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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 사람을 살리는 협동조합기업의 힘

이슈북-07이동
차형석 | 알마 | 2013년 03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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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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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240g | 128*240*20mm
ISBN13 9788994963716
ISBN10 899496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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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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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신성식
1965년 부여에서 태어났다. 한국의 ‘생활협동조합 1세대’로서,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협동조합에서 일했다. 영세한 규모의 생협에서 시작해 지금은 조합원 17만여 명, 연매출 3450억 원에 이르는 한국의 대표적인 생활협동조합인 iCOOP생협 생산법인의 경영대표를 맡고 있다. 학생운동을 하다가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던 신성식은 1990년 학교를 자퇴하고 노동운동에 투신하기 위해 인천 지역으로 갔다. 그곳에서 파업투쟁을 하던 중, 우연히 ‘농촌을 살리는 모임’회원들과 함께 쌀 직거래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1992년 부평생협을 만들고 생협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그는 부천생협, 생협중앙회를 거치며 협동조합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하지만 한국의 열악한 현실에서 매년 적자를 피하기란 어려웠다. 1997년 파산 위협에 직면해 있던 여섯 개의 영세 지역생협의 생존을 위한 생협연대(현 iCOOP생협) 창립에 참여했으며, 조합비제도, 유통 혁신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협동조합 모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성공회대학교 유통정보학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지은 책으로는《새로운 생협운동의 미래》《새로운 생협운동》(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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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먼저 주식회사를 생각해봅시다. 가령 어떤 회사의 총 자본금이 2억 원인데, 제가 1억 500원의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 여러 명의 주주들이 9999만 9500원의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게 되면 제가 그 주식회사에서 실질적 지배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요. 그 회사가 1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손실을 메우기 위해 회사의 자산을 매각하는데, 더이상 팔 자산이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10억 원의 손해가 났어도 저는 1억 500원만 손해 보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반대로 10억 원의 순이익이 났다고 하면? 저는 5억 5000원에 대한 이익(세전)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이죠.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이만큼 좋은 시스템이 없는 겁니다. 손실과 배당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대표이사가 되어 월급과 성과급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는 이익을 독점할 수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한번 삐끗하면 삼대가 망할 정도로 타격을 받았는데, 주식회사의 등장으로 성과는 무한정 누릴 수 있는 반면 책임은 유한한 제도가 도입된 겁니다. 그로 인해 대규모 자본 동원이 가능해지게 된 거죠.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좋은 시스템입니다.(웃음) 그러다 보니 자본 횡포의 사회 경제적 파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어요. 금융지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요. 그래서 투자 규모와 상관없이 1인 1표로 결정을 하게 되면 자본의 무지막지함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협동조합이 그 의미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거지요.
---「1장 주식회사는 1주 1표, 협동조합은 1인 1표」 중에서

차형석 아이쿱에서 올해 10억 원의 이익이 남았다면, 이 10억 원을 다음 해 사업에 어떻게 반영하나요?
신성식 조합원에게 혜택이 가도록 하죠. 가령 물품 가격을 얼마나 더 내릴 수 있을까, 회원들의 조합비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까 검토합니다. 아이쿱 초창기의 조합비는 평균 2만 5000원이었는데, 현재는 평균 1만 3000원입니다. 조합비를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요. 요즘 아이쿱 물품은 친환경 유기농 제품이 주를 이루는데, 일반 시장제품과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거나 심지어는 더 저렴한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사업의 성과를 나누는 방법이 꼭 배당 방식이 아닌 조합비를 내리거나 물품 가격을 내리는 데 사용한 것이지요. 조합원이 배당금 3,400원을 당장 손에 쥐면 기분은 좋을 수 있어요. 조합원 1인당 평균 출자금이 8만 원인데 배당금이 세전 4,000원이면 5퍼센트의 배당률이 나오는데, 이 정도면 적지 않은 수준이에요. 하지만 절대 금액이 너무 작아요. 요즘 3,400원이면 커피 한잔 정도 값이에요. 따라서 조합원들이 배당보다는 사업 이용에 더 관심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1장 주식회사는 1주 1표, 협동조합은 1인 1표」 중에서

