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쉽게 생각하면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반면 사는 게 원래 어렵다고 생각하면 사는 게 쉬워진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는 말이 바로 그 말이다. 결혼도 그러하다. 결혼이 쉬운 것이라 생각하면 결혼생활이 어렵고 원래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면 결혼생활이 쉬워진다.
세상에 쉬운 것 없다. 공짜도 없다. 로또 맞을 생각으로 살면 평생 피곤하다. 대박 나세요, 그런 인사하는 인간들하고는 놀지 말아야 한다. 인생에 대박은 없다. 있어도, 공짜 대박은 없다. 결혼도 그렇다. 결혼식을 올린다고 행복이 저절로 오지 않는다. 작은 화단을 가꾸어도 공을 들여야 예쁜 꽃이 피고, 농부가 부지런해야 풍년이 온다. 다 내 할 탓이다. 그러니 남자들 기운차게 일어설 일이다. 현명한 남자는 아파할 겨를이 없다. --- '남자가 아프면 여자도 아프다' 중에서
「사랑으로」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주리라~.” 듣기만 해도 가슴 뭉클하다. 하지만 가정이란 틀로 들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을 내밀어 밝혀’주는 것은 돈을 벌어오는 순간까지다. 남자가 돈을 못 버는 순간, 아내는 손을 내밀어 할퀴거나 이단 옆차기를 날릴 가능성이 높다.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돈을 못 버는 순간 사랑은 온데간데없다. 그걸로 끝이다. 술집에서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다.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 '결혼은 찬바람 쌩 부는 냉혹한 계약' 중에서
프랑스 문필가 앙드레 모루아는 저서 《나이 드는 기술》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늙은 늑대가 존경받는 것은 먹이를 뒤쫓아가서 그것을 죽일 수 있는 동안 뿐이다. 키플링은 《정글북》에서 나이 들고 힘도 없어진 늙은 늑대를 따라 적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젊은 늑대들의 분노를 그리고 있다. 이 늙은 늑대 아케라가 노루를 잡으려다가 실패한 날이 최후의 날이었다. 이가 빠진 이 늙은 늑대가 무리에서 떨어져나가자 한 마리의 젊은 늑대가 사정없이 그를 물어 죽인다.」
남자가 존경받는 것은 돈을 벌어오는 동안뿐이다. --- '남자의 상품가치' 중에서
중년의 남자가 말했다. “결혼이란 딱 한 가지만 보고 하는 거야.” 여자에게 장점 하나만 있으면 그것은 결혼 상대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마음씨가 좋거나, 인물이 좋거나, 집안이 좋거나, 머리가 좋거나 뭐가 됐든 장점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총각들은 “과연 그런가 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살아보니 힘들고 헤어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고, “그래, 우리 마누라가 저거 하나는 잘해” 하면서 스스로 위안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 '남편의 조건, 아내의 조건' 중에서
남자들이 밖에서 겉도는 것은 집안에서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술과 여자를 좋아해 집안을 팽개치고 밤거리를 쏘다니는 남자들도 있다. 하지만 일찍 집에 들어가 아내가 차려주는 따뜻한 저녁을 먹고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살고 싶지만, 할 수 없이 밤거리를 헤매는 남자가 많다. 그런 남자들이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흘리고 건성으로 말을 들어주는 술집여자들을 찾아가 정을 구걸하고 위안을 받으려 하는 것이다.
남자들이 목숨 걸고 사냥하거나, 죽기 살기로 돈을 버는 것은 단순한 의무감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와 행위를 인정받고 존중받는 것, 그것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다. 그런데 돈벌이가 시원찮든지 하는 일이 별 볼일이 없게 되어 아내와 가족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존재감을 잃고 밖으로 돌게 되는 것이다. 영웅이 아니라 머슴이라고 속 편하게 여기는 사람조차 “왜 머슴 역할도 제대로 못해?” 하는 타박을 듣게 되면 그나마 그 머슴 역할도 하기 싫어지고 존재감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 '내 마음 갈 곳 잃어' 중에서
대한민국 가장들의 어깨가 처진 결정적인 이유는 가정에서의 실제적인 서열의 변화다. 예전 같으면 아버지가 당연히 집안의 대장이었다. 잘나나 못나나, 가장은 가장이었다. 이제 집안의 최고 대장은 아이들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다.
서양 사람들은 여전히 부부가 가정의 중심이다. 부부의 직업과 생활패턴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녀의 삶은 여기에 맞춰 짜인다. 대한민국에선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가정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집안에 호주가 사라진 대신 자녀라는 새로운 절대 강자가 등장한 것이다. --- '대한민국 아버지는 가족서열 꼴찌' 중에서
스님들이 비우라, 비우라 하는 것은 주머니를 비우라는 뜻이 아니다. 스님들이 중생들에게 비우라 하면서도 자신의 곳간은 비우지 않는다고 비웃을 일이 아니다. 절 곳간이 비면 좋은 일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보시를 받고 공양받는 것이다. 좋게 생각하자. 비우라는 것은 마음을 비우라는 뜻이다. 좀 엉뚱하게 생각하면 중생들이 마음을 비워야 절에 바칠 것도 있는 것이다.
스님들이야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자리 잡고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이니, 어찌 생각하면 팔자 좋은 분들이다. 그러니 더 비우고 말 것도 없다. 하지만 속세에서 하루하루 전쟁하듯 살아가는 불쌍한 중생들은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힘들어 못 산다. 돈이 없으면 마음을 비울 수가 없다. 주머니가 차야 마음이 비워진다. 마음이 빈다는 것은 마음에 부족함이 없이 넉넉하고 평화롭다는 말이다. 주머니가 비고 당장 굶어죽을 판에 무슨 마음을 비운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 '남자의 지갑' 중에서
낯선 식당에서 밥을 먹어보아야 한다. 낯선 곳에 홀로 떨어져 혼자 먹는 밥맛이란 이런 것이지, 하고 느껴 보아야 한다. 먹다 남은 김치를 내놓거나 조금 덜 따뜻한 밥을 내놓으면 들었던 숟가락을 탁 내려놓고 돌아서도 야단맞지 않는 집을 생각하면서 혼자 밥을 먹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홀로 석양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순천만의 낙조도 홀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고, 캄보디아 퐁네샵의 석양도 홀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의 석양도 홀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홀로 바라보면서 그리워할 줄도 알아야 한다. --- '여행을 떠나요, 혼자서' 중에서
나이 들어 홀로 되거나 스스로 밥상을 차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럴 때 난감하고 황당해 먼 산을 바라보지 않으려면 평소 주방과 친해져야 한다. 제 손으로 밥상을 차릴 줄 알아야 한다.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제 앞가림은 할 줄 알아야 한다. 아내와 자식 위해 밥상을 차리지 않더라도 제 부모를 위해 밥상을 차릴 줄 알아야 한다.
주방과 친해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요리학원에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 돈 내고 배워야 제대로 배운다. 요리를 배우면 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다. 얼치기로 대충 해먹는 음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요리는 한 끼를 해결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 이상의 무엇이다. 정신이 풍요로워지고 여유가 생긴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남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고, 남의 기쁨에 진심으로 공감하게 된다. --- '음식남자' 중에서
--- 본문 중에서