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그저 자연이 사람들에게 베푸는 배려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었다. 바다 냄새를 맡으며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바람은 머리를 매만져 주었고, 태양은 등과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자유. 그래도 마음이 편한 자유.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그곳엔 있었다.

첫 만남부터 아름다운 곳이긴 했지만 꼭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버리면 또한 더없이 훌륭한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마음을 놓으면 열심히 다닐 때보다 더 많이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돌아가서도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어느새 조금씩 ‘용기’가 자라나고 있다.

여행도 그런 것 같다. 매일의 똑같은 일상이 지겨워서만은 아니다. 별반 다를 바 없는 타인의 삶이 더 좋아 보여서도 아니다. 가끔 다른 세상을 맛보고 앎으로 인해 여기, 현재, 나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그래서 보다 소중히 여기고, 이해하고, 다시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조금은 느리게 사는 것. 그 과정을 즐기면서 사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그것이 '진짜' 인생을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느리지만 그렇게 가다 보면 결국 길의 끝에서 언젠가는 모두들 만나게 될 테니까. 삶도, 여행도, 사랑도, 마음을 주고받는 그 모든 것들이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말이다.

<b>파란 자유가 숨 쉬는 곳,<br/>그리스 섬에서 발견한 ‘길 위의 행복’<br/><br/>인생의 보물찾기를 위해 운명처럼 찾아간 그리스 섬 여행</b><br/>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여행의 로망을 간직한 저자가 그리스의 대표적인 섬인 미코노스 섬, 산토리니 섬, 크레타 섬을 여행하면서 그리스 섬과 사람, 삶, 여행에 대한 저자의 감상과 그리스 섬에 대한 다양한 여행 정보 팁을 함께 담았다. 우연히 보게 된 리틀 베네치아의 모습을 담은 엽서 한 장, 그 모습을 찾아 운명처럼 그리스 섬으로 떠난 저자는 그리스에서 만난 사람과 삶에 대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행복이란 메시지를 이야기한다. <br/>여행을 인생과 비유하여 삶의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으로 풀어나가는 이 책은 좋은 여행지를 찾아 고민하는 사람들을 그리스 섬으로 이끄는 기분 좋은 여행 안내서인 동시에, 삶에 대한 여러 가치들을 돌아볼 수 있는 쉼과 사람에 대한 에세이이기도 하다.<br/><br/><b>사람, 삶, 여행이 스며 있는 그리스 섬만의 독특한 매력</b><br/>광고에서 나오는 하얀 벽토에 파란 지붕을 얹은 그림 같은 풍경은 그리스 섬의 대표적인 이미지다. 시원한 바다와 파란 자유가 숨 쉬는 곳, 모두가 한 번씩 꿈꿔볼 만한 곳이지만 그리스 섬에 대해서는 의외로 정보나 도서가 별로 없는 편이다. <br/>이 책은 그리스 섬만이 갖고 있는 눈부신 색감과 그리스 섬 곳곳에 녹아든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리스에 대한 판타지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한 그리스의 소소하고 따스한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관광지 이면의 매력까지도 포착하였다. 미코노스 섬 마을에서 엿본 골목길의 자유로움, 항구의 추억을 간직한 늙은 어부들, 엄마손 맛을 느끼게 해준 크레타 섬의 음식, 사람마냥 품새 좋은 넉넉함을 갖고 있는 펠리칸, 우연히 마주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까지 판에 박힌 엽서처럼 예쁘기만 한 사진이 아닌 진심이 느껴지고 그리움이 배어 있는 사진과 글로 채워져 있다. <br/>또한 그리스 여행 정보를 별도 구성해서 그리스 섬을 여행할 때 유용한 언어, 교통, 음식, 쇼핑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기본 상식에서부터 정서를 담은 문화 팁까지, 알고 나면 더욱 그리스와 가까워지게 되는 정보를 담았다. <br/><br/><b>안단테적인 삶을 꿈꾸는 여행자의 로망을 일깨워주는 책</b><br/>이 책이 꿈꾸는 여행은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서 한 템포 박자를 늦추며 더 멋진 일상을 준비하기 위한 여백의 시간이다. 저자는 이아 마을의 길모퉁이에서 많은 것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자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 다른 어떤 때보다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느낀다. <br/>그리스 섬 곳곳을 잇는 여행길을 따라 여행의 흔적을 담아낸 진심 어린 글 속에서 저자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긍정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산토리니 섬에서 느긋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 고양이를 보자, 슬며시 웃음이 나면서도 때에 절어 숨죽여 사는 서울 뒷골목의 고양이와 너무나 다른 모습에,?빡빡한 한국의 모습이 투영되어 물큰 마음이 쓰리기도 하며 크레타 섬의 하니아에서는 우리 역시 겪어본 침략의 역사를 느끼며 상실에 대한 생각으로 발걸음은 무거워진다. 또한 이아 마을에서?본 노을풍경에 대한 강렬한 인상은?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집 안에서나 퇴근길에서도 어둑한 하늘로 비죽 고개를 들어 황금빛 노을을 기다리게 만들곤 한다. 여행은 일상과의 단절이 아니라 돌아갈 곳에서 더 행복하게, 더 잘 살기 하기 위한 인생의 연습과정이라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하는 것이다.<br/>지중해의 여유를 간직하고 있는 그리스 사람들의 흥과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싱그러운 생명력이 깃든 그리스 섬은 여행자의 자유로운 눈길을 넘어 독자의 마음까지도 세상에 대한 편견이 아닌, 한결 가벼운 시선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품게 만든다.<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