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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선인장

불꽃선인장

엄현주 | 청어 | 2020년 01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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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88g | 128*188*17mm
ISBN13 9791158607258
ISBN10 1158607253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예쁘다. 우리 미미가 좋아하겠다, 그치?”
아이의 물음에 계집애는 흙 묻은 두 손바닥을 마주 털면서 웃었다. 계집애의 입가에 그려진 흙 자국들이 마치 미미의 수염 같았다. 그제야 아이는 계집애의 이름을 물었다.
“다빈, 유다빈. 다섯 살이야.”
아직 흙이 다 털리지 않은, 손바닥을 활짝 펴며 묻지도 않은 나이까지 말했다. 그런 다음 그 손으로 스웨터앞자락을 만지려 했다. 아이도 제 이름이 오빛나고, 열다섯 살이라고 말하려다가 급하게 계집애의 손을 잡았다. 계집애의 흰 스웨터에는 여기저기 흙 자국들이 묻어 있었다. 아이는 그것들을 털어주면서 미미의 털을 쓰다듬던 기억을 떠올렸다.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그만 스웨터에 얼굴을 갖다 대고 비볐다. 아아, 간지러워. 계집애는 잽싸게 몸을 빼어 저만치 뛰어가면서 소리쳤다.
“놀이터에 가자.”
아이도 놀이터를 향해 달려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미미의 무덤 위에 수많은 꽃들이 햇빛에 반짝거리며 새로 피어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저 속에서 편안하게 잠들어 있을 미미. 아이의 입가에 안도의 미소가 떠올랐다. 갈 곳이 없어 결국 여기로 다시 돌아올 때의 그 비참한 기분에서 조금은 놓여난 듯했다.
--- 「그 아이 이름은 빛나였다」 중에서

화면은 순간 환한 빛을 내뿜었다. 마른 나뭇가지들이 일제히 몸을 가누며 붉은 불꽃으로 일어나고 있다. 번쩍이는 섬광과 아우성을 내지르며 불꽃이 맹렬한 기세로 피어오른다. 무엇이 두려우랴? 그 어떤 것이든 다 없애버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믿고서 불 속으로 던져버린 고통들, 그리고 찾아온 소멸의 편안함. 자신도 모르게 지수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불꽃이 홀연히 사라지고 없었다. 조금 전까지 앵커는 사뭇 의미심장한 투로 어처구니없이 저지른 방화에 대해 말하다가, 곧 어조를 바꾸어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이긴 우리의 축구팀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그녀는 화면에서 눈을 떼어 텔레비전수상기 옆에 놓인 선인장화분들을 하나씩 바라보았다.
멕시코, 브라질, 애리조나,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산지가 각각인 그것들은 모양새도 갖가지다. 공 모양, 기둥 모양, 로제트 형, 조상 형……. 보험설계사로 이십 년을 보냈던 어머니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 회의를 느낄 때면 보험회사를 때려치우는 대신 선인장화분을 하나씩 사오곤 했다. 지수는 새로운 화분이 생길 때마다 어머니의 몸속에서 가시들이 조금씩 더 돋아난다고 믿었었다. 하지만임종 직전, 어머니의 몸에서 지수가 보았던 것은 가시가 아니라 앙상한 뼈들이었다. 세상에 대한 분노의 가시들을 어머니는 살아남기 위해 더욱 깊숙이 뼛속에 감추어두었던 걸까? 요즘 들어 지수는 어머니가 남긴 선인장들을 보면서 자신의 가슴에 가시들이 와 박히는 아픔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곤 한다. 어느 새 앵커는 뉴스보도를 마치고 편안한 밤이 되시라는, 인사말과 함께 고개 숙였다. 지수는 텔레비전도 전등도 다 껐다.
--- 「불꽃선인장」 중에서

“맘만 먹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가지, 왜 못 가겠어?”
“그럼 한번 다녀오시지 그래요?”
이웃동네에 잠시 나들이 가듯 가볍게 다녀오라는 투로 말하면서도 얼마나 불가능한 일을 권하고 있는가를 나는 잘 알았다. 할머니의 대소변수발과 잠시도 틈을 낼 수 없는 집안일들을 하루쯤 접어두고 저 멀리 남쪽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꽃 잔치에 갈 만큼 어머니는 배짱과 여유를 지니지 못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마음만 내면 갈 수 있는 것처럼 말하다니, 어머니도 참. 나는 속으로 웃었다.
“이젠 엄두가 안 나. 꽃잎이 떨어지는 걸 보면 얼마나 속상하고 안타깝겠어? 내가 이젠 늙나 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립기만 했는데…….”
그때 열여덟이었던 나는 찰나적인 아름다움이 남기는 슬픔 따위를 알지 못했다. 단지 어머니의 말대로 눈가에 잡히는 주름을 보고 잠시의 휴식도 허락 받지 못하고 늙어가는 모습이 안 돼 보였을 뿐이었다. 이제 화운으로 가면 머리 위에 벚꽃을 눈송이처럼 달고 환한 웃음을 날리는, 젊고 건강한 어머니를 그려볼 수 있을까? 그리하여 죽음을 향해 빠르게 걸어가는 어머니의 발을 꼭 붙잡을 기운을 나는 충전 받을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나는 어머니에게 다가오는 죽음과 내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로부터 하루쯤 놓여나기를 내심 원해서인지도 모른다.
--- 「사월의 전설」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그 아이 이름은 빛나였다]
아이(중2)는 엄마가 새로운 남자와 결혼하는 바람에 늙은 생부의 집으로 가게 된다. 생부의 아내는 아이뿐 아니라 아이가 애지중지하는 고양이(미미)까지 몹시 구박한다. 미미의 병원비를 훔치다가 들켜 결국 아이는 미미와 함께 쫓겨난다. 공원벤치에서 밤을 새우다 미미는 죽고, 아이는 엄마와 연락이 닿지 않자 도로 생부의 아파트가 있는 곳으로 찾아든다. 거기서 미미의 무덤을 만들어주다가 다섯 살 된 다빈이를 만난다.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차 다빈에게서 미미를 느낀다. 다빈을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옥상 물탱크실에 함께 있다 유괴범으로 몰리자……

