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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이가 간다 11

일식이가 간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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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3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28*188*20mm
ISBN13 9788961223171
ISBN10 896122317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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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아, 아빠랑 엄마랑 이야기 좀 하자.”
유은혜는 강의를 듣고 집에 온 일식을 붙잡아 앉혔다.
“네.”
일식은 대충 이유를 짐작하면서도 모른 척했다.
“엄마는 말이야. 네가 말이다. 어른이 될 때까지 그냥 조용히 공부랑 사업만 했으면 싶어.”
“왜요?”
“엄마는 네가 착한 일을 하고도 욕을 먹는 게 싫어서 그래.”
“그래, 일식아. 엄마 말대로 어른이 될 때까지 공부랑 사업만 하면 안 되겠니?”
박철구가 옆에서 아내를 거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아들이 국내의 어렵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운 일들을 떠올렸다.
한두 개가 아니었다.
또, 돈은 얼마나 썼는가.
무려 수백억 원에 이른다.
태일 재단에 심장병 어린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출연한 것만 따져도 이백억 원이었다.
박철구는 솔직히 일식이 착한 일을 할 때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아들이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다.
아빠 이전에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식이 돈만 아는 욕심쟁이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훌륭한 어른으로 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억지로 그런 생각을 눌러 참았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일식이 욕을 듣자 멀리 달아나 버렸다.
“하하하. 아빠, 엄마. 찌질이들이 찌질대는 것에 뭘 그리
신경을 쓰세요. 원래 저 같은 초초초초천재들은 찌질이들의 질투와 시기를 받을 운명을 타고나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일식은 웃으며 말했다.
“얘! 엄마가 되어 자식이 욕을 먹는데 어떻게 걱정하지 않겠니?”
유은혜는 일식이 웃는 모습에 더욱 속이 상했다.
“걱정하지 마시라니까요. 원래 사람들 마음은 갈대와 같거든요. 갈대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이리 숙이고 저리 숙이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변해요. 조금 있으면 다시 또 칭찬하기 바쁠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려니 하세요.”
일식은 엄마의 걱정을 없애려고 일부러 더욱 크게 웃었다.
그는 팔로 갈대가 바람에 이리저리 숙이는 것을 흉내를 내며 말했다.
“속도 좋다!”
유은혜는 일식을 흘겨보며 말했다.
엄마는 걱정으로 속이 타 죽겠는데 아들내미는 속 편한 소리를 해서 그랬다.
“속이 좋아야죠. 그래야 맛있는 고기를 많이 먹는데. 엄마, 나 배고파요. 고기 구워 주세요.”
일식은 화제를 돌리려고 일부러 어리광을 부렸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딴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시사대담프로에 나가 인터뷰 한번 해야 하나?’
그러나 그가 나서기 전에 먼저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식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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