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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꽃처럼 인생을 그리다

시처럼 꽃처럼 인생을 그리다

구암출판사 시선집-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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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14g | 135*225*8mm
ISBN13 9791196857608
ISBN10 1196857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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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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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임종구. 반세기 동안 님 그리워하며, 내게 찾아온 만년필. 걸어갈 때 마다, 사각사각 소리 내며, 잘도 다니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울긋불긋 단풍잎 속에, 살포시 내려앉은 작은 속삭임. 흰 종이배에 내 맘을 담아 잘도 떠나가네. 비가 오면 처마 밑에 똑똑똑, 눈이 오면 발자국에 뽀도독. 너는 너는, 내 맘을 가져가는 작은 마술사, 내 맘을 그려내는 나의 혼령이어라!
--- p.17

새벽. 임종구 석양이 수평선을 물들일 무렵, 아늑한 보금자리 꿈꾸듯, 생명의 빛 온 세상에 드리우고, 손을 내밀어 길을 안내한다. 허공에 휘저은 손, 잡을 수 없는 바람, 꾸밈없이 산다는 게 멀게만 보이는 것은, 왜일까. 파고드는 썰물이 가슴을 때리고, 내려놓고 살라 하며, 내일의 밀물을 바라본다. 세차게 흔들리며 울렁이던 심장을, 꿀꺽 삼키듯 이슬방울로 모아 모아, 여울목 망각 속에 흘려보내며, 아침의 빛을 마주한다. 머피의 법칙을 거울삼아, 자식 잘되기만을 손꼽아, 한없이 염원하는 마음이 있으니, 그래도 나는 참 행복하다.
--- p.18

내 이름, 세상에 태어난 기쁨으로, 푸른 하늘에 돌을 던진다. 새벽의 종소리는 나를 깨우고, 동쪽 하늘 태양은 나에게 꿈을 심는다. 정오의 쉼터에도 거북의 삶처럼, 욕심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고지를 향한다. 석양의 노을 속에 내 삶도 물들어 가고, 지천명 끝자락에서 새 희망을 얻는다. 까만 하늘에 은하수처럼, 샛별로 이름 석 자 수 놓는다
--- p.28

짝사랑, 널 향한 그리움은 가만히 눈 감으면, 아침 햇살이 쑥스러워 고개 숙이던 이슬처럼, 설렘으로 수줍은 얼굴이 볼그레 물든다. 너와 함께 하는 세상이 아름다워, 푸른 하늘의 태양을 바라보며 사랑을 꿈꾸고,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찬란한 행복을 빌었다. 네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마음만으로 고백을 연습하고 꿈꿨지만, 너로 인해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귀밑머리에 서리가 내린 지금, 내 곁에 사랑하는 임자와 함께 하지만, 늘 마음속의 너는 나를 젊음으로 이끈다.
--- p.42

새아씨. 임종구. 늦겨울 긴 잠에서 깨어난 나는, 너무 귀엽고 예뻐서, 어머니는 문희(文希)라고 불렀고, 이제 겨우 사춘기 지난 내가 새색시 되어, 꽃가마 타고 시집간다. 장난스러운 남편은, 못 생긴 아욱이라 놀려대고, 심통난 나는 뾰족한 입을 길게 내밀지만, 그래도 나는 행복하다. 가을 하늘 별빛 총총한 밤, 은빛 방울 다섯 개 달린 속살 비친 자주색 잠옷, 두둥실 높아가는 내 마음을 어찌할꼬. 내 나이 아직 서른 전에, 착하디 착한 나의 임은 몹쓸 병에, 정신은 오락가락, 매일 밤 화난 얼굴에 술 마시면 두들겨 패는 지아비는, 자신의 죽음을 알고 이제 그만 잊어달라고, 새 삶을 찾으라고 그렇게 못되게 굴었구나. 한없이 눈물이 흐른다.
--- p.43

초록 세상. 임종구. 북녘에 솟아오른 빨간 립스틱, 비둘기의 입맞춤에, 온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었네.
--- p.74

달그림자. 임종구. 천지에 솟아오른 흰 비둘기, 백록담에 비춰보니, 두 마리의 토끼가 풍금 친다.
--- p.76

4부. 인생을 그리다. 열심히 사는 것이 아름다운 삶이 아니다. 꿈이 있다고 행복한 삶이 아니다. 어두운 길에서 한줄기 빛이 있듯이 수평선 끝에서도 희망의 빛은 늘 기다리는 것이다. 지금 내가 바라본 등대는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희망의 등불이었구나.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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