말이라면 친절은 외면의 말이겠지요. 펜의 위대함을 다시 느낍니다. 자비는 서로를 살리는 만인의 종교입니다. 죽이는 전쟁, 경쟁, 차별, 억압, 양극화를 넘어서 더불어 살며 평화를 노래하는 그녀에게, 함께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그녀의 고통의 노래에 힘입어 저도 “아 내 사랑의 슬픔으로, 내 극한의 그리움으로, 아 내 고통의 비명으로, 내 사랑의 신음으로” 분단된 내 나라와 갈등과 반목의 이 세상을 연인처럼 사무치게 끌어안고 살아가겠습니다.
김종수(목포산돌교회 담임목사)
시인의 시어는 사막의 별빛이다.
고립무원, 절망의 순간에도 별은 빛난다
결코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사랑이다
진양혜(아나운서)
지난해 만해상 수상 결정 이후 주 쿠웨이트 한국대사관 직원을 자신이 거주하는 궁으로 초대해서 오찬을 베푼 적이 있다. 그의 시에 담겨 있는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배려가 점심을 먹는 내내 그의 행동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수아드 알 사바 시인은 쿠웨이트뿐 아니라 중동지역 전역에 잘 알려지고 존경 받는 여성 시인이다. 특히 여성에 대한 사랑과 인간애를 소재로 한 시는 쿠웨이트 젊은 층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지키려는 열정은 그의 시에서 강렬하고도 힘 있는 표현으로 나타난다.
아랍 문화를 조금이나마 맛보면서 아랍 문화권에서는 널리 사랑받는 이 시인의 여성인권과 인류평화에 대한 이해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김경식(주 쿠웨이트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