신성식 일제강점기에도 협동조합이 있었어요, 일제의 탄압으로 해산되긴 했지만. 그러다 해방 이후에 다양한 분야에서 생겨났다가 전쟁을 거치면서 중단됐고, 박정희가 일으킨 5·16군사정변 이후에는 점차 맥이 끊겨버렸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싫어했으니까. 1980년대 중반까지는 생협이라고 부르지 않고, ‘소협’이라고 불렀어요. 소비자협동조합을 줄인 말이었죠. 생협이라는 말을 쓴 건 198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 한살림은 ‘원주 밝음신협’ 활동을 하던 박재일 회장이 1986년에 한살림농산을 시작한 게 초창기 모습입니다. 직거래를 위해 서울 제기동에 한살림농산을 만들고, 그러다가 1987~1988년에 안산 신협에 있던 이건우 선생과 박재일 회장이 일본 생협을 견학하는 모임을 갖게 됩니다. 한국 생협은 일본 생협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일본은 지역생협이 700여 개가량 있는데, 2010년 기준으로 등록 조합원이 2600만 가구 정도예요. 중복 가입한 경우도 많이 있긴 한데, 두세 가구 중 한 가구가 협동조합 회원인 셈입니다. 일본을 가보니까 지방의 한 생협에 등유를 공급하는 유조차가 있어요.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협동조합에 서 제공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거죠. 여하튼 일본 생협을 견학한 박재일 회장이 일본 생협의 시스템이 효과적이겠다고 판단해 1988년도께 한살림생협이라는 이름으로 생협을 시작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장 한국 생협의 네 가지 경로를 살펴본다」 중에서

신성식 3학년 2학기 때 학생운동으로 투옥되었고, 4학년 1학기 때까지 징역 살다가 나왔어요. 학교에 복학했더니, 서클 2년 후배가 총학생회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복학하고 보니까 학교에서 내가 별로 할일이 없더라고.(웃음) 그때 학교 학생과에서 제안을 해오는 거예요. 학교를 자퇴하면 등록금을 돌려주겠다고. 그때 후배들이 총학생회장 선거를 준비한다고 해서 돈이 필요한 시기였어요. 나는 자퇴하면 그동안 낸 등록금을 다 돌려주는 줄 알았지.(웃음) 학교에서 할 일은 없고, 돈은 필요했고, 어차피 노동운동을 하러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당히 자퇴서에 사인을 했어요. 그랬더니 한 학기 등록금만 돌려주더라고.(웃음) … 그다음에 인천국민운동본부 조직국장으로 일하게 됐는데, 그때 우연한 기회에 농산물 직거래를 하게 됐어요. 그런데 얼마나 무식하게 직거래를 했냐면, 최소 주문 단위가 한 가마니였어요. 80킬로그램짜리 한 가마, 두 가마 이런 식으로. 방아를 찧어서 쌀을 배달했어요. 그런데 저층 아파트는 왜 그렇게 많은지, 주문한 사람들이 대체로 5층에 살고 있는 거예요.(웃음) 80킬로그램짜리 쌀 한 가마니를 한 사람이 등에 지고, 뒷사람이 받치는 식으로 5층까지 올라갔어요. 아무리 젊었을 때라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고생스러웠지만 성과가 있었고, 나름대로 가능성을 봤어요.
---「2장 한국 생협의 네 가지 경로를 살펴본다」 중에서

신성식 한국 소비자협동조합의 뿌리를 강원도 원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소협의 역사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예요. 1970년대 홍성에 ‘밝은소협’이라는 데가 있었어요. 옛날에는 워낙 상인들이 폭리를 취했잖아요. 1840년대 로치데일이 처음 시작될 때처럼. 왜 유원지에 가면 상인들이 500원짜리 생수를 2,000원에 팔고 그러잖아요. 그런 것처럼 유통이 현대화되지 않았으니까, 상인들의 주도권이 강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시대였다는 말입니다. 그런 속에서 소비자들이 휘둘리지 말자고 해서 교회나 가톨릭을 중심으로 해서 다양한 소협이 시작되는데, 1970년대에 있었다가 그 흐름이 끊기고 다시 1970년대 말과 1980년대에 시작하게 됩니다. 그건 한국의 정치 상황과 관련이 있어요. 박정희 유신정권이 민간 시민들의 자율적인 조직이 형성되고 활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면서 맥이 끊기게 된 거죠. 그냥 내버려둬도 사업이 성공하기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정치권력까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눈을 부라리니 쉽지 않았죠. 당시만 해도 농민들이 통일벼를 심지 않고 유기농을 한다고 하면 빨갱이로 몰리던 시절이었어요.
---「3장 한국 생협이 주로 농산물을 취급하는 이유」 중에서

