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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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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10g | 128*205*10mm
ISBN13 9791196396961
ISBN10 1196396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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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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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나 응달이 고향에서는 응강인데 꼭 응강이 춥고 배고프고 서러운 곳만은 아니었다 시래기는 뒤란 처마 밑 응강에서 꼬들꼬들 말라갔으며 장두감을 설강 위 응강에 오래 두어야 다디단 홍시가 되어갔는데, 무엇보다도 어릴 적 마루청 밑 짚가리 응강 속에서 달걀을 훔친 내가 흠씬 종아릴 맞고 눈물 콧물 범벅인 채로 잠들어버린, 고향에서는 정지라고 부르는 부엌 구석 어둑한 응강의 찬 기운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하였으니 거기가 서늘하고 깊고 시퍼런 물줄기를 가진 강 중의 강이기는 하였던 모양
--- 「응강」 중에서

퇴직을 하고 벌써 칠십을 훌쩍 넘긴 전직이 교사인 선배 한 분이 전교조해직교사모임에서 소주잔을 탁 털어 넣으며 말했다
세상살이 너무 편해도 못쓰것드랑께! 뭔 세월이 그리도 빨리 가냔 말여 그라니까 가는 시간 좀 찬찬히 가시라고 붙잡을라믄 인생이 좀 고달퍼도 괜찮것드랑께!
--- 「농담 반 진담 반」 중에서

몇 놈이 저 안에서
베이고 쓰러졌는지 모르겠다
터져 나간 살점이
바닥을 흥건히 덮고 있다
하얀 피는 굳어서 반짝 빛난다
누군가의 취향에 따라
몸통이 잘리고 장딴지는
사각으로 저렇게 비틀어졌으리
잘린 놈 팔다리가
아무렇게나 땡볕을 뒹군다
씨팔, 누군가 지나며
한번 걷어차주지도 않는다
한쪽 발목을 잃은 고양이 한 마리 흘끔거리며 쩔룩,
그 앞을 지난다
더 오랜 날을 무수한 놈들이 또
전기톱날의 고문에 씨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토막 날 것인데도
그런데도, 그런데도
그 안에서는 언제나
피 맑은 향기만 흘러나올 뿐이다
--- 「목재소 앞을 지나나」 중에서

물은 예전부터 여기를 흘렀을 터인데
예전의 그 물이 아니다 예전의 그가 아닌데
예전의 폼으로 거품을 일으키고 있는 물들을
오래 산 왕버들이 굽어서 바라보고 있다
그런 그의 생각 또한 아주 오래되었다 오래된
그의 생각, 예전의 물이 아닌 물들이 다시
예전의 물이 되어 여울을 흐르고 있다 물들은
흘러 흘러서 어디로 가는가
물은 흘러서 정말 자신에게로 가는 것인가
진정 물들이 흘러서 어딘가로 돌아가는 걸
인불 켠 도깨비버들이
할아버지 뒷짐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 「도깨비버들」 중에서

물 흐르는 바위틈이나 밑

보내고 싶지 않은 바위의 마음이 물에게 미처 잠깐 물이 멈춘 사이

까슬까슬 뭐가 생겼다 물의 혀에

--- 「이끼」 중에서

큰까치수영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배고픈 흰털고슴도치들이 산에서 내려와 즙을 빨아 먹으려고 마악 꽃대 속으로 들어가려다가 사람 발자국 소리 나는 걸 보고 들키지 않으려고 꼼짝 않고 그러고 있는 줄 알았다 나는 흰털고슴도치가 어쩌나 보려고 한참을 그러고 숨죽이며 서 있었는데 그 길고 하얗게 구부러진 꼬리 위로 왕은점표범나비가 팔랑, 내려앉아 침으로 간질이자 참지 못하고 어쩌지도 못하고 바람보다 조용히 꼬리 부분만을 떠는 것이 보였다
--- 「큰까치수영을 처음 보았을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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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고 싶지 않은 바위의 마음이 물에게 미처 잠깐 물이 멈춘 사이” 물의 혀에 까슬하게 돋아난 ‘이끼’ 같은 시집이다. 이끼가 좋아하는 그늘이 시의 영토여서 응달도 여기선 “세상에 없는 등줄기 서느런”(「응강」)이 된다. 강을 응, 하고 응접하는 ‘응강’은 장두감을 설강 위에 오래 두어야 다디단 홍시가 된다는 웅숭깊은 기억으로부터 연원하는데 “투명한 파장으로 둔갑하여서/ 우리 눈에는 그저 안보이기 십상”(「햇살 속의 슬픔」)인 세계의 비밀과 상처를 다감하게 적시는 힘이기도 하다. 이 둥근 모음을 굴리고 굴려 중고 유모차를 미는 할머니의 바퀴가 되고, 「세상에서 울음이 가장 슬픈 새」의 노래를 듣는 귓바퀴가 된다. 말갛게 씻긴 슬픔을 궁글려 연마한 돋보기를 들고 시인은 마침내 일상의 시간대를 문득 정지시켜 아득해지는 고독의 눈부심을 획득한다. 내가 행복하게 지워지는 이 아득한 멈춤의 순간은 일상의 제도와 언어, 상투적인 질서와 허구적인 소통이 나를 해체하고자 할 때 저항하는 하나의 진지이기도 하다. 「큰까치수영을 처음 보았을 때」를 보라. 숨이 멎는 듯한 시가 아닌가.
- 손택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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