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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산꾼, 고산에 서다

은퇴 산꾼, 고산에 서다

황대연 | 북랩 | 2020년 01월 2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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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588g | 152*225*25mm
ISBN13 9791165390525
ISBN10 11653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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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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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내게 묻는다.
왜 위험을 무릅쓰며 고산에 가느냐고. 나는 왜 고산에 가는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아니면 할 일이 없어서?
어느 날 사업을 정리하고 은퇴를 하자 백수가 되었다. 하루아침에 내 직함도, 존재감도 사라지고 할 일도 없었다. 노름판의 삼팔따라지같이 별 볼 일 없는, 마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잉여 인간으로 전락한 기분이었다. 내 마음은 쓸쓸하면서도 조급해졌다. 어느새 육십 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더 늦기 전에,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고산에 가고 싶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처음으로 찾아간 곳이 에베레스트이다. 물론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 매력에 이미 푹 빠져들고 말았다. 고산에는 고산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광이 있었다. 각각의 산은 저마다의 매력을 간직한 채 자석처럼 나를 끌어당겼다. 그러나 그 대가는 혹독했다. 국내의 산과는 달리 고산에 오르면 고산 증세에 시달려야만 했다. 머리가 지끈대고 소화도 되지 않고 숨이 차오르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사실 국내의 낮은 산이나, 해외의 높은 산이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산이 낮다고 해서 덜 위험하거나 높다고 해서 더 위험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고산증이다. 그러나 높이 오른다고 해서 누구나 고산증을 겪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도전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어쩌면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이야말로 고산 등반의 진정한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적당한 곳에서 멈출 줄 아는 것이 고산 등반의 지혜라 하겠다.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대단찮은 나도 고산에 다녀왔거늘, 누군들 가지 못하랴. 아직 두 다리에 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망설이지 말자. 어느 날 고산 정상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대견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단, 등반의 완성은 무사히 집에 돌아오는 것이라는 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풍경이 주마등처럼 내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간다. 고산의 여운은 아직도 길게 나의 삶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몸은 돌아왔으나 마음은 아직도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그곳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한 바와 그 과정을 가감 없이 이 책에 적어 보았다.
--- p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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