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덴튼은 로맨스 작가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세 자녀를 둔 그녀는 변호사로서 경력을 쌓기 위해 법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이제 로맨스 작가가 된 그녀는 글을 쓰지 않을 때면, 대학강사로서 법률 비서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전해주기도 한다. 남부 캘리포니아 토박이인 그녀는 현재 모할이라는 작은 시골로 이사해 가족들과 단란하게 살고 있다.
데렉이 빙그레 웃었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카운터에 몸을 기댔다. 그는 정말로 잘생겼다. 언제부터인가 그녀는 그가 멋지다는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녀는 그를 애인감으로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상냥하고 영리했다. 게다가 젠장, 그는 섹시하기까지 했다. 어째서 이제까지 그걸 의식하지 못했을까?
「이번 주에 영화 보지 않겠어?」
그는 신문에 난 영화란과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 보면서 물었다.
「그러지 뭐, 오빠 보고 싶은 거로 골라 봐」
그녀는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데렉이 커피포트를 쥐고 머그 잔에 커피를 따르는 걸 지켜보면서 문득 그가 그녀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데렉이라면 그녀 아이의 아버짓감으로는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재빨리 지워 버렸다. 데렉 뷰캐넌 박사는 그녀의 절친한 친구였다. 그에게 사랑을 나누자고 했다가 소중한 우정을 깨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싶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