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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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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414g | 138*196*23mm
ISBN13 9791189571153
ISBN10 118957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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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강의는 재미없구먼.”
갑자기 그 자리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그 노인이었다. 몸집은 작은데도 목소리가 또랑또랑해 회장 가득 울려 퍼졌다.
“강의료를 받으니 좀 더 궁리를 해야지.”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작게 쿡쿡하고 웃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평소에는 청중의 야유와 조롱에도 대범한 시즈카도 이 무례함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단상에서 휠체어 노인을 내려다봤다. 노인은 자신의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듯했다.
--- p.14

“강의가 따분하셨다면 저도 노력을 해야겠죠. 하지만 지금 하신 말씀은 나이에 어울린다고 할 수 없네요.”
“아, 그건 당신 말이 맞아. 나잇값에 맞는 고상한 짓은 좋아하지 않거든.”
“실례지만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겐타로. 고즈키 겐타로라고 하네.”
어째서인지 노인은 아주 기뻐 보였다.
--- pp.14-15

“그렇지만 판사님. 중부 경제계의 괴물에게도 약점이 있습니다.”
“가족 중에 속수무책인 방탕한 아들이라도 있나요?”
“연상 여성에게 약합니다.”
듣자마자 몸에 힘이 빠졌다.
“아니, 그다지 연애를 운운하는 게 아니라 연상 여성을 상대로 할 때는 난폭한 행동이 사라집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 얼굴을 들지 못한다는 느낌일까요. 아까부터 판사님을 대하는 반응을 관찰하고 그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 p.45

우스이에게 주택지 이름을 듣는 순간, 갑자기 마음에 안 드는 그 노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늙은이가 사는 곳도 분명 그 주택지 아니었나?
“혹시 고즈키 겐타로 씨를 아시나요?”
“네? 고엔지 선생님, 우리 마을회장님을 어떻게 아세요?”
--- pp.92-93

“어쩐지, 시즈카 씨와 있으면 심심하지 않구먼.”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죠.”
시즈카는 독설을 내뱉고 겐타로를 태운 휠체어를 밀며 수사관들 뒤를 따랐다.
--- p.111

“시즈카 씨와 같이 있으면 재밌어.”
“저는 조금도 재밌지 않아요.”
또 이 불량 노인과 말다툼을 해야 하나, 라는 생각에 기운이 쭉 빠져 있는데 문 쪽에 소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언젠가 봤던 겐타로의 또 다른 손녀다.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반쯤 질린 표정으
로 세 사람 얼굴을 번갈아 보고 있다. 총명해 보이는 소녀로, 그 모습을 보니 겐타로를 상대로 열을 올린 자신이 조금 창피해졌다.
“아, 하루카구나. 무슨 일이니?”
“마루가메 할아버지가 마을회장님하고 상담할 게 있대.”
--- pp.147-148

─하지만 시즈카 씨가 그런 말을 해도 말이야. 내 계획에 대해 아는 사람은 당신뿐이네. 그래서 말인데 시즈카 씨는 내 공범이라는 거지.
--- p.195)

적어도 겐타로는 안녕과 평온을 바라지 않는다. 이 영감은 불만과 투쟁을 원한다.
“집에 있어도 할 일이 없군. 미치코 씨, 회사로 가지.”
그렇게 말하자마자 겐타로는 스스로 바퀴를 돌려 거실에서 나가려고 한다. 적어도 내가 손잡이를 잡을 때까지 기다리면 좋으련만, 결코 남에게 의지하려 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 남자 어디를 봐서 간병이 필요한 걸까, 미치코는 몇십 번이나 되풀이한 의문을 가슴에 품고 휠체어를 밀기 시작했다.
--- pp.233-234

“이 나이에 근심 걱정이 없다면 점점 더 늙을 거야. 나를 하루라도 더 살게 하려면 전쟁이나 패닉이라도 일으키게.”
--- pp.238-239

“아는 척하지 마라, 이 녀석아.”
겐타로는 목소리를 일단 낮추고 가바나를 정면에서 매섭게 쏘아봤다.
“난 동의한 적 없어. 체로 거를 뿐이야. 건축업자 사이에 만연한 도리어도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부술 거야.”
--- p.302

“이전에는 민폐 노인이라는 둥 세상의 애물단지라는 둥 마구 떠들어 댔지? 그건 부정 안 해. 늙은이는 머리가 굳어. 자아가 강하고 허리가 약하지. 당연히 미움 받지. 그렇지만 너도 언젠가는 나이를 먹어. 네가 칠십 노인이 되었을 때 나보다 더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이 없다면 허세 부리지 마, 이 멍청한 놈아.”
“……겨우 그런 이유로 파워셔블을 가지고 왔냐.”
--- p.342

“내 엉뚱함은 기본이라고 전하게.”
히로미가 맥없이 돌아간 후 겐타로가 머뭇머뭇 뒤를 돌아봤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하구먼.”
“그럼, 한 마디만요.”
“들어보지.”
겐타로 입술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미치코 씨가 퇴원하면 월급을 올려 주세요.”
“지금도 충분한 금액인데.”
“당신 간병에 위험수당은 기본이에요.”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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