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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가족

서툰 가족

: 우리는 입양 가족, 오늘도 소란합니다

제3회 경기 히든작가 공모전 당선작-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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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64g | 135*205*15mm
ISBN13 9788967260415
ISBN10 8967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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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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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있다는 것은 감사하지만 슬픈 일이다. 상상하고 싶지 않은 끝을 향해 달리던 불안한 마음을 놓아줄 수 있는 기회지만 그 정점의 시간을 견뎌내는 것이 끔찍하기 때문이다.
--- p.27

“지금까지 살던 것과는 정반대로 한번 살아봐. 오른쪽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으로 가고 밥이 먹고 싶으면 파스타를 먹어. 집에만 있지 말고 동네 개천이라도 나가봐. 하고 싶은 것, 딱 반대로 일 년만 살아보라구.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날 테니.”
--- p.71

귀가 뜨거웠다. 심장이 두근두근. 올 것 같지 않은 그날이 왔다. 우리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사람들 앞에서 속이 상하고 매번 짧은 만남 뒤에 헤어져야 하는 모찌를 보며 가슴을 쳤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가족’이다.
--- p.153

몰랐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아이라 밤에 보채는 것이 그저 무서운 꿈을 꿔서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 아파서 보내는 신호라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미안한 마음에 괜스레 모찌의 볼을 쓰다듬었다. 작고 보드랍고 여린 아기가 내 품에 누워 잠을 잔다.
--- p.177

아이가 생겼다고 불행 끝, 행복 시작이 아니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그 와중에 웃을 일이 참 많다는 것, 상상도 못했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고통 중에도 기쁨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적이다.
--- p.229

내가 움켜쥐고 있는 삶의 실타래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숨고 싶고, 숨어 왔다. 사람들의 태도와 말을 내가 가진 열등감의 프레임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실제보다 더 상처받고 움츠러들었다. 억울함이 쌓였다.
--- p.249

우산조차 챙기지 못했던 나는 온몸으로 비를 맞았다. 몰아치는 바람에 이성을 잃고 속절없이 쓰러졌다. 남편의 손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고 살아내려고 몸부림쳤다. 살다보니 오지 않을 것 같던 아침이 왔다. 남루한 마음에 온기가 차올랐다. 그리고 내 인생에는 없을 것 같던 햇님을 만났다. 아기 햇님 모찌가 우리에게 찾아왔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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