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교회사가들은 지난 20세기를 ‘성령의 세기’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20세기 초반에 일어난 오순절 운동을 통해 그 동안 잊혀지고 무시되었던 성령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였기 때문입니다. 오순절 운동은 1950-60년대 이후로 은사운동으로 확대 되었고,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에는 신사도운동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오순절 운동, 은사운동, 신사도 운동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세 번째 위격이신 성령하나님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한 것은 세계 기독교회에 큰 공헌을 한 것입니다. 그것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위의 세 가지 운동이 성경의 원리에서 이탈하고, 신학적인 균형을 잃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때 수많은 사람들의 신앙생활에 엄청난 해악을 가져다주고 있음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특별히 무속신앙의 전통이 뿌리 깊게 박혀있는 우리나라의 토양에서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은 무속신앙과 혼합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심각하게 무속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심하게 오도된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마치 성령을 자기 마음대로 오라하고 가라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그리고 무속인들이 귀신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것과 같이, 그들은 성령과 직접대화를 할 수 있으며, 직통계시를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이 받았다고 하는 직통계시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권위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성령이 역사하는 곳에서는 반드시 신비로운 현상 ? 방언, 예언, 입신, 영서, 환상, 기적적 치유, 쓰러짐, 떨림 ? 등이 일어나야 한다고 믿고, 이런 신비로운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는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소위 예언의 은사를 받았다고 하는 일부의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무당이나 점쟁이인 것처럼 복채를 받고 미래를 예언해 주고 있습니다. 성령운동이 무속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운동으로 변형되면서 한국 교회의 성령운동은 지나치게 감정주의적인 운동이 되어가고 있고,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상식과 합리적인 사유와 판단의 중요성은 점점 심각하게 무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8세기 미국의 영적 대각성운동을 이끌었고, 최고, 최후의 청교도 신학자로 인정되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령론을 천착한 본서는 한국 교회 전체에 매우 시기적절하고, 유익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에드워즈는 성경을 통해서 계시된 성령하나님에 대한 심오한 지식과 통찰력을 가진 신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성령에 대한 개인적인 체험을 가진 신학자였습니다. 특히 그의 아내 사라 에드워즈는 원조 은사주의자로 불릴 정도로 성령에 대한 깊은 체험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에드워즈의 성령론은 메마른 상아탑에서 추구된 생명력 없는 이론이 아니라, 목회 현장과 부흥의 현장에서 성령 하나님의 역사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면서도, 자신의 경험과 체험을 하나님의 말씀의 빛 아래서 균형 있게 해석한 생명력 있는 신학이었습니다.
에드워즈의 균형 잡힌 성령론에 대한 큰 애착을 가지고, 그것을 한국교회에 소개하기 위해서 불철주야로 애쓰신 이상웅 목사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목사님은 교회의 전임 목회자로서 그리고 신학대학의 교수로서의 매우 바쁜 일정 중에서 이 귀 이젠작을 완성하셨습니다. 이 목사님은 23년 전 제가 대학생 때 하나님의 신비로운 섭리 가운데 만나게 된 저의 후배이자, 친구이자, 동료가 대학생대학 캠퍼스에서 철학 수업을 함께 수강하고, 또 개혁신학의 주요한 주제들에 대해서 토의하고 때로는 논쟁했던 그 아름다운 시절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 목사님이 그동안 보여주신 주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복음진리와 개혁신학에 대한 타협 없는 헌신에 늘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이 목사님이 가지고 계신 교부신학에서 현대신학에 이르기까지 신학의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심오한 통찰에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 목사님이 총신대학 조직신학 박사학위로 제출한 논문이 수정, 보완되어, 이렇게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됨을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또한 본서의 의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쁜 마음으로 출판을 결정해 주신 부흥과개혁사 백금산 목사님께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에드워즈의 성령론은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고 있는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성경적이고, 복음적이고, 균형 잡힌 성령운동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바른 모습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수많은 조국의 그리스도인들이 이 책을 읽고서 정말 큰 유익을 얻게 될 줄 확신하며 적극 추천합니다. 부디 우리가 사랑하는 주님께서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어머니인 조국교회를 새롭게 해 주시고, 한 차원 더 성숙케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추천의 말을 대신합니다.
정성욱 (미국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