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염소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염소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푸른사상 시선-116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9,000
판매가
8,1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54쪽 | 240g | 128*205*11mm
ISBN13 9791130814872
ISBN10 113081487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러나 어둠이 빛을 삭제하듯이
빛이 어둠을 점령하듯이

머리 쪽에 서서 보면 여자, 발치에서 보면 남자인
차옥타지 파고다 와불은 시선을 허공에 걸었다
서로 복화술을 주고받듯이

내부에 가둔 침묵을 가동하는 맨발과
정적이 밧줄처럼 굵어지는 것
보리수나무 아래 촘촘히 각인된 기록들
고독은 눈부시다

나이 들어 목소리가 걸걸해지는 여자와
입술이 얇아지는 남자는 서로
저만치서 흘깃거리며
묵주 알 하나씩 침묵에 든다

와불이 응시하는 먼 곳,
머리에서 발끝까지 외로운 영겁
우두커니 고독으로 누운 지평선을 닮아간다

잠든 사이 다녀간 도둑처럼
안으로 집중하다 주변으로 흩어지는
쥐똥나무 울타리로 둘러쳐진 고요

소멸의 명부를 들춰 퇴색하는 푸른 강물과
붉은 단풍잎의 낙하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부처 몸속에 흐르는
달에서 태양으로
무덤에서 무덤으로
--- 「고독의 발명」 중에서

안녕하십니까

잠깐만,
들판을 지나 구름을 따라가다 접질려 발목이 삐었다
빛나는 햇살이 이마에 부딪쳤기 때문이야
대지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야

소복하게 부푼 멍과 푸른 발등과
시린 발목을 가만히 직시하는데 우두커니
말뚝에 묶인 줄 끝에 붙어
염소 한 마리 깔깔깔 노래 한 소절 부른다
말뚝을 몇 바퀴 빙빙 돌면서

충분해
달달한 감동은 아니지만
뒤집힌 바퀴처럼 가끔 헛발질의 리듬을 음미하는 것
우울을 전달하는 절름발이 걸음으로도
자유로울 수 있지

아침의 눈인사와 지난밤의 잠자리, 손에 쥔 휴대폰
길바닥에 숨은 크고 작은 안녕들
원초적 감정과 본능들

일이 꼬이면 뒤돌아 몇 발짝 절뚝이며 걸어보는
어쩐지 슬픈 뒷모습

들판의 염소가 감긴 줄을 풀다가 말뚝에 머리 찧고
질식한 흰 침을 흘리고 서 있어
고요하고 절망적인 평화, 역겨워
--- 「염소가 아니어서 다행이야」 중에서

살아 있지만 살아 있음을 간과하면 불현듯
어둠은 어둠을 견인하고

나는 나를 추월해 흰 국화로 환생한 적 있다
오아시스를 덮고 내 장례식장을 장식한 적 있다
몸이 분리되어 대지와 허공으로 한없이
사이가 벌어진 적 있다

한때의 감정으로 펄럭이던 때
벚꽃이 봄을 점령하듯
겁 없이 달려드는 눈빛 살피는 일

가로수의 안녕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 몸 밖을 튕겨 나온 혈액은
장송곡처럼 흘러

달을 추월하고 꽃보다 빠르게 나무를 추월하고
겨우 환생한 사막여우처럼 눈을 동그랗게
멈춘 숨을 토해낸 적 있다

목숨 건 추월엔 경계가 없다
달빛의 지붕에서 낯선 빙하의 담벼락까지

시계는 흰 벽에 꽃으로 피고
오늘을 추월한 오늘처럼
미지의 낯선 행성은 나를 맞아줄 것이다
--- 「질주의 방식」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낮잠에 잠깐 들었는데 누군가 그녀의 몸을 다녀갔다. “육신의 모든 촉수”가 열리고 꽃 핀 기억이 없는데 어디선가 긴 여름날의 비릿한 한 생을 끌어안고 지는 꽃잎에게서 사람의 체온이 느껴진다. 어딘지 모를 먼 곳에서 지는 꽃의 신열이 전생의 유언처럼 간곡하게 여운으로 전해지는 것은 사람과 꽃이 원래 혈육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그 먼 ‘꽃’을 더듬어 찾아가는 기억이나 사물의 내면 캄캄한 밀실에는 실핏줄처럼 뒤엉킨 난독의 지형도가 펼쳐져 있고 거기 어디쯤 “서쪽으로 사라진 푸른 낙엽의 행방”에 대한 단서도 잡힌다.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미로처럼 뒤엉킨 그녀의 내면은 바로 ‘고독’을 ‘발명’하는 실험실 같은 곳인데, 문득 그곳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일상은 “평온을 가장한 거짓 풍경”뿐이다. 그녀의 시는 내면의 낯선 풍경과 “수시로 감정을 바꾸는 창”을 통해 내다본 ‘외면의 실루엣’이 겹쳐지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피지 않은 꽃이 지는” 그 먼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이덕규 (시인)
성향숙 시인의 시를 읽다 보니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영원히 살지 못하지만 “머리에서 발끝까지 외로운 영겁”을 지녔다. “부산한 직선들이 엎드려 고요한 지평선이” 될 때까지 우리는 고독을 발명하거나 발견하는 사람일 것 같다. 외롭고 심심하고 고독하고 쓸쓸하고. 이 중 어느 것 하나에도 속하지 않고 자유로울 사람이 있을까. 이 네 단어는 뿌리가 같은 네 개의 가지에 불과하다. 성향숙 시인은 이 네 개의 가지에 색깔이 조금씩 다른 잎사귀를 매달아두었다. 눈부신 어둠으로, 피지 않은 꽃으로, 플라타너스의 간격으로, 때로는 문밖의 고독으로 색깔을 바꾸며 내게 안부를 묻는다. “안녕, 뭐 해”
- 하상만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8,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