차형석 초창기에 협동조합을 했던 분들은 협동조합을 일종의 가치운동이나 생명운동, 공동체운동으로 시작했다는 말씀인데요.
신성식 그렇습니다. 협동조합의 전형이 없었어요. 소비자생협이든 뭐든 ‘아,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모델이 없었어요. 1970년대 신협이 좋은 일을 해보려다 실패하고. 그런 모델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결국 사업적으로 성공한 협동조합이 하나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농협은 자신을 협동조합으로 여기지 않았고, 그런 분위기 자체가 없었어요. 사업적으로 성공한 데는 없고, 필요와 요구는 있고. 그러다 보니 협동조합을 하면서 사업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게 된 겁니다. 그런 기대를 안 하니까 자연스럽게 ‘가치나 이념 중심’으로 가게 된 거예요. 유기농을 하는 농민들이 기존에 농약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것보다 수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게 아니라 개인적, 신앙적 신념으로 버티게 된 거죠. 그렇게 생산이 유지됐어요.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렵게 만든 소비자생협이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게 백화점 가는 것보다 특별히 경제적으로 이익이 높다고 볼 수도 없었어요. 이 두 흐름이 만나면서 협동조합은 사업적 이점보다는 가치나 신념이 중요해졌고, 또 으레 생협은 이렇게 가치나 신념이 더 중요한 곳이라는 인식이 훨씬 강해진 겁니다.
---「3장 한국 생협이 주로 농산물을 취급하는 이유」 중에서

신성식 시민단체나 종교 쪽에서 주도한 생협들은 사업보다는 가치를 우선합니다. ‘사업은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업을 강조하면 ‘사업 강조=기업’으로 인식하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성장주의라는 비판이 있어요. “협동조합은 성장하면 안 된다”라거나, “성장을 하게 되면 사업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협동조합의 초기 목적이나 초심이 바뀐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성장 자체를 반대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들이 모범 사례라고 생각하는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레가, 일본의 생협은 그 규모가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한국 생협이 몬드라곤의 1퍼센트 정도밖에 안 되는데도 성장신화에 빠져 있다고 비판합니다. 두 번째는 이념적 순결성 또는 사대주의적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협동조합의 경우 일본의 사례를 모범으로 보았거든요. 일본이 하는 방식이 하나의 교과서처럼 모범으로 인식된 거죠. 그러면서 일본의 방식과 다른 것은 이단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생협과 관련해서는 이 두 축에서 논쟁이 있었습니다.
---「4장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논쟁」 중에서

신성식 소비자생협에서 핵심문제는 ‘소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조합 내부에서 결정한다는 것이에요. 가격을 얼마로 할 것인가는 적정한 조합의 재정과 관련돼 있고요. 결국 내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그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 얼마의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가격을 얼마로 책정할 것인가의 문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생협은 그 목적에 충실하려는 조합원
들이 결정하는 게 맞지요. 그러니까 협동조합의 초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본과 조합원이에요. 조합원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할 것인가가 협동조합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이죠. 다만 끊임없이 소통하고 피드백 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그 비용가치에 대해 아까워하는 경향이 발생하죠. 올챙이 시절을 잊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쿱생협은 조합 규모가 커지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보고, 조직분화를 정책화하고 있어요. 또한 조합원 소통과 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결정권한을 지역조합으로 위임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거죠. 이런 조직 분화정책은 생협계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4장 협동조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논쟁」 중에서

