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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30*205*20mm
ISBN13 9791189282165
ISBN10 11892821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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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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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 속으로
빗물처럼 내리는
달빛
오월의 저녁은
하얀 빛으로
스며오는
그리움이다

계절 모르고 핀
연하고 붉은
장미의 잎 속엔
아직도
하늘처럼 맑던
그 소녀가
담아내던 달빛의
눈망울이
반짝이는데

잠시라도
눈을 감으면
주루룩
흘러내릴 것만 같은
염원의 아침을
만지작거리는
섬섬옥수의
어미의 눈길
6월을 향하여
바라다 보는
당신을 만난다

삶이 희망이라는
제목의 묵화를
온 육신의 화선지에
하얗게 물들여가며
써 내려가는
당신의 계절은
노래가 되고
이 한적한
오월의 밤을
흔들어 흔들어
깨우고 있다
--- pp.49-50

한밤중
살며시 지나다
만난 두 분 얼굴
달빛 일렁이는
숨소리에
하얗게 써내리신
당신의 가슴 속
일기를 만난다

두 손으로
건네시던 손길마다
가뭄과 폭우에 어렵게
맺힌 열매를 주시고
당신의 잎사귀마다
흐르던 봄비로
웅성거리는 세상의 소리
끊어내어 평안을 주시고

말없이
삼키시기만 하시던
하루하루의 역사는
사랑의 기록이 되어 남아
잠들어 누우셨다
반석 같은 집터에 핀
백장미 아버지 꽃
시들어 스러져도
땅속 깊이 뿌리 되어 내리는
향내 되어 남았고

도란거리는 사랑채에 핀
엄마 꽃 라일락
부서지고 부서져
기왓장 속
꽃살문
격자살 창호마다 베어
주고받는 얘기 되어 남았네
--- p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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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호 시인의 첫 시집은 전체적으로 조화와 균형과 함께 변화와 새로움을 향한 관심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간결하고 정제된 면이 단정함과 함께 산문시의 수용으로 다양성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의 시적 역량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그 속에서 그의 시적 가능성을 살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박창호 시인의 첫 시집은 시적 형식이나 내용의 측면을 두루 아우르는 수작이라 평가할 수 있다. 시인이 앞으로 심혈을 기울이며 시를 써서 다음 시집에는 좀더 확연하게 진전된 면모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미국 시카고 문학에 하나의 꽃봉오리가 피어났다. 그 꽃은 하나의 꽃이 아니라, 또 다른 꽃으로 피어날 것이고, 또 다른 꽃들을 불러올 것이라고 믿는다. 박창호 시인의 앞날에 시인으로서의 큰 영광이 있기를 진실로 기대한다.
- 김완하 (시인, 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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