[꿈꾸는 가방]
가방을 들고 이 학교, 저 학교로 떠돌아다니는 시간강사라는 이유로 한 여자에게서 두 번이나 퇴짜 맞은 남자. 그는 젊은 시절 방랑하다가 돌아와 가방공장을 세운 아버지를 떠올린다. 떠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가방을 만들던 아버지와 정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하는 아들. 그는 하룻밤 같이 보낸 적이 있는 옆집 여자의 자살소식을 접하면서……

[반달:vandal]
무명화가인 그는 새로운 기법으로 작품을 만들려고 하지만 결과는 늘 신통찮다. 그는 아내가 출근하고 나면 집안에 틀어박혀 의붓아들과 함께 지내야 했다. 12살인 의붓아들은 왜소증장애아며 심장병환자다. 그래서 아들은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자신과 거의 비슷한 몸집을 한 구체관절인형과 논다. 그 인형은 사람 모습과 아주 흡사할 뿐 아니라 내장된 테이프가 있어 노래도 한다. 가수가 꿈인 아들은 그 인형을 자신의 분신으로 생각하고……

[몽마르트르베이커리: 중편]
행복했던 시절(새엄마가 있던 일 년)의 기억에 영원히 머물러 있는 그는 성장도 멈추어 37살이지만 12살 소년의 몸집을 하고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도 더듬는다. 그 시절 그는 가게 출입문 밖으로 보이는 높고 가파른 고갯길을 몽마르트르 언덕이라 부르며 미술학원에 다녔었다. 학원원장이랑 눈이 맞은 새엄마는 빵집 종업원 시절에 익힌 솜씨로 손수 구운 빵과 과자를 들고, 그 언덕을 급하고 오르곤 했다. 그런 엄마의 등 뒤에서 느껴지는 애틋한 사랑의 감정에 어린 그는 몸을 떨었다. 엄마는 도망을 가고, ‘만물보수’를 하던 아버지가 죽자 그는 업종변경을 해서 ‘몽마르트르베이커리’라는 가게를 연다.
어느 날, 거기에 새엄마와 이미지가 닮은 여자고객이 아들의 생일케이크를 주문하는데……

[봄날은 지나가고]
여중동창생 P, K, L은 사십 년 만에 소도시에 위치한 모교에서 만난다. 호텔로 변신한 학교, 중년의 나이가 된 그녀들. 각자 삶의 애환을 안고 있는 그녀들은 정작 자신들의 고민을 꺼내보지도 못 하고서 겉도는 이야기들로 시간을 보낸다. 속절없이 저물어가는 봄날과 함께 헤어질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다들 울고 싶은 심정으로 다음 만남을 약속하지만……

[불꽃선인장]
남편의 실직으로 인한 궁핍에서 벗어나고자 지수는 안간힘을 써보지만 여전히 현실은 힘이 든다. 보험설계사였던 어머니가 혼잣손으로 어린 남매를 키우면서 어려울 때마다 사들고 오던 선인장화분. 지수는 견딜 수 없는 순간마다 선인장이 되는 환상에 빠지며……

[비 오는 오후, 프리셀 게임]
한때 잘 나가던 그는 억울하게 해고를 당한다. 그는 아내가 출근하고 난 후면 집에 틀어박혀 게임에 몰두한다. 그 중에서도 프리셀 게임을 가장 즐겨한다. 게임규칙으로 네 개의 빈칸, 즉 자유로운 공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 공간에 자신이 원하는 단어들을 집어넣으며 환상에 빠져든다. 그럴 때면 맡게 되는 은은한 들국화 냄새는 견디기 힘든 현실에서 나는 비린내를 없애주며……

[사월의 전설]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하는 사월에 죽음을 목전에 둔 어머니. 그 어머니가 늘 그리워하던, 벚꽃으로 유명한 화운에 딸이 찾아간다. 그곳 카페에서 어머니를 모델로 한 그림을 발견하고, 어머니를 평생 기다린다는 옛 동료교사의 사랑이야기를 우연히 전해 듣고서……

[종이배]
남편의 외도를 견뎌내면서 여자는 고향집 아래채에 세 들어 사는 친구, 순호의 어머니인 현 선생을 가끔 떠올린다. 그녀는 가야금교습으로 생계를 이으며 딴살림을 차린 남편을 평생 기다리며 산다. 남편이 애인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먼길을 떠나자 여자는 고향집으로 내려간다. 이제 치매에 걸린 현 선생은 종이배를 접어 강에 띄우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여전히 믿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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