차형석 1997년 6개 지역조합이 만들어졌을 때의 상황을 좀 들려주시죠.
신성식 수도권에 있는 5개 생협, 대전에 있는 생협 등 6개 지역생협이 처음 모였을 때가 1997년 9월이었어요. 그때는 여섯 군데 생협의 매출을 다 합쳐도 월 1억이 되지 않았어요. 그때 한살림이 월 7억 정도 매출을 올릴 때였고, 민우회생협이 월 1억, 두레생협이 월 2억 5000만 원 정도 할 때였어요. 그러니까 당시 아이쿱생협은 가장 열악한 영세조합이 모인 거라 할 수 있죠. 6개 지역조합들이 짧게는 3~4년, 길게는 7~11년 동안 독자적으로 활동했어요.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이런저런 교류를 하고 있는 상태였죠. 그런데 각자 한계에 도달한 시점이었어요. 당시 제가 속해 있던 부천생협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한번 모여서 뭔가 새롭게 해보자, 이런 논의가 1996년부터 있었고 1997년부터 연합조직을 준비하게 된 겁니다. 연합조직으로 모일 때 5억 정도의 누적 적자가 있었죠. 1998년에 연매출이 15억 원 규모였는데, 5억 원이 지역조합의 적자 총액이었어요. 15년 전 얘기인데, 지금으로 치면 1000억이 넘는 적자를 부담하고 시작한 거죠. 그 적자를 해결하는 게 큰 문제였는데, 연대와 협동의 힘으로 해결해냈어요.
---「5장 아이쿱, 기사회생의 비밀을 들여다보다」 중에서

신성식 1만 원에 사왔으면 조합원에게 1만 원에 공급하자. 대신 조합 재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정비용을 조합원들이 n분의 1로 내게 하자. 이렇게 조합비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어요. 이게 아이쿱생협이 유일하게 하고 있는 조합비제도입니다. 조합비제도를 1997년에 시작했는데, 처음에 부천생협에서 3개월 정도 실험해봤어요. 그랬더니 어떤 효과가 드러났냐면, 조합비를 월 2만 5000원 정도로 책정하고 모집을 했거든요. 이전에 마진 방식으로 했을 때보다 2.7배 정도 1인당 이용률이 높아지더라고요. 소비자 입장에서 내가 조합비로 2만 5000원을 냈다고 해봐요. 많이 구입하면 구입할수록 자기가 낸 조합비 이상의 이익이 생기거든요. 어차피 조합비를 낸 상황에서 가급적 이용을 많이 하는 게 조합원에게 이익이었고, 자연스럽게 ‘이용 집중’이 발생했어요.
---「5장 아이쿱, 기사회생의 비밀을 들여다보다」 중에서

신성식 이전에는 조합에 나오면 매일 조합의 재정 문제를 고민했어요. 어떻게 하면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까 고민했단 말이죠. 그런데 조합비제도가 도입되면서 고민의 지점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매출을 높일까 고민했잖아요. 매출이 조합 재정을 좌지우지하니까. 그런데 조합비제도에서는 조합비가 조합의 재정을 주로 결정하게 되니까 조합원 숫자가 늘어나는 게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거죠. 여기서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조합원 활동가들이 옛날에는 하나라도 더 팔 고민을 하다가 이때부터는 조합원을 한 명이라도 늘리는 쪽으로 고민의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조합원을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교육과 홍보에 주력하게 된 거죠. 교육과 홍보는 어떻게 잘 설득하느냐가 핵심이잖아요. 그러면서 조합원 리더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정립하게 됩니다. 그전에는 물건 팔리는 데만 엄청 에너지를 쓰면서 ‘내가 다단계인가’ ‘생협이 판매업체인가’ 이런 고민을 했거든요.(웃음) 그런 고민에서 벗어나 ‘조직(사람) 중심’으로 생각을 하게 된 거죠.
---「5장 아이쿱, 기사회생의 비밀을 들여다보다」 중에서

신성식 ‘기존 온라인 공급 방식은 직장인 조합원들에게는 굉장히 불편한 방식이다, 매장은 직장인 조합원에게 편한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했어요. 가정공급의 경우 주문한 물품이 하루 종일 집 밖에 방치되어 있을 수 있고, 냉동제품 같은 것은 다 녹아버리는 등 불편이 많거든요. 직장인 조합원의 확대 문제는 매장 운영시간과 관련이 있어요. 기존 생협 매장들이 대개 오후 6시면 문을 닫아요. 토요일 같은 경우에는 오전 11시까지 하고. 직장인 조합원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하죠. 우리는 조합원 확대를 위해서라면 직장인 주부를 위한 매장이 되어야 하고, 그러자면 밤 9~10시까지도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봤어요. 또 주말에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했어요. 사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죠. 초기에 논란이 많았어요. ‘왜 밤까지, 주말까지 해야 하나’ 하는. 하지만 6시까지만 운영하는 것은 직장인은 매장을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퇴근하는 길이든, 집에 와서 식사준비를 하고 난 이후든 장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하고, 평일에 장을 볼 수 없다면 주말에 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얘기를 하고 동의를 얻었어요.
---「6장 협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중에서

