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다름없다는 반려견에 대한 생각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만큼 우리도 반려견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서의 위치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반려견 등록은 의무화되었으니 번식을 금지하고 매매를 금지하되 관련 세금을 거둠으로써 이 돈으로 버려진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소를 설치한다든지, 관련 기업과 교육기관 및 인력의 양성, 관련 보험제도 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천만이 넘어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요구뿐만 아니라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제고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의제다.
--- p.15, 「반려견과 함께 사는 도시」중에서
우리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정부지원이 OECD국가 중 1위라는데, 왜 여전히 주택공급에서 문제가 될까? 겨울이면 고시원에서 살던 어르신들이나 쪽방에서 살던 청년들이 화재로 목숨을 버리는 일이 여전히 일어나고, 청년들은 주거가 없다며 스스로 협동조합을 만들어 쉐어하우스를 짓고 있다. 무언가 정책이 현실에서 그 실현의 정합성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추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위스에서조차사회주택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지만 독일의 경우처럼 임대주택이라는 말이 곧 ‘차별’이 되지 않는 공급의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 p.24, 「임대료 통제 받는 사회주택」중에서
우리는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중앙정부가 재생과정을 설계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더구나 도시 재생에서의 핵심은 사실 특정한 공간과 그 공간과 관계 맺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그 지점은 빈 공란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설계였다. 그러다 보니 과거처럼 지역개발에 정부가 예산 나누어 주는 것처럼 보일 우려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도시재생뉴딜은 개발의 다른 이름처럼 여겨질 우려도 적지 않다. 일관된 건축방침과 이야기가 있는 시민들의 참여와 예술의 결합,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시스템이 도시를 다르게 만든다.
--- p.41, 「문화와 예술이 만드는 도시재생」중에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산업의 주요기반인 제조업의 디지털화가 중요한 의제일 뿐 아니라 관련 주체가 참여하여 실제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현하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디지털화가 가져오는 산업의 변화가 ‘신산업’의 창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조업을 디지털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기존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디지털화되는 생산공정에 적응하여 공동체가 유지되는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공유경제만이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기존 제조업의 디지털화야 말로 사회 전체가 안정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 p.50,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제조업은 유효하다」중에서
형식이 자영업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영역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이같은 플랫폼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노동조건 개선은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된다. 기본적인 사회적 안전망 안에서 이들의 노동이 보호될 때 우리 삶의 질도 개선된다는 점에서 과거 시대의 노동법 규정에 얽매여 이들을 사각지대에 남겨 놓아서는 안 된다. 당장은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통한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를 위해 플랫폼 노동자를 새롭게 정의하고 법적 보호의 체계에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 p.58, 「디지털 시대의 노동자 보호」중에서
동네 가게의 주된 고객 중의 한 그룹이 그 노인들이기 때문에 홀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노인들의 주요 소득은 연금이다. 우리의 국민연금 같은 연금제도가 바이마르공화국 시절부터 만들어져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주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대개 그 노인들은 동네의 사회주택에 산다. 동네 곳곳에는 ‘시니어를 위한 사회주택’이 민간회사의 이름으로 혹은 여러 협동조합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표지판을 보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므로 낮은 주거비와 안정적인 연금이 있는 노인들이 중요한 소비주체로서 동네 가게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 p.64, 「사회적 안전망이 동네가게를 지킨다」중에서
옥상이든 버려진 땅이든 도시에 녹색의 공간을 만드는 것은 시민들에게 쉼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 뿐 아니라 미세먼지 대신 산소를 공급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서울을 걷는 도시로 만드는 것과 함께 녹색의 공간을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도시텃밭은 농업으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생태적 기능과 역할이라는 측면에서도 도시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한다.
--- p.83, 「도시텃밭이 있는 자연친화적 도시」중에서
시민들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료들이 기술과 정보를 독점하고 있으면서 시민들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내려 놓지 않은 한 오바마의 헬스케어 사이트의 실패가 보여주는 사례들은 오바마 정부만의 예는 아니다. 최고의 기술진들이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관계자들의 참여가 가능하게 설계하는 순간 비용의 절감과 서비스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여러 나라에서 오픈소스로 서비스를 만드는 법들을 입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그런 점에서 기존 관료 중심의 서비스 중심체계를 변화시켜 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 p.88, 「관료주의에 대한 도전,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방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