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빛으로 가득하던 어떤 하늘을,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어느 한때 틀림없이 보았을 그 하늘을 생각했다. 그들은 거스를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인 별빛에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따라갔을 것이다. --- p.249
이 작은 이야기가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게 되었다. 잊지 않아준 당신 덕분이다. 이 글이 당신에게 가닿는 지점은 어디일까. 또 당신이 이 글에 와 닿는 부분은 어디일까. 우리가 이 철 지난 이야기 속 어디선가 만날 수 있을까. 벌써 십 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어느덧 삼십 년 전의 일이 되어가니 말이다.
『새는』은 우리의 청소년 시절에 대한 언어적 박물관이다. 그 속에는, 우리가 청소년기에 겪은 문화, 풍속, 에피소드와 사건, 사랑의 상처와 기쁨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세 번 웃다가 두 번 찡해졌다가 다시 세 번 웃게 하는 묘한 리듬이 숨겨져 있다. 작가는 단지 그 무렵의 문화 컨텐츠나 풍속도, 혹은 그 당시에 있음직했던 에피소드와 사건들을 그려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때에만 가질 수 있었던 순정하고도 애틋하고도 발랄한 정서까지 되살려낸다. 『새는』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이것이다. 읽고 나면 우리는 다시 순정해지고 애틋해지고 발랄해진다. 이만교(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