신성식 조합원들끼리 마을모임을 갖는데요. 마을모임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소모임을 하는 거예요. 영화모임도 있고. 한 지역조합 같은 경우에는 마을모임에서 조합원들이 모여서 ‘눈썹 문신을 공동구매하자’고 의견을 모아서 단체로 눈썹 문신을 하기도 했대요.(웃음) 그러니까 생활의 여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얘기하는 거죠. 이 사례에서는 조합원들이 모였는데 눈썹 문신에 대한 얘기가 나온 거예요. 서로 얘기를 하다가 눈썹 문신을 ‘야매’로 하면 안 된다, 정품으로 제대로 하자, 여럿이 하면 저렴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얘기가 이렇게 커진 거예요. 공동의 목적을 함께 해결하는 거죠. 이런 게 더 발전하면 육아모임도 같이하고, 마음 맞는 이들은 함께 여행도 가고. 이렇게 일상적으로 소모임 흐름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6장 협동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다」 중에서

신성식 핵심 정체성을 윤리적 소비로 정했어요. 10년 정도 되니까 아이쿱생협이 전국에 분포했고,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왔어요. YMCA 하던 사람, YWCA 하던 사람, 환경운동을 뿌리로 해서 생협을 만든 사람,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 등 여러 경향의 사람들이 있었죠. 이 전체가 합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협동조합적 가치, 환경주의적 가치, 노동의 가치, 공동체적 가치 등 여러 가지를 고민했죠. 소비자생협은 냉정하게 말하면 소비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관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약간 이기주의적이라고도 볼 수 있죠. 소비자의 이익을 추구하되 나만의 이익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익도 고려하는 것. 소비를 할 때 타인을 고려하고 나의 이익도 추구하지만, 생산자 즉 농민들의 이익까지 고려하는 것. 또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까 생태적 가치까지 고려하는 소비. 이런 가치 있는 소비, 윤리적 소비가 우리 공통의 역사이고, 핵심 가치가 아닌가 싶었어요. 최근 여기에 다시 추가한 게 윤리적 생산입니다. 소비만 윤리적으로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생산이 윤리적이지 않으면 이 두 가지가 이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 거죠. 그래서 윤리적 소비와 윤리적 생산을 우리의 정체성으로 표방한 겁니다.
---「7장 윤리적 소비, 윤리적 생산」 중에서

신성식 많은 생협이나 농민단체들이 ‘생산비보장정책’을 요구하는데요. 아이쿱은 2005~2006년을 지나면서 이를 폐기하고, ‘소득보장정책’으로 전환합니다. 농사를 지으면 종자대, 비료대, 도지(땅 임대료), 인건비가 들어가잖아요. 이걸 원가라고 보면 여기에
재생산할 수 있는 일정 정도의 이윤이 필요하죠. 이걸 다 합해서 1,000원이라고 하면 1,000원 이상을 보장해야 하는 게 ‘생산비보장정책’입니다. 20년 이상 한국 농민운동 쪽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던 정책입니다. 저는 그게 아니라고 본 거죠. 수식이 틀렸다고 본 겁니다. ‘소득=(판매수량×판매가격)-(생산수량×생산가격)-(기타비용+재고)±α(기타소득)’ 이게 소득의 정확한 공식이라는 겁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소득을 결정하는 여러 변수를 다 고려하자는 거죠. 요컨대 가격보다는 판매수량과 기타소득을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죠. 1차 농산물만으로는 소득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요. 우리는 가격을 협상하지 않는다, 생산자의 실소득을 높이는 역할을 하자,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생산자가 우리에게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 생산량을 얼마로 할지, 어디에 판매할지, 어떤 가격에 판매할지 에이전트에 넘겨달라는 얘기죠. 그래야 판매를 극대화하고,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민하죠. 가격결정 권한까지 넘기라는 것인데, 이건 기존 정책과는 많이 다릅니다.
---「7장 윤리적 소비, 윤리적 생산」 중에서

