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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의 왕자

집밥의 왕자

파란시선-0049이동
양균원 | 파란 | 2020년 01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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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14g | 128*208*10mm
ISBN13 9791187756590
ISBN10 118775659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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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유리 조각이
날 잡아당긴다
깨진 것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은 적이다
깨진 가장자리에서
빛이 화살을 날린다
깨져 날이 선 것
둥지를 떠나 예각이 드러난 것
그리하여 둥글게 마모되어 가는 것
부르는 대로 불리는 것이
사물의 운명이다
네 잎 클로버는 책 속에 버려졌다
이제 다가갈 수 있다
누군가의 손바닥에
뭐냐고 물을 수조차 없는 아름다움으로
놓일 수 있다
외론 책방의 꽃병이었는지
성당 색유리에 조형된
막달라 마리아의 손등이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궁금하지 않다
산산조각 나기 전은 없다
날 선 기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겨울 바다 모래톱에 비죽 솟아 있는
유리 조각, 붉은
당김 ***
--- 「발견」 중에서

가지에서 가지로
까마귀처럼 가고 싶다
나를 보내는 너의 시각에서
가도 가도 풀밭인 곳으로
정처 없이 걷고 싶다
너의 중심을 떠나
한 걸음에 풀 서너 포기씩
나의 중심도 풀 서너 포기에 한 걸음씩
뒤에 남겨 두고
농담이 살아 있는
수묵화 속으로 배어들고 싶다
끝없이 이어지는 풀, 풀
풀 곁에 풀로 걷고 있다
네 이름을 부르니 풀벌레가 날아간다
네 손을 잡으니 풀씨가 흩어진다
시작이 없어서 끝이 없는,
이곳이 사막이라면 풀은 모래다
이곳이 바다라면 풀은 물이다
내려놓기에는 그만인 이곳
먼 산이 자꾸 낮아진다
세상의 모든 것이 풀 높이로 내려와
허공에 밑줄을 긋는다
가도 가도 싱겁게 푸른 십 리에서
난, 드디어 아무것도 아닌
나일 수 있을 것,
이렇게 가고 싶다 ***
--- 「까마귀처럼 가라」 중에서

수평선,
넘실거리는 파도의 연속
직선은 없는 거지
반듯이 누워 있는 자는
거기 꿈틀거리는 굼벵이만 못한 거지
언제나 어딘가로 출렁이는 리듬
오른쪽 무릎이 휘고
왼쪽 눈꼬리가 처지고
붙잡는 것과 놓아주는 것 사이에서
어딘들 뒤틀리고 있지
쌍코피 터지는 경우가 있지만
콧물은 한쪽에서 시작하지
숨구멍이 열리는 데는 귀천이 없으니까
기울어진 지구에서 팔자로 걷는 것은
이동 중인 중심을 따라가는 것인데
갈매기도 덩달아 두 날개 펼치지
바닷바람과 가까이 지낸다는 것은
매 순간 흔들리는 것이니까
흔적을 좇아가는 해변
저녁은 좌현으로 기울고 있고
십일 자 보행,
예비역의 주특기는 뇌리에 생생하지만
손목에 선을 그어 대는 노을이
줄줄이 정당방위를 갈겨쓰면
모자는 한순간 날아가고
늬가 뭔데,
어깻죽지가 절로 올라가지
짓눌린 꽁초, 마지막 1초를 지나
무게는 역시 왼발 뒤축에 싣고
오른발로 모랫바닥을 쓸면서
세상을 15도 틀어 놓지
걷다가, 걷고 또 걷다가
저물어 가는 서녘을 향해
엄지발가락을 불끈,

하아, 그렇게 찍힌 청춘의 스냅 사진 한 장 ***
--- 「비대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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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 흘러간 것, 돌아오지 않는 것들을 호명하면서, 찬(讚)과 탄(歎)과 모(慕)와 경(憬)을 불러 모아 환하게, 여기에, 불빛을 드리워 주는 사람. 그는 나보다 더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내 아픔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 내 사랑보다 더 짙은 사랑의 숲을 가꾸어 놓은 사람. 착하고 맑은 그 사람에게 기댄다. 『집밥의 왕자』는 육체에 누적된 시간의 양과 상관없이 언어의 청춘을 살아 내고 있는 남편의, 아버지의 비망록(“한바탕 물장난 후에 투명한 웃음 방울을 도처에 떨구다가 수건 한 장으로 닦을 수 없는 향기를 안고 아이는 잠시 빈 내 무릎에 얼굴을 얹고 귀를 내민다”, 『돌아누운 도토리같이』)이다. 그의 짙고 두껍고 무거운 열망(“질리도록 껴안아야/헤어질 것이므로/악 소리 나게 까칠한 턱수염이/언젠가 그리울 것이므로/지금 사무치게 부대끼지 않으면/어쩐지 시작도 끝도 사라질 것 같아서”, 『느티나무 집』)을 읽고서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는 바위’가 되겠다고 다짐할 수는 없다. 시인의 애련(愛戀)이라면 다 열고 받아들이리라, 빨아먹으리라. 슬픔과 기쁨 사이에서 길을 잃어도 좋다. 그 어둠 속에 묻혀도 좋다. 저무는 생의 뒷골목을 헤매다 불타 재가 되어도 괜찮다. “생장하는 것의 정수리에서/투명하게 솟구치는 것들/무중력의 깊이로 날아오르는 것들”(『산티아고 영감이 사자 꿈을 꾸는 새벽』)을 목격하기 때문이다. “초저녁 거실에 비상착륙하는/서녘 빛의 동체/당신의 말이 돌아오고” “식탁 모서리로/당신의 말이 가물가물 번져”(『굿이브닝, 내 사랑』) 오는 순간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양균원과 함께 간다. 그의 뜨겁고 아프고 높고 쓸쓸한 시들을 읽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눈물범벅 웃음꽃 만발 속에서 저리는 어깨 위 짓누르는 어둠을 경험하고 말지만, 동행의 끝까지 늙고 외롭게 걸어가겠지만, 그 명징한 시간의 마지막 지점에 당도하겠지만, 이별할 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사랑했으니까, 사랑을 주고받았으니까, 아름다웠어, 당신, 참 좋은 사람이야, 마지막 말이야, 당신을 사랑해.
- 장석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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