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킴버, 아직 안자오?''
킴벌리는 잠이 완전히 달아났다. 라클랜이 한방중에 그런 요란한 소리를 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또다시 말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조용히 지냈기 때문에, 킴벌리는 그들이 런던으로 돌아온 다음 다른 방으로 옮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지금이 몇 시일까? 방에는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에 시간을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잠이 오지 않아서 오래 뒤척였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자정이 되어서야 베개에 머리를 대고.......
''킴버?''
킴벌리는 신경질적으로 이불을 걷어차고 발로 벽을 세게 찼다.
''조용히 해요, 미쳤어요? 지금이 몇시인데......''
''난........죽어가고 있소.''
''뭐라구요?''
그녀는 움찔했다. 이제 심장이 마구 뛰었다. 다시 한 번 벽을 두드렸다. 더 이상 소리를 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공포가 그녀를 감쌌다. 벌떡 일어나 문을 향해 뛰어가는 킴벌리의 머릿속에는 그에게 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