신성식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기 전에 다섯 명이 주식회사 형태로 창업을 했다고 쳐요. 다섯 명이 공동으로 지분을 각각 20퍼센트씩 갖고서. 주식회사나 협동조합이 초기에는 똑같아요. 모두 지분을 20퍼센트씩 갖고 있고, 협동조합으로 기본 출자를 했다고 하면 모두 같은 액수의 출자금을 갖는 거니까. 그런데 이게 운영과정에서 차이가 커져요. 주식회사의 경우, 10년이 지났는데 그중 한 명이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져 지분을 누군가에게 팔아요. 그러면 애초의 취지와 상관없이 지배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죠. 협동조합은 누가 더 많이 출자를 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1인 1표이기 때문에 소유구조는 바뀌어도 지배구조는 바뀌지 않습니다. 협동조합의 핵심은 여기에 있어요.
---「8장 협동조합 기본법 시대,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중에서

신성식 회사를 해서 이윤을 많이 내겠다면 주식회사 형태가 오히려 욕망을 최대화하는 데 적합한 모델이에요. 왜냐, 일단 협동조합은 자본을 조달하기에는 썩 좋은 방식이 아니에요. 배당이 높을 가능성이 있지만, 의사결정 권한을 한 사람에게 주지 않기에 사업지배 가능성이 낮아요. 또 성공할 가능성에 대한 부담,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들 많이 출자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3자가 출자를 많이 할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사업은 협동조합으로 하기가 쉽지 않아요. 자본력이 약하면 시행착오에 대한 대비책도 약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이익이 많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는 협동조합이 작동하기 어렵다는 전제를 미리 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이익이 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 자본기업이 시장성이 없다고 여겨 잘 안 하는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많이 활동하게 될 텐데요. 예를 들어 재래시장을 보자고요. 재래시장을 보면 비슷한 업종이 보글보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떡집이 한 개만 있는 게 아니라 두세 개씩 기본으로 들어가 있거든요. 과일 파는 상인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라고요. 이때 협동조합이 시장의 운영과 홍보에 걸맞은 적절한 형태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협동조합이 재래시장의 영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 방식이냐? 그런 점에서는 일정 정도 한계를 인정하고 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협동조합을 준비할 때 시장의 공동운영을 위해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을지 그 한계를 정확하게 설정해놓고 움직여야 그나마 실패하지 않을 수 있어요.
---「8장 협동조합 기본법 시대,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중에서

신성식 식품에서 1조가량 매출을 올리면 CJ, 농심, 롯데 등등 해서 식품업계 10위권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정도면 외부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수준이 된다고 보는 거죠. 한마디로 외부 환경에 대한 대응력이 좋아지는 겁니다. 또 만약 아이쿱생협이 조합원 50만 명에, 연매출 1조 이상을 만들어내면, 다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때는 우리가 나서서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실체로 보여줄 수 있죠. 대학생들이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아이쿱생협은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입사할 수 있고 40~50대에 잘리거나 하는 일 없이 가정을 건사하고 좋은 일 해가면서 먹고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런 다른 선택지를 만들어내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종의 롤모델을 만드는 것이죠. ‘다른 길이 있구나’ 하는 것을 이론이 아닌 실제로 보여주는 것, 그게 제가 ‘국민 3퍼센트 가입’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9장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중에서

신성식 식품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거대 식품기업들이야 가격 담합을 하겠지만, 생협이 커지고 일정 부분 시장이 열리면 그런 담합구조에 낄 이유가 없거든요. 그렇게 되면 가격을 주도하지는 못하겠지만 담합의 고리를 견제하는 데는 일정 정도 역할을 하게 될 거라고 보는 거죠. 가령 라면 같은 경우, 순차적으로 돌아가면서 가격을 올리는데요.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나면 그게 쉽지 않을 거예요. 소비자가 당장 ‘야, 생협은 라면 값을 안 올리는데, 니네는 왜 올리냐’ 이럴 거란 말이죠. 설탕, 밀가루, 과자, 빵.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빵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함께 가격 올리면 되고, 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와 하겐다즈만 가격을 올리면 끝입니다. 만약 생협이 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담합의 증거가 적발되지 않아서 그렇지 식품시장의 담합 사례가 대단히 많을 것으로 봅니다. 한데 생협 일각에서는 규모화의 필요성과 시장 지배력의 차